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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호 2010년 12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다문화교육과 동문들의 역할



 한국이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경제구조변화와 인구구성변화와 맞물려 결혼이주민들과 외국인 인력의 증가는 점점 자연스런 현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가정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고 현실적으로 우리사회의 구성원일 수밖에 없고 앞으로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주를 통한 다문화, 다인종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의 증가는 순혈적 전통이 강한 한국사회에서 경제적, 사회적 기반이 취약한 이주민들에 대한 차별과 소외의 위험성을 내포할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 다문화, 다민족 한국사회에 걸맞은 교육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다문화교육프로그램 및 자료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에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중앙단위의 다문화교육 기반구축을 위해 2007년 서울대학교 내에 `중앙다문화교육센터'를 지정했다.

 본 센터에서는 현장과 연계된 다문화교육 정책연구, 다문화가정 자녀 및 교사를 위한 교재개발, 다문화교육 담당교원양성 등 다양한 교육과 연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말에는 다문화교육 종합정보 사이트(www.damunwha-edu.or.kr)도 개설해 정부와 각 시도 교육청, 일선교육현장 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본 센터는 국내의 다문화교육 연구사업뿐만 아니라 내년부터는 유럽의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주요 대학연구기관들과도 컨소시엄체제를 구성해 체계적인 글로벌 차원의 연구도 진행한다.

 동문들 가운데에는 오랫동안 해외에서 체류한 분들이 많을 것이라 예상한다. 필자도 미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독일대학에서 7년간을 가르치다 귀국했는데 오랜 해외생활에서 외국인으로서 가족과 함께 일상생활에서 겪어야 했던 보이지 않는 장벽과 불쾌한 경험들이 있다. 필자는 한국에서 생활하는 많은 이주민들이 소수자로서 유사한 경험들을 하리라 생각한다.

 본 센터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반 한국민들이 갖고 있는 인종적, 문화적 편견이 심함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출신 아동의 경우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자신의 피부색이라고 답한 아이도 있다. 국제결혼가정출신의 아동들은 일반 한국인아동과 비교했을 때 외견상 피부색이 다를 수도 있고 이를 통해 일반사회의 편견이나 인식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외국에서 살 때 우리 자신이 공정한 대우를 받고자 원했던 것처럼 동일한 마음가짐으로 우리사회의 이주민들과 그 구성원들을 포용하는 것이 다문화교육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다문화사회에서 중요한 인권존중의식과도 연결이 된다고 본다.

 특히 서울대 동문들은 한국사회를 이끌어 가는 리더의 역할을 많이 담당하는데 우리 동문들이 한국에 와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민들과 다문화가정을 포용하는 따뜻한 마음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모교의 중앙다문화교육센터가 한국의 다문화교육의 발전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동문들의 많은 관심과 조언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