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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호 2010년 5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전통문화로 한국의 품격 높여야




 최근에 한국문화재보호재단 金鴻烈이사장의 역대 이사장 초청 오찬모임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재단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중요 업무 계획과 현황 설명도 있었다. 25년 전 제2대 이사장으로 필자가 재직하던 시절에 비해 기구, 인원, 예산, 사업실적, 사업계획 등이 엄청나게 확대 발전됐다. 그동안의 金이사장을 비롯한 역대 이사장들의 업적과 노고는 놀랄 만하다.

 필자는 문화공보부 재직 28년 동안 방송관리, 문화예술, 문화재 등 각 국장과 주일 문화공보담당 공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던 중 1986년부터 약 1년 반 동안 당시의 한국문화재보호협회 이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금년은 일제의 국권 창탈 1백주년, 6ㆍ25전쟁 60주년, 4ㆍ19혁명 50주년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창립 30주년의 뜻깊은 해이다. 6ㆍ25전쟁으로 국토가 초토화돼 미국 원조에 의해 전후복구가 시작된 지 수년이 지난 1961년 수출액이 겨우 4천만불, 국민소득(GNP)은 85불,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산업화가 진전돼 1970년 수출액 10억불, 1977년 1백억불, 1995년 1천억불 급기야 2009년 국민소득 2만불, 수출 4천5백억불,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지난 30여 년간 산업화의 노력은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서 이미 세계 정상에 올라서고 있다. 금년 11월에는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서울 개최가 예정돼 있다. 중동에 4백억불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수출이 결정됐고 이어서 여러 나라에 계속 진출될 전망이라고 한다. 1백층 이상의 고건축 건설도 우리 업체에서 낙찰 받았다. 지난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는 세계 5위의 빙상경기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됐다. 금메달리스트 金姸兒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광경은 TV중계로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명을 줬고 뉴욕타임즈 등 각국의 주요 언론들이 극찬을 하고 있다. 참으로 감동적이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그동안 성공적으로 이룩한 산업화 그리고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사회문화 발전의 기반 위에서 이뤄진 것이라 확신한다. 오늘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수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교만에 빠지지 말고, 차분하고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품격 높은 한국 소개의 필요성을 점점 더 중대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전 세계 각국에서 방한하는 한국학과 학자들을 비롯해 문화예술계, 언론계, 경제계, 관계 인사들이 방한 시 현재 추진 중인 보호재단의 주력 사업들을 계속 내실 있게 추진했으면 한다. 또 '한국의 집'과 인접한 '한옥마을'(서울시 소유관리)과 전통조경으로 조성된 공원을 한 권역으로 묶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관리이관을 받았으면 한다. 이것을 공익 특수법인인 보호재단이 위탁 관리를 함으로써 그 기능을 확대 발전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겠다.

 '한옥마을' 일부를 전통 한국식 여관으로 개수해 숙박을 원하는 외국 문화계의 예술인에 한해서 단기 투숙 체험하게 하고 인접지역에 전통 조경공원 경관과 조화되게 소규모 호텔(도서실, 자료실 포함) 시설을 갖춰 단기 체류자에게 염가로 투숙할 수 있는 시설로 활용했으면 한다.

 '문화재를 보존해 민족문화를 계승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향상을 도모함과 아울러 일류문화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문화재보호법(제1조)의 기본정신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