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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호 2010년 5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서울대 본부 자리 되찾자!





 대학로는 낭만의 거리로 정평이 나 있다. 연극, 뮤지컬 등 각종 공연과 미술 전시, 거리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즐길 수 있어 활력이 넘친다. 특히 주말의 대학로는 그야말로 해방구다. 젊은이들뿐 아니라 老童男女 구분없이 자유를 만끽하곤 한다.

 하지만 대학로에 가면 아쉬운 심정이 되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대학로라는 이름의 원천인 예전 서울대의 흔적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서울대 본부 자리는 1976년 문예진흥원이 입주한 후 후신인 문화예술위원회가 차지했고, 문리대와 운동장 자리는 재개발돼 각양각색의 건물로 채워져 있다. 미대 자리는 엉뚱하게도 홍익대 디자인대학원 차지가 돼버렸다.

 의대와 치대가 있는 연건캠퍼스가 건재하고, 법대 자리에 사범대 부설 초등학교와 부설 여중이 옮겨와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마로니에 공원 안에 옛 서울대 축소 부조를 만들어놓은 건 그야말로 억지춘향격의 흔적 남기기다.

 지난달 서울대 본부 자리에 있던 문화예술위원회가 구로동으로 이전했다. 대신 그 자리는 예술인들을 위한 작업공간과 회의장 등을 갖춘 '예술가의 집'으로 용도를 바꿔 연내 개관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모교와 동창회에서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

 몇 년 동안의 모교 원년 찾기 작업을 통해 서울대의 역사가 새롭게 정리됐다. 1895년 법관양성소 개교를 始原으로 올해 개교 1백15년을 맞도록 조정한 것이다. 광복 후 국립대로 통합 발족한 것을 개교시점으로 채택해 스스로 '젊은 대학'을 자처했던 오류를 바로 잡은 것이다.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이제라도 유서 깊은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다.

 역사를 바로 잡는 것 못지 않게 옛 흔적을 보존하는 것 또한 소중하다. 대학본부는 1931년 건축가 朴吉龍동문의 설계로 지어져 경성제대 본관으로 쓰였고, 광복 이듬해부터 1975년 관악캠퍼스로 이전하기 전까지 서울대 본관으로 쓰였다.

 대학본부는 국대안 반대 데모와 6ㆍ25전쟁, 4ㆍ19혁명, 5ㆍ16쿠데타, 6ㆍ3사태, 10월 유신 등을 묵묵히 지켜본 '현대사의 증인'인 동시에 수다한 인재를 배출해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본산이기도 했다. 그런 본부 건물이 마구잡이로 용도 변경되는 것을 그대로 묵과해야 하는가. 대학본부 자리는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대학본부 환수추진위원회'라도 만들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학본부를 서울대의 역사성을 정리하고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동문뿐 아니라 대학로를 찾는 이들에게 그 공간이 지니는 의미를 설파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