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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호 2011년 4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인문대동창회 朴武益회장



 지난 2월 인문대동창회 정기총회에서 한국갤럽 朴武益(철학62 - 67)대표가 회장에 선출됐다. 朴孟浩(불문52 - 57)초대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朴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먹고사는 것을 외면하고 순수한 열정으로 文史哲을 선택한 선비들께 사랑방을 마련해드리는 것도 뜻있는 일이라 생각해 회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3월 14일 서울 사직동 사무실에서 만나 동창회 운영계획을 들어봤다.

 - 동창회를 사랑방에 비유하셨어요.

 “사랑방은 문자향이 가득한 선비의 방이었죠. 동창회를 통해 문사철을 전공하신 분들과 芝蘭之交의 향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가끔 현대판 황진이가 연주하는 가야금 소리도 들려드리고, 허심탄회하게 상상력을 나누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 구상 중인 사업이라면.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왜 배고픈 문사철을 전공했고, 그것이 지금 동문 개개인이나 일반 국민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고백하는 장을 만들고 싶어요. 오늘의 학문을 하는 사람들은 너무 조용해요. 현실 문제에 대해 소곤거리기만 해요. 밖으로 표출될 수 있도록 책을 출간할 수도 있고 회보에 게재하거나 포럼 등을 열 수 있겠죠. 이런 작업이 지금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후배들에게도 상당히 의미 있고 큰 격려가 될 것입니다.”

 - 재정은 어떤가요.

 “나쁘지 않지만 안정적인 기반을 위해 특별과정 동문들이나 메가스터디 孫主恩(서양사학81 - 87)대표, 삼성전자 李在鎔(동양사학87 - 92)사장 등 기업을 경영하는 동문들에게 참여를 권유해 볼 생각이에요.”

 - 기억 속의 문리대는.

 “문리대 정치학과에 다니던 한 친구가 고시를 패스했더니, 閔丙台교수님이 `너는 속물이구나'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요. 至高至純한 분위기가 있었죠.”

 1943년 경북 경산 출신인 朴회장은 경북사대부고와 모교 철학과 및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1970년 금성사(현 LG전자) 광고선전부에서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1974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론조사 회사인 한국갤럽을 설립했다. 1997년 대선 투표일 저녁 선거 직후에 朴회장이 직접 방송국에 나와 `1%의 차이로 DJ가 당선될 것'이라 예측한 것이 적중돼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5년간 철학과동창회장으로 활동하며 올해 초 `한국인의 철학의식'이란 조사연구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황진이의 시를 즐겨 외우며 20년째 에어로빅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