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393호 2010년 12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대학생활문화원 高 尙 根 리더십개발부장



 매 순간을 긴장 속에 살아야 하는 현대인에게 스트레스가 없는 삶이란 어쩌면 꿈과 같은 일인지도 모른다. 면접, 입시, 승진 등 우리는 각종 스트레스 속에 묻혀 살지만 정작 이를 풀기 위한 노력은 잘 하지 않는다. 만약 하루 5분의 명상으로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될까?

 모교 대학생활문화원 리더십개발부장, 기초교육원 리더십센터 소장인 기계항공공학부 高尙根(공업교육73 - 78)교수는 “분명 인생이 바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온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명상은 5분의 투자로도 충분히 인생이 바뀔 만큼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의 말이 정말 사실일까?

 

 지난 11월 9일 대학생활문화원에서는 특별한 종강식이 있었다. `교수를 위한 심신 건강 증진 프로그램'이 이번으로 4번째 종강을 맞은 것인데 이번 강의에서 모교 교수 10여 명이 수강을 종료했다. 총 8주차의 강의에서 高동문은 동료 교수들에게 `아우토겐 트레이닝'이라는 서양식 명상법을 전수했다. 매 학기 강의 때마다 수강생이 10여 명 정도 됐는데 지금까지 모교 교수들을 상대로 8주차 이상의 강의가 이렇게 장기간 진행된 적은 거의 없다고 한다.

 “교수는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연구에 각종 업무까지 하다보니 제대로 쉴 틈이 없죠. 처음에는 대학생활문화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했는데 반응이 좋아 교수들에게도 강의하기 시작했어요.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과 번갈아 가면서 하다가 올해에는 심신 건강 프로그램만 2학기를 강의했죠.”

 수업은 일주일에 1번,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아우토겐 트레이닝'을 배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우토겐 트레이닝'이란 독일의 의사인 요하네스 슐츠(Johannes H. Schultz)박사가 고안해낸 이완요법이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널리 퍼져 있으며 병원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불안장애, 우울증 등 내과, 정신과적으로 진단이 가능한 질환의 치료에 시행되거나 심리상담소에서 심리 상담과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이완법의 핵심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이완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마음 속의 생각으로 심신을 이완시켜 편안함과 평온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긴장과 스트레스는 자연적으로 사라진다는 게 高동문의 설명이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편안한 자세에서 이완 반응을 유도해내도록 선정되고 표준화된 자기 암시문을 머릿속에서 되뇌며 몸의 감각을 느끼면 된다. 예를 들어 첫 주에 배우는 기초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의자에 편히 앉은 후 `나는 편안하다'고 생각한다. 이후 천천히 `오른팔이 무겁다'고 생각하며 마음 속으로 6번 반복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생각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오른팔이 무겁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겁다고 해서 무겁다는 표현에 집착하기보다는 팔의 존재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高동문은 설명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나는 편안하다'고 생각하며 명상을 끝낸다.

 전체 강의는 순서에 따라 근육을 이완시키는 단계에서 혈관 이완, 호흡의 조율, 심박의 조율, 복강의 이완, 사고와 감정의 정화 단계로 넘어간다. 명상은 5분 이내의 시간으로 매 수업에서 2∼3번 정도 진행된다.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게 명상이라고 高동문은 강조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에 쌓여 있는지 잘 몰라요. 그래서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죠. 명상을 통해 가만히 앉아서도 심신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요. 도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모든 사람들이 명상법으로 스트레스 좀 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자신이 직접 `SNU 이완법'이라는 명상법을 만들 정도로 이완에 관해서는 누구 못지 않은 전문가이지만 그가 처음 명상을 접하게 된 것은 대학생 시절이었다고 한다. 대학 3학년 때 우연히 인도의 초월명상(TM)을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심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이후 `아우토겐 트레이닝' 등을 배우며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항상 명상을 통해 이완 속에 살고 있고, 매 순간을 긴장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高동문은 스트레스 해소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리더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스트레스 극복입니다. 리더가 만날 짜증을 내고 있다면 조직이 제대로 굴러갈리 없잖아요. 리더는 언제나 주위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사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큰 일을 할 수 있죠.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 마음이 가라앉아 있어야 하거든요. 마음이 평화롭고 평정한 상태여야 진정으로 힘있는 리더십이 나오죠.”

 마침 인터뷰가 있던 날은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이었다. 둘째 딸이 이번 수능시험을 본다는 그는 “딸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어젯밤과 오늘 아침에 딸과 함께 명상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덕분에 딸이 긴장을 덜하는 것 같더라고.

 “사람이 살다보면 긴장을 안 할 수 없잖아요. 시험을 볼 때, 혹은 면접을 보거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누구나 초조해하기 마련이죠. 만약 간단한 명상으로 긴장을 줄일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게 어디 있겠어요. 스트레스를 덜 받으니 삶이 건강해지고 행복해지죠.”

 `생각이 바뀌면 생활습관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만약 잠깐의 시간을 투자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만하지 않을까?

〈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