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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호 2011년 2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朴 明 珍 모교 교육부총장






 - 법인화 준비로 분주하시죠.

 “2012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올해 안으로 모든 세팅을 마무리해야 하니까 조금 벅찬 게 있죠. 시행령, 정관, 교직원 신분 및 처우 등 법인화로 달라지는 것들이 많아요. 우선 법인화 설립준비위원회를 만들게 돼 있어요. 현재 위원 구성을 하고 있고, 사무국과 그 아래 세분화된 팀을 조직해야죠.”

 - 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한데요.

 “그 분들도 모두 서울대와 대한민국 공교육의 발전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고 말씀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참고할 부분도 많아요. 합리적인 주장들은 수용해서 실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 모교 부총장이 두 분이신데, 교육부총장의 역할은 뭔가요.

 “교육·학생에 관한 모든 업무를 총괄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교무처와 학생처를 비롯해 기초교육원, 국제협력본부, 입학관리본부, 교수학습개발센터, 대학생활문화원 등의 기관들을 총괄하고 각 기관과 단과대학들의 업무를 조정하고 조율하는 일을 하죠.”

 - 최근 KAIST에서 전문계고 출신 학생의 자살이 이슈가 됐는데요. 모교도 특별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들이 많죠.

 “지역균형선발전형, 농어촌, 새터민, 외국인, 동일계열 특별전형 등이 있죠.”

 - 그 학생들도 학업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아요.

 “잠재력은 우수하지만 기초학습 미비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더러 있는 게 사실이죠. 여러 가지 대책을 갖고 있어요. 학생들과 일대일 면담을 통해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다양한 멘토링시스템이 있고, 부족한 기초과목을 선배들이 개별적으로 지도해주는 튜터링제도도 정착단계에 있습니다. 튜터링제도는 하버드대가 유명하죠. 하버드대에 천재만 들어가는 줄 알지만, 1970년대 이후 공부 잘하는 명문 사립고교 출신들을 주로 선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공립학교 출신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어요. 다양한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다보니 기초학문이 부족한 학생들이 생겨나 그 학생들에게 일종의 과외학습 같은 튜터링제도를 실시하고 있죠. 이를 위해 아주 많은 재원을 쏟아 붓는다고 해요. 우리 학교는 튜터링제도를 실시한지 3년째인데 극히 적은 예산으로 실시 중이지만 성과는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앞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과거에는 비슷한 학생들이 들어오니까 한 가지 방법으로 교육해도 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서울대에 세 종류의 학생들이 있어요. 굉장히 우수한 학생들, 주어진 틀 속에 익숙해진 모범생들, 잠재력이 우수하나 기초학습이 덜되어 있는 학생들. 하나 덧붙이면 다른 교육시스템 속에서 키워진 외국인 학생들이 있겠죠. 이들에게 얼마나 적절한 맞춤교육을 실시하느냐가 우리의 숙제예요. 탁월한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차원의 능력 개발이 가능한 특별프로그램, 미국 대학의 `Honors College' 같은 제도를 도입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 법인화로 좀 더 유연하게 교육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게 가능해지겠죠.

 “그렇겠죠. 과거에는 학생 선발, 교수 채용, 재정 문제 등 모든 것을 교육과학기술부의 지도와 통제를 받았으니까요. 그런 방식은 나름대로 고등교육 발전의 기틀을 만드는데 기여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사회가 다양화되고 변화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조직이 유연해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어요.”

 - 부총장님이 희망하는 대학은 어떤 모습인가요.

 “거창한 건 아니에요.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하고 활동할 수 있는 대학이죠. 공부가 학점따서 졸업장 얻어 나가기 위해 할 수 없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귀하고 소중한 일이라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재임 중에 교수와 학생들이 보다 더 활발하게 소통하고 밀착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요즘 그렇지가 못해요. 교수님들이 교육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력이 없어요. 교수 평가가 연구성과 중심으로 가다 보니 교육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죠. 그래서 학생들이 불행해요. 더군다나 광역화 모집단위가 되다 보니까 학생들의 소속감이 없어요. 2학년 때 전공 진입을 하게 되는데, 사실 1학년 때가 소속감이 생기는 시기잖아요. 학생들이 고아처럼, 외톨이처럼 학교시스템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유리된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상담제도도 강화하고, 교수님들이 학생지도에 더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한 일이죠. 연구만 강조하다가 대학이 너무 황폐해졌어요. 이건 서울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무엇을 위해 대학이 존재하는 건지…. 정부도 연구 성과를 놓고 너무 닦달했어요. 연구를 무시할 수 없지만 교육과 연구가 균형을 이뤄야죠. 연구를 중시하다보니 대학원 육성에는 정부가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학부교육이 위축돼 버렸습니다.”

 - 광역화(학부제) 이야기를 하셨는데, 요즘 몇몇 학과들은 동창회를 중심으로 통합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합칠 것은 합치고 세분화될 것은 더 세분화돼야 한다고 봐요. 이제까지 서울대가 광역화 기조를 추구하고 유지해 왔는데, 지금은 살펴서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손볼 부분은 손봐야죠.”

 - 본부에서도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에 대해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광역화가 본인들이 원해서 한 게 아니라 정부에서 따라오지 않으면 BK 자금을 안 준다거나, 국가 프로젝트를 운영해 나가면서 조건으로 내건 거였죠. 할 수 없이 합친 게 많아요. 합쳐서 잘된 분야도 있지만 부작용이 큰 분야도 있으니까 그걸 다시 재점검해 봐야죠.”

 - 학부 정원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최근 공대 박사과정 미달사태도 학부생이 적어서 생긴 문제라고 들었어요.

 “5천명에 달하던 학부생이 2004년 이후 이런 저런 계기로 줄어들어 지금은 3천1백명 수준입니다. 얼마전 거점 국립대학 총장회의를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서울대 학부정원이 10개 거점 국립대학 가운데 끝에서 두 번째예요. 제주대가 2천6백명, 나머지는 모두 4∼5천명이 넘습니다. 경북대는 8천명 수준이더군요.

 공대의 경우 학부정원이 평균보다 더 많이 줄어 대학원 학생 수와 비슷해요. 학부를 졸업하고 모두 대학원에 가지 않는 한 맞추기가 어려운 일이죠. 더욱이 KAIST 같은 경우 병역면제 혜택을 주는 반면, 서울대 공대 대학원에 진학하면 그런 혜택이 없습니다. 병역특례를 받기 위해서는 시험을 치러 합격해야 되요. 그런데다가 우수한 타대 학생들은 출신대학의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후에 자신의 모교에 교수직을 갖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굳이 서울대에 올 필요를 못 느낄 겁니다.

 재미있는 것은 학부 학생 정원을 줄이다보니 교수 대 학생비율은 높아졌어요. 서울대 교원비율이 120%여서 받는 불이익이 많습니다. 그런데 일부 교육과학기술부나 타대학 관계자들은 전후 사정을 모르고 현재 상황만 보고 서울대가 특혜를 받아서 교수가 많다고 그래요.”

 - 부총장님은 학생 정원을 늘려야 된다는 입장이신 거죠.

 “당연하죠. 소수정예 교육도 좋지만 서울대의 학문분야가 굉장히 다양하잖아요. 한 학문분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절대 수가 있는데 현재의 정원으로는 확보 안 되는 경우도 많죠. 7년 전에 반납한 정원 8백명 만이라도 돌려 받았으면 좋겠어요.”

 - 모교 언론대학원(舊신문대학원)의 부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언론인 재교육을 위한 특수대학원을 말씀하시는 거죠? 연세대, 고려대 등 사립대학에서는 규모도 크고 아주 활발하죠. 덕분에 그런 학교들의 언론계 영향력이 아주 커졌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에서도 그런 논의가 없던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교수 수가 적기 때문에 대학원을 만들 여력이 없었죠. 또 국립대 특성상 짜인 틀 속에서 벗어나기가 무척 힘들었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언론전문대학원을 만들려면 학부 과정은 포기해야 한다는 조건 같은 것이 있었어요. 사실 생각해보면 디지털환경에서 미디어산업이 다각화되고 있어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훈련받은 수많은 언론인들은 예전과 다른 차원의 재교육이 절실합니다. 그러니 다른 사립대에서 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형태의 특수대학원이 필요하죠.”

 - 모교만의 특징을 살린다면 어떤 형태의 대학원일까요.

  “예컨대 신문, 방송을 위해서만 생산해오던 언론정보를 디지털 상황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로 개발하고 관리하는 창의적인 능력, 그 과정에 요구되는 언론 철학과 윤리를 키우는 대학원이 되겠죠. 사실 지금도 미약하나마 학부의 정보·문화 연합과정이나 융합대학원에서 그런 인재를 키우고는 있어요. 물론 그 과정들은 언론인 재교육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만 합쳐놓으면 시너지효과가 훨씬 크겠죠.”

 - 언론학자로서 종합편성 채널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고 계신가요.

 “어떻게 될지, 종편 채널에 선정된 신문사들도 모를 걸요? 그 회사들이 수지타산에 확신이 들어서 신청한 것은 아닐 거예요. 모든 게 불투명한 상태고, 그러나 신문사가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업을 다각화해야하는 것은 확실하죠. 합리적인 숫자 계산을 통해서 수지타산을 점칠 수 있는 게 아닐 거예요. 미디어환경이란 것은 이상한 빅뱅에 의해서 새로운 형식으로 발전하다 보면 새로운 물꼬가 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이렇다 저렇다 예상하기는 어려워요.”

 - 지난 관악언론인회 여기자모임에서 기꺼이 여기자들의 멘토가 돼 주기로 하셨는데.

 “그 후배들보다 단지 먹은 밥 그릇 수가 많다보니 그런 역할을 맡게 됐네요. 여자들의 사회진출은 많이 늘어났지만, 네트워킹은 무척 약해요. 동종업계 사람들끼리 종으로, 횡으로 연결이 돼서 서로 어려운 일에 봉착했을 때 도움도 받고 그래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요. 여자들은 사회 나오면 다 외로운 섬 같아요. 연대의식이 지나칠 정도로 강해 배타적이 되면 안 되겠지만, 생산적인 의미에서 네트워킹은 필요합니다. 여자 후배들이 이런 것에 빨리 눈을 떴으면 좋겠어요.”

관련 강의는 꽤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집필하신 책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너무 게을러서 책을 못 썼는데, 준비 중이에요. 담론을 분석하는 방법에 관한 책이에요. 올해 안에 낼 거라고 제자들과 약속했지만 시간이 날지 걱정입니다.”

 - 파리에서 몇 년 공부하셨죠.

 “7년 있었어요. 불문학 석사 다음에 영상커뮤니케이션 학사 과정을 하다가 박사과정으로 직행했죠. 불문학 석사를 했기 때문에 유사계열로 인정을 받았어요. 한때는 영화감독을 꿈꾸고 영화학교도 1년 다녔어요. 다니다가 아무래도 적성이 공부 쪽 같아서 그만두긴 했지만.”

 - 전공이 영상커뮤니케이션이라서 TV 프로그램도 즐겨 보실 것 같아요.

 “방송도 중요한 영역이죠. 요즘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인데, 예능이 좋은 줄은 모르겠더라고요. 저녁에 보려고 하면 다 예능이에요. 그 때문에 다양성이 확 줄었어요.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 도전하는 모습은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예능 프로그램은 `리얼'이라고 하기보다 다른 형태의 픽션이라고 생각하고 봐야 할 것 같아요.”

 - 드라마는 어떻습니까.

 “우리 드라마 수준이 굉장히 높죠. 막장드라마라 할지라도 서사를 끌어가는 능력은 대단해요. 시각적 기술도 볼 만하고요. 작년에 `미남이시네요'란 드라마를 인상 깊게 봤어요. 황당무계한 트렌드 드라마인데, 특별한 시각적 재미가 있었지요. 눈의 박하사탕 같은 드라마라고 할까요. 방송에 드라마가 너무 많다고 비판이 많았는데 양이 질로 바뀐 셈이지요.”

 - 문리대 65학번이시죠. 제 큰아버지가 수학과 출신인데 문리대에 대한 향수가 아주 크신 것 같더라고요.

 “수학과요? 수학은 듣기만 해도…. 고3 때 수학을 무척 못했어요. 당시 모의고사의 수학문제는 주관식으로 6개 정도가 나왔는데, 한 문제도 못 푼 적이 있어요. 사실 수학 때문에 서울대 못 가는 거 아닌가 걱정했어요. 다행히 두 개를 풀어서 들어갔죠.(웃음)”

 - 동기 분들이 잘 뭉치신다고요.

 “1년 내내 행사가 넘쳐요. 모임이 무척 알차고 재미있어요. 지난 송년회에는 1백명이 넘게 왔어요. 모두 23개 학과에 입학 인원이 4백15명이었는데 외국에 살거나 작고한 동기를 제외하면 거의 절반이 참석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 단과대학 차원에서 그렇게 모이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러게요. 또 학과도 문과, 이과 골고루 다 모여요. 분기별 포럼, 봄·가을 여행, 송년회, 총회뿐 아니라 매월 영화·연극 관람, 바둑, 등산, 골프 등 동호회 모임이 무척 잘 이뤄지고 있어요. 집행부의 헌신이 눈물겹습니다.”

 - 같은 과가 아니더라도 모이면서 친해진 건가요.

 “그럼요. 동창이란 게 묘해서 그 시절에 함께 공유했던 기억만으로 금방 친해지더라고요.”

 - 부부동반으로는 안 모입니까.

 “남편, 부인 데려 오면 제명입니다(웃음). 절대 안 돼요. 불문율이에요.”

 - (웃음) 저도 동기들끼리 모이면 참 좋더라고요.

 “그래요. 그리고 우린 만나면 여전히 서로 남학생, 여학생이라고 불러요. 누가 들으면 어리둥절하겠지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됩니다. 우리들의 첫 만남이 남학생, 여학생 사이였기 때문에 그럴 거예요.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사람들이지만 남녀가 모여 술도 한 잔 하다 보면 실수도 있을 텐데, 수 년 동안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재미있으면서도 절도를 지키려는 분위기가 있어요. 안 그랬으면 그렇게 많은 동기들이 오랫동안 참석할 리가 없죠.”

 - 부군인 공대 기계항공공학부 李敎一명예교수님과는 어떻게 만나셨어요.

 “파리에서 유학할 때 남편이 독일에서 유학 중이었어요. 당시 가까운 유럽의 한국인 유학생끼리는 교류가 있었어요. 물론 거기서는 알기만 했었고 한국에 와서 사귀었죠.”

 - 두 분이 모교에 발전기금으로 1억원을 출연하기도 하셨네요.

 “우리가 평생 서울대에 몸담고 살았는데 그 정도는 도리라고 생각했어요. 능력이 안 돼 더 못한 게 아쉽죠.”

 - 같은 학교에 계시면서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서울대에서 강의를 준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서로 간에 잘 이해해 줄 수 있었던 것이 제일 좋은 점이었던 것 같아요. 우수한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강의 준비가 어떤 긴장과 부담을 요구하는 건지, 강의를 신통치 않게 했을 때 느끼는 좌절감 같은 것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상대였으니까요. 제가 운전을 못하는데 남편 차를 자주 얻어 탈 수 있었던 것도 좋았죠.”

 - 남매를 두셨죠.

 “둘 모두 공부 중이에요. 빨리 시집, 장가가야 할 텐데, 본인들은 태평이군요. 어디 중매할 분 없나요. 큰 딸(30세)은 모교 미대 서양화과를 나와서 美컬럼비아대에서 예술경영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곧 귀국합니다. 예쁘고 늘씬합니다(웃음). 아들(28세)은 고려대 물리학과를 나왔는데, 전공을 바꿔 모교 공대에서 수소전지 분야 박사과정 중이고요.”

 - 어떤 사위, 며느리면 좋을까요.

 “제 소망이 소용 있겠습니까만은 자기들과 비슷한 짝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동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서울대 출신들이 애교심이 너무 약해요. 애교심이란 말이 어색할 정도로 말이죠. 워낙 모교가 소속감을 키우기보다 `나라의 인재'라는 의식을 더 강조했던 탓도 있겠고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똑똑해 학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컸다는 생각이 강해 모교에 대한 부담감도 적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또 일부 동문 중에는 서울대가 특권층이 돼버렸다는 `자격지심'으로 더욱더 모교에 대해 거리를 두고 비판적 시선으로 보려는 경향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교는 4년 동안 몸담고 성년이 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낸 공동체가 아닙니까. 지금 서울대는 법인화라는 새로운 체제로 바뀌면서 큰 변화와 전환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부로부터 `자율'을 획득하게 되는 대신 `책임'도 스스로 지게 됩니다. 새로운 체제에서 모교가 커다란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동문 여러분들의 격려와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정리=金南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