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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호 2011년 4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국가를 건설한다



 정의와 도덕이 실종된 나라에서 선진일류문화국가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은 극히 자명한 이치에 속한다. 그러나 정의가 바로 서고 도덕이 확립돼 있는 곳에서 우리는 튼튼한 强國의 참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눈부신 경제발전과 고도의 과학기술을 이룩했다고 해도 소중한 인간의 양심과 상식을 상실한 사회에서 어찌 일등국가를 지향할 수 있겠는가. 도시마다 고층빌딩이 숲을 이루고 거리마다 자동차가 범람하고 있으며 백화점마다 사람들로 들끓는다 해도 이런 현상을 가지고 그것이 곧 선진국가라고 자처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무릇 富國이 곧 강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잿더미에서 불과 60여 년 만에 한국국력은 세계에서 자타가 공인할 만큼 기적적으로 고도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외향적인 측면만을 살피지 아니하고 내면사회를 깊이 통찰해본다면 우리의 정신문화는 너무나 타락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우리들 앞엔 지금 황금만능주의라는 퇴폐된 정신세계가 오랜 시간 우리 사회를 좀이 쏠게 하고 있으며 계속 위축시키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처럼 도덕기반이 무너진 위험상태를 우리가 어떻게 수습해나갈 것인가는 지금 우리에게 부과된 가장 시급한 국가적 내지 사회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성급한 마음으로 선진일류국가에 진입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하지만 세련된 정치문화와 괄목할 경제향상이 선행됐어도 이에는 도덕과 윤리의식이 반드시 우리들 마음 속에 뿌리박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治國濟民을 위한 만고의 진리인 것이다.

 이 같은 명제를 등한시할 때 우리에겐 언제든지 무서운 국민적 재난과 국가적 위기가 닥쳐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도덕기반이 무너지면 자연히 국력이 약화되고 쇠퇴하면서 국가적 위급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은 지나온 역사에서 우리가 이미 터득한 뼈저린 교훈이 아니던가.

 지난 날 한국전쟁에서 우리가 인천상륙작전에 실패했거나 세계전쟁사에 유례없이 격렬했던 바, 大邱를 사수했던 多富洞의 혈전, 그리고 38도선 이남을 고수했던 중동부 白馬高地에서의 격전에서 우리가 패배했더라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떻게 됐겠는가. 이 잊을 수 없는 전쟁사를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지금 얼마만큼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운 일이다. 이 같은 민족의 저력은 어디로 사라지고 있는 것인가.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청렴도가 세계에서 39위라고 했다. 자신의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한 극도의 자기중심주의와 온 사회에 만연돼 있는 망국적인 집단이기주의 같은 사회악을 우리는 하루바삐 청산해야 하겠다. 원칙과 기준을 무시하는 이 엄청난 사회적 병폐를 근절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어떻게 선진문화국가로 갈 수 있겠는가. 비정상사회에서 하루바삐 정상사회로 돌아와야 우리는 비로소 인간성을 회복하고 정의사회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굳건한 정신세계를 구축하며 퇴보된 정신문화를 회복하는데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시책과 온 국민의 힘이 결집된 이른바 국민대통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오늘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경건한 마음으로 나라를 사랑하며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이 무거운 역사적 사명을 스스로 자각하고 온전하게 달성해야만 우리가 살아남는 길이 열릴 것이며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는 통일에 이르는 과정에서 선진일류문화국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