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호 2004년 7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서울대 폐지론은 유령?
모교의 鄭雲燦총장이 모처럼의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대 폐지론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정말 누가 서울대를 폐지하려고 하는가. 서울대 폐지론은 실체인가, 유령인가. 지금껏 신문을 보면 대통령자문기구인 교육혁신위가 소위 「국립대 공동학위제」라는 것을 논의했다는 것이 전부다. 민주노동당의 선거 공약과 전교조의 국립대 총정원 선발 등의 주장이 있었지만 정부의 어느 누구도 폐지론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 교육혁신위 관계자도 공동학위제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들의 일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安秉永교육부총리는 『공동학위제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李海瓚총리도 서울대 폐지론에 반대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런 정부관계자의 말을 믿는다면 서울대 폐지론은 유령인 셈인데 그렇다면 鄭총장은 유령을 상대로 싸우겠다고 한 것인가. 그러나 유령이라고 하기엔 이곳 저곳에서 느껴지는 「냄새」가 수상쩍고 돌아가는 낌새가 이상하다. 우선 교육혁신을 추진한다는 이 정부의 교육에 대한 생각이 수상하다. 盧武鉉대통령은 몇 달 전 자기 형에게 돈을 준 서울대 출신의 한 기업인을 향해 『좋은 학교 나오고 출세한 사람』이라며 공개적으로 모욕을 가해 그를 한강다리에서 뛰어내리게 했다. 이 정부에선 「좋은 학교를 나와 출세한 사람」에 대한 적대감이 있는 듯이 느껴지고, 서울대를 이른 바 기득권 세력의 하나로, 학벌주의의 원천으로 지목하는 듯 하다. 새 지배세력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 천도를 하는 것처럼 기득권 세력을 제거해야 새 지배체제가 확립된다는 발상이 집권세력 일부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또 서울대의 우월성을 폐지해야 교육서열화를 막고 지방 우수학생들의 서울 집중을 막아 지방 국립대를 살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그런 발상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가, 교육문제점의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있겠는가. 우리가 21세기의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자면 국가적 차원에서 우수인재 육성과 고등교육 강화가 필수적 요청이다. 대학의 수준과 질은 그 나라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그런 우수인재를 더 많이 공급할 생각은 않고 그나마 서울대마저 끌어내려 다른 대학들과 평준화해버리자는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없는 논리다. 심지어 사회주의체제인 중국에서도 명문대를 집중육성하고 있다. 중․고교의 공교육이 황폐화되고 다른 국립대의 수준저하가 문제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국가가 전력을 다해 해소해야할 과제다. 엉뚱하게 서울대를 없애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명문대가 더 많이 나오고 서울대가 더 많은 우수인재를 배출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 아니겠는가. 〈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