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호 2004년 7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꿈의 고속철」 그 실체를 들여다보다
12년의 대역사 끝에 「꿈의 속도」를 자랑하며 개통한 고속철도. 그러나 자칫 「재앙의 속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 만일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것이 언론의 의무라고 본다. 그러나 올해 들면서 4월 1일 개통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속철의 안전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 유사이래 처음 들어오는 고속철, 게다가 외국의 기술을 그대로 들여오는 만큼 객관적인 안전성 평가는 필수적이었지만 「장밋빛 미래」만 선전하는 철도청의 주장만 그대로 보도될 뿐이었다.
하지만 고속철도 내부자의 고백은 충격적이었다. 고속철의 핵심부인 동력전달장치에 물이 스며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철도청이 은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열차는 전체 12개의 동력전달장치 가운데 11개가 결함이 발생했다. 또 개통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반 이상의 열차가 크고 작은 갖가지 결함이 발견돼 시험운행 불가판정을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고속철도 정비현황 자료를 단독 입수해서 증명했다. 고속 주행시 선로의 자갈이 튀면서 위험한 상황이 빚어진다는 사실도 철도청 고위 관계자의 해명과정에서 처음 확인했다. CBS 보도가 나가자 그때까지 여러 차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철도청은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 프랑스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결함이라고 주장했다가, 도입 당시에는 몰랐다, 떼제베도 같은 현상이 발견됐다는 식으로 수도 없이 말을 바꿨다. 결국 결함 보완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도 고속철은 달리고 있다. 철도청 간부들의 태도는 더 문제였다. 한 고위 간부는 4월 1일 조기 개통에 차질을 빚을 경우 책임을 진다는 뜻으로 다른 간부들과 함께 일괄적으로 미리 사표를 써서 제출해 놨다고 귀띔했다. 물론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의미였지만, 군사독재 시절의 구태가 반복되는 것 같아 씁쓸했다. 게다가 개통 직전인 3월 19일 나흘에 걸친 최종 운행점검에서는 갑자기 차량 검사기준을 대폭 낮춰 결함은폐에 대한 의혹마저 일으켰다. 차량 전체에 대한 완전점검인 F3검사에서 선두 기관차의 주행과 제동기능만 점검하는 F11검사로 대체할 것을 철도청장 명의의 공문을 통해 지시했다. 개통을 앞두고 고속철을 둘러싼 잡음을 없애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치 「조기개통 강박증」에라도 걸린 것 같은 철도청 간부들의 태도는 개통 직후 터져 나온 기계결함을 대하는 태도로까지 이어졌다. 철도청은 다른 나라의 경우보다 초기 운행률이 높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안전운행을 담보할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고, 결과적으로 CBS의 보도가 사실로 판명되고 있다. 당시 지적했던 출입문 개폐 고장 같은 사소한 고장으로도 고속철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동력전달장치 같은 기계결함과 선로주변 안전문제도 심각해서 잇단 수십 차례에 걸친 운행차질과 무단횡단 사고로 승객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시속 3백km라는 엄청난 속도만큼 작은 결함 하나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지난 96년과 98년 독일 ICE와 프랑스 떼제베의 사고가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한다. 고속철은 달리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안전하고 정확하게 달려야 한다. 사소한 결함으로도 엄청난 속도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한 점의 부족함도 없어야 한다. 그러나 공식적인 취재마저 벽에 부닥칠 정도로 정보 통제가 심했다. 고속철도가 외국의 기술을 기반으로 했고, 사실상 정비와 설계변경 같은 사후 보완기술 역시 아직은 국내 이전이 안 된 상태다. 따라서 전문적인 조언을 듣기가 무척 힘든 상황이었고, 고속철에 정통한 사람들은 대부분 철도청 편에 서있는 인사들이었다. 이처럼 높은 취재장벽에도 불구하고 내부자 고발과 제보, 확인 취재과정을 거쳐 접근하기 힘든 부분에 대해 심층 보도한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또 개통 이전에 고속철의 안전문제를 사실상 처음 부각시켰고, 개통 이후 잇따르는 운행차질 사태를 통해 역설적이게도 보도의 객관성과 의미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철도청은 그러나 승객편의상의 문제점에 대해 몇 가지 대책을 내놨을 뿐 안전운행을 담보할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CBS가 기계결함 등과 함께 지적했던 바, 방재 시설이 미흡한 터널과 안전사고에 노출된 건널목 등 고속철 안전운행 인프라가 부실한 점은 꾸준히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고속철도 내부자의 고백은 충격적이었다. 고속철의 핵심부인 동력전달장치에 물이 스며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철도청이 은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열차는 전체 12개의 동력전달장치 가운데 11개가 결함이 발생했다. 또 개통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반 이상의 열차가 크고 작은 갖가지 결함이 발견돼 시험운행 불가판정을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고속철도 정비현황 자료를 단독 입수해서 증명했다. 고속 주행시 선로의 자갈이 튀면서 위험한 상황이 빚어진다는 사실도 철도청 고위 관계자의 해명과정에서 처음 확인했다. CBS 보도가 나가자 그때까지 여러 차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철도청은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 프랑스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결함이라고 주장했다가, 도입 당시에는 몰랐다, 떼제베도 같은 현상이 발견됐다는 식으로 수도 없이 말을 바꿨다. 결국 결함 보완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도 고속철은 달리고 있다. 철도청 간부들의 태도는 더 문제였다. 한 고위 간부는 4월 1일 조기 개통에 차질을 빚을 경우 책임을 진다는 뜻으로 다른 간부들과 함께 일괄적으로 미리 사표를 써서 제출해 놨다고 귀띔했다. 물론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의미였지만, 군사독재 시절의 구태가 반복되는 것 같아 씁쓸했다. 게다가 개통 직전인 3월 19일 나흘에 걸친 최종 운행점검에서는 갑자기 차량 검사기준을 대폭 낮춰 결함은폐에 대한 의혹마저 일으켰다. 차량 전체에 대한 완전점검인 F3검사에서 선두 기관차의 주행과 제동기능만 점검하는 F11검사로 대체할 것을 철도청장 명의의 공문을 통해 지시했다. 개통을 앞두고 고속철을 둘러싼 잡음을 없애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치 「조기개통 강박증」에라도 걸린 것 같은 철도청 간부들의 태도는 개통 직후 터져 나온 기계결함을 대하는 태도로까지 이어졌다. 철도청은 다른 나라의 경우보다 초기 운행률이 높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안전운행을 담보할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고, 결과적으로 CBS의 보도가 사실로 판명되고 있다. 당시 지적했던 출입문 개폐 고장 같은 사소한 고장으로도 고속철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동력전달장치 같은 기계결함과 선로주변 안전문제도 심각해서 잇단 수십 차례에 걸친 운행차질과 무단횡단 사고로 승객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시속 3백km라는 엄청난 속도만큼 작은 결함 하나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지난 96년과 98년 독일 ICE와 프랑스 떼제베의 사고가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한다. 고속철은 달리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안전하고 정확하게 달려야 한다. 사소한 결함으로도 엄청난 속도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한 점의 부족함도 없어야 한다. 그러나 공식적인 취재마저 벽에 부닥칠 정도로 정보 통제가 심했다. 고속철도가 외국의 기술을 기반으로 했고, 사실상 정비와 설계변경 같은 사후 보완기술 역시 아직은 국내 이전이 안 된 상태다. 따라서 전문적인 조언을 듣기가 무척 힘든 상황이었고, 고속철에 정통한 사람들은 대부분 철도청 편에 서있는 인사들이었다. 이처럼 높은 취재장벽에도 불구하고 내부자 고발과 제보, 확인 취재과정을 거쳐 접근하기 힘든 부분에 대해 심층 보도한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또 개통 이전에 고속철의 안전문제를 사실상 처음 부각시켰고, 개통 이후 잇따르는 운행차질 사태를 통해 역설적이게도 보도의 객관성과 의미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철도청은 그러나 승객편의상의 문제점에 대해 몇 가지 대책을 내놨을 뿐 안전운행을 담보할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CBS가 기계결함 등과 함께 지적했던 바, 방재 시설이 미흡한 터널과 안전사고에 노출된 건널목 등 고속철 안전운행 인프라가 부실한 점은 꾸준히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