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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호 2004년 7월] 기고 감상평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서울대 폐지론인가

긍지 되살아나도록 더 노력하길
 모교에서 석 · 박사과정까지 마치느라 다른 동문들보다 훨씬 학교를 오래 다녔다는 의무감과 한 집에 동문이 둘(남편도 서울대 동문이며 그 또한 모교에서 학위 과정을 다 마치느라 아주 오래(?) 모교에 있었다)이나 있으니 동창회보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글을 쓰려 한다.  워낙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어서 10여 년을 대학강사로, 모교의 연구원으로 생활을 했었을 때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서울대 출신에 대한 사회의 시각들이 기업에 들어오니 꽤나 따갑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게 됐다.
 지도 교수님의 소개로 내가 연구한 소비자학이라는 학문을 실제 기업 마케팅 활동에 적용해 보고자 기업에 입사를 해보니 제일 먼저 반겨 주는 것이 모교 동창회였다. 일반 직원들처럼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공채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서 회사가 무척 낯설고 외로울 때 아는 척을 해주고 회사 돌아가는 사정이나 여러 가지 정보들을 알려주는 사람들이 동문들이었다. 그러나 다른 대학의 동창회와는 달리 항상 회사에서 먼 곳에서 비밀리에 회동을 하는 것이었다. 서울대 출신이 모여 있는 모습을 다른 회사 사람들이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학교에서는 자랑거리는 아닐지라도 그래도 당당하게 밝힐 수 있었던 출신학교가 기업에서는 굳이 밝힐 필요가 없는 것으로 됐으며, 특히 새로운 인사제도로 기업문화를 바꾼다며 출신지, 출신학교 등을 배제한 능력 위주의 선발, 발탁 인사를 하겠다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마치 모교 출신자들이 능력은 없으면서 간판만 달고 있다는 묘한 분위기까지 감돌기도 했다. 허나 이런 것들은 어찌 보면 서울대에 대한 동경, 뒤따라오는 높은 책임감, 기대감 등이 어우러져 나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모교에 다닐 때 다른 대학들에 비해 많은 혜택과 지원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만큼 사회에 기여하고 우리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과연 우리가 사회에 나와서 그런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요즘 일각에서 교육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서울대 폐지론을 들고 나오는데 이런 얘기까지 나오게 된 것에 대해 우선은 동문들이 많이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논의되고 있는 폐지론이 논리적 근거도 희박하고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서 나온 답이 아니기 때문에 재론 거리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사회의 서울대출신에 대한 감정이 썩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그 옛날 우리의 귓전을 울렸던, 조국의 미래가 궁금하면 눈을 들어 관악을 보라는 말처럼 이런 긍지가 다시 살아날 수 있게 모교, 동문 모두가 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의 아들이 모교에 들어가게 됐을 때는 단지 공부를 잘 해서가 아니라 이 사회의 큰 일꾼이 되기 위해 서울대에 들어가게 됐다는 말이 들렸으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