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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호 2010년 5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서울대의 뿌리



 서울대에 있어서 2010년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 해이다. 진짜 뿌리를 찾게 될 뿐 아니라 숙원사업인 장학빌딩이 완공되고 법인화가 가시화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의미 있는 변화를 꼽는다면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서울대 개교 원년 찾기' 노력이 결실을 거두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林光洙회장을 중심으로 총동창회가 앞장서 추진해온 서울대의 뿌리 찾기가 햇빛을 보게 된 것이다.

 역사학자의 고증에 의거해 공청회, 학장회의 등의 절차를 거쳤고 평의원회 본회의만 통과하면 서울대는 65년밖에 안되는 신생 대학에서 1백15년의 역사를 가진 대학으로 다시 태어난다. 구체적으로 법관양성소가 문을 연 1895년 5월 6일이 서울대의 개교 원년이 된다.

 개교 원년 찾기 과정에서 이견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뿌리는 소중하다. 사람이건 대학교건 다를 게 없다. 뿌리는 일부러 만들 수도 없는 것이고 외면한다고 없어지거나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뿌리는 곧 역사적 실체이고 정체성의 바탕인 것이다. 서울대 뿌리 찾기가 갖는 참된 의미는 구차하게 서울대의 역사를 늘리려 거나 만들어 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학교 역사를 바로 잡는데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국내에도 역사가 1백년이 넘는 대학들이 적지 않고 세계적으로는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대학들이 즐비하지만 처음부터 웅장한 규모였던 것은 아니다. 3백74년의 역사를 가진 명문 하버드대는 몇 명의 목자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출발했다. 소규모 의료원이나 직업훈련소 등을 개교 원년으로 삼고 있는 대학들도 있다. 이렇게 보면 엄연한 역사를 무시하고 해방직후 국립대학교로 재출발한 시점을 개교 원년으로 삼는 것은 대학의 개교 원년에 관한 일반원칙에 안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진짜 뿌리를 찾음으로써 누리는 이점도 적지 않다. 글로벌 무대에서 역사가 일천해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억울한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는 서울대의 집안일 만은 아니다. 국제사회에서 서울대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한국의 대학사회 전체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익에 도움이 되는 셈이다. 어렵사리 진짜 뿌리를 찾은 올해가 서울대 웅비의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朴時龍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