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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호 2010년 7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모닥불 피워놓고…'




 소통이 정치권의 화두다. 李明博대통령은 일은 제법 한다. 그러나 소통을 잘 못한다. 그래서 지지율(50%)은 높은데 호감도(20%대)는 낮다. 어떻게 하면 소통을 잘 할 수 있을까.

 미국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1981~1989)은 소통에 뛰어났다. 젊은 시절 그는 지역방송국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배우로 스크린을 누비기도 했다. 그때 몸으로 익힌 대중과의 소통 능력이 탁월했다. 늘 국민 편에 서서 고민하고 있음이 피부로 느껴지게 말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여러분을 속 터지게 하지요. 그 사람들 때문에 저도 미치겠습니다. 그럼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한번 짚어 볼까요." 레이건은 이런 식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풀어갔다. 매번 "여러분이 저보다 더 잘 아시지만…"이란 말로 자신을 낮출 줄도 알았다. 미국 ABC방송의 명앵커였던 테드 카플조차 이런 레이건을 '소통의 達人'으로 불렀다.

 레이건의 취임 후 7개월은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허니문 기간도 없었다. 두 달도 안돼 지지율마저 흔들렸다. 새 경제정책은 난관에 봉착했다. 3월엔 저격사건이 일어났고, 8월엔 전국의 항공 관제사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실업률은 치솟았고, 경기도 침체했다. 그러나 레이건은 용기를 잃지 않고 일관되게 정책을 집행했다. 레이건의 첫 홍보비서였던 데이비드 거겐은 "(국민들이) 어려운 과제를 풀어가는 대통령을 보면서 그의 인품에 신뢰를 보내고 그때부터 말이 통했다"고 한다.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나 홍보 전략도 중요하다, 그러나 국민과의 소통에서 더 중요한 것은 난제를 해결하려는 대통령의 용기와 신념, 일관성이다.

 소통과 말 잘하기는 다르다. 소통은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이다. 그래서 寬容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의견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나의 의견이나 신념이 어떤 경우엔 옳지 않을 수도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열린 자세가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소통을 잘 하려면 잘 들어야 한다. 누군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도 꾹 참고 듣고 있어야만 한다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말만 하는 사람은 소통할 수 없다. 입은 하나인데 귀가 둘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가.

 이제 휴가철이다. 밤 바닷가에 가면 꼭 모닥불을 피워보자. 나무를 너무 촘촘하게 쌓아 놓으면 연기만 날뿐 불이 잘 붙지 않는다. 바람이 통하도록 듬성듬성 쌓아야 불이 활활 타오른다. 그리고 관솔이나 종이 같은 불쏘시개가 있어야만 큰 장작에 불을 붙일 수 있다. 불쏘시개처럼 자신을 희생하는 자세는 소통에도 꼭 필요하다. 모닥불을 피워 여름밤의 낭만을 느끼면서 소통의 원리도 체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