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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호 2010년 6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개교 원년 찾기 멈출 수 없다




 순항하던 서울대 개교원년 찾기 노력이 의외의 '신중론' 돌출로 지연이 우려된다. 개교 원년 재조정은 무관심 속에 묻혀 있던 역사를 되찾고 校史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없는 역사를 새로 만들어 내거나 왜곡하려는 것이 아니라 잃었던 역사를 복원해 서울대의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머뭇거리거나 멈출 수 없다.

 서울대 뿌리 찾기는 4년 전에 제기됐고 2년 전부터 林光洙회장을 중심으로 총동창회가 앞장서 추진해왔다. 서울대의 역사가 여러 단과대학의 역사보다 짧은데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일본에 의한 강제병합 1백년이 되는 올해 마무리를 지으려는 시대적 의지를 담고 있다. 또 세계 유명대학 평가에서 대학의 전통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어 개교 원년 재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섰던 것이다.

 이 과제를 신중하게 추진하기 위해 각 단과대학동창회장 등의 중지를 모으고 동창회보를 통한 지상공청회를 여는 등 동문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했다. 한편으로는 국사학자의 연구와 고증을 거쳐 당위성과 정당성을 확인하고 총동창회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어 학장회의를 거쳐 평의회에 올려져 있다. 전문가의 철저한 사실 확인과 하자 없는 절차를 거친 것이다. 졸속 우려를 배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모교 역사학과 교수들이 신중론을 들고 나왔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좀더 신중하고 엄밀하게 검토 논의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이들 교수들도 개교 원년 재조정 연구보고서가 서울대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고 사실적 근거를 갖추고 있다고 인정한다. 그런데도 이견을 표시하는 것은 관점과 접근 방법의 차이나 소통의 소홀에서 빚어진 오해일 수 있다. 본질에서 멀리 벗어난 반대는 아니라고 믿고 싶다.

 이견은 나쁘지 않다. 논쟁은 배격할 것만도 아니다. 서울대 재탄생의 산통이기 때문이다. 대화와 이해를 통해 서울대 정통성과 학교 역사를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견은 합의를 위한 진통이다. 또 한번 서울대인이 뭉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신중함이 지나쳐 큰 일을 그르쳐서는 안 된다.

〈金鎭銅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