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호 2010년 4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梁 承 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 작년 2월 위원장으로 취임하신 후 큰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시겠어요. 곳곳에 '나와 가족을 위해 투표로 말하세요'라는 홍보 포스터가 붙어있는데.
"투표 참여율이 낮으니 좀 많이 참여해 달라는 뜻이죠."
-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면 좋겠지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묘안이 있다면.
"투표참여율이 낮은 20∼30대 유권자들을 겨냥해 유명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각종 홍보물과 인터넷ㆍ모바일ㆍDMB 등 뉴미디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향후 사전투표제 도입과 주소지의 투표소에 구애받지 않고 선거구내 어느 투표소에서나 투표할 수 있도록 통합선거인명부를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전자투표 도입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
- 부임하시고 나서 이것만은 꼭 하겠다는 게 있다면.
"지난 1년간 수요자 중심의 선거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는 점과 깨끗한 선거풍토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 그리고 투표율을 올리기 위한 방문홍보단을 도입해 낮은 참여율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치러질 제5회 지방선거의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자치부활 20년을 조명하고 그동안 다져온 우리 국민의 민주역량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사상 유례없는 선거물량으로 선관위의 관리 부담이 늘어났지만, 철저히 준비해서 이번 선거를 완벽히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새로 도입된 재외국민선거제도가 잘 시행되고 좋은 기틀이 마련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외국민선거 작업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선 올해 10월 모의 선거를 할 계획입니다."
- 재외국민선거는 언제부터 실시되나요.
"재외국민이 전 세계에 2백87만여 명에 이릅니다. 2012년부터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돼요. 작년에 12개 나라 18개 공관을 방문해 각 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파악했고 재외선거국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 키 솔루션은 무엇인가요.
"선결과제는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위법사례를 어떻게 신속히 차단하느냐이고 다음으로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재외국민들의 참여율을 얼마나 확보하느냐, 이 두 가지입니다. 선관위 직원들을 해외에 파견해 상주를 하게 하면 여러 가지로 좋을 것 같은데…."
- 인원 증원이 필요하겠네요.
"인원 증원에 대해 정부의 일반적인 증원 억제 원칙과 맞물려 어려움이 좀 있습니다."
- 해외 근무하는 데 인원이 어느 정도 필요합니까.
"해외직원 증원요구를 1백여 명 정도 요청했습니다. 어느 수준 이상은 보내줘야 미국과 일본 등에 흩어져 살고 있는 많은 재외국민들에 대한 현황조사도 하고, 그곳 사람들에게 선거에 대한 홍보도 할 수 있다고 봐요. 외교통상부와도 다양한 협의를 나누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제로베이스에서 해야되는 게 아닌가요.
"원점에서 보는 게 있고 연장선상에서 보는 게 있는데, 이것은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재외국민선거는 사상 처음 실시되는 것이니까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지난해 성과와 대비한다면 예산문제, 인원증원 문제 등 모든 것이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열심히 설득하고 있습니다."
- 2백87만여 명이 투표권을 가지게 되면 재외국민 표가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겠네요. 대통령선거 때 몇 십만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예가 얼마나 많습니까.
"대통령선거 때에는 아마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 선관위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선관위는 대통령 임명 3명, 국회 선출 3명, 대법원장 지명 3명 등 9명의 위원을 두고, 위원장, 상임위원, 위원으로 구성됩니다. 위원회에 사무처와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있고 사무처에는 국무위원급 사무총장과 차관급 사무차장이 있습니다."
- 전국 8개 동시 지방선거가 2달여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번 선거를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이번 선거는 2012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으로 생각돼 정당과 후보자 간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어요. 그리고 여덟 개 선거에 대한 투표를 하기 때문에 유권자가 후보자 선택에 혼란을 겪을 수 있고, 교육감과 교육의원선거에서 이른바 '줄 투표'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선관위에선 돈 선거와 공무원 줄서기 등 중대선거범죄 중심으로 감시와 단속을 강력하게 할 생각입니다. 현재 총 74개반 4백13명의 정예요원이 시ㆍ도 광역조사팀으로 편성돼 활동하고 있어요. 또 돈 선거 우려지역을 과열ㆍ혼탁선거구로 지정해 해당 시ㆍ도 위원회가 특별 관리하도록 하고 있고요. 후보자 선택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투표용지 색상을 구분하고, 규격을 다르게 제작하는 한편 다양한 언론매체를 이용해 투표방법과 절차를 집중 홍보하고 있습니다."
- 투표용지 교부방법도 신경을 써야겠네요.
"정당추천 지방선거와 연계한 기표를 방지하고자 1차로 교육감, 교육의원, 지역구 시ㆍ도의원, 지역구 구ㆍ시ㆍ군의원 선거의 투표용지 넉 장을 먼저 교부하고, 2차로 시ㆍ도지사, 구ㆍ시ㆍ군의 장, 비례대표 시ㆍ도의원, 비례대표 구ㆍ시ㆍ군의원 선거의 투표용지를 교부할 예정입니다."
- 5대 선거범죄를 단속하는 데 어려운 점은.
"후보자 수가 많아서 법을 위반하는 행위도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인력으로 모든 선거범죄에 신속히 대처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죠. 그래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불법행위 사례를 수집하기 위해 신고ㆍ제보망을 구축하고, 적극적인 활동의지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선거부정감시단을 운영하고 있어요. 특히 포상금제도를 통한 내부 고발을 유도하고, 과태료 제도를 적극 알려 금품거래를 차단하고자 합니다."
- 최근 논란이 된 트위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올해 초 트위터를 홈페이지와 전자우편이 융합된 형태로 보고, 이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공직선거법의 규정을 준수하도록 당부했어요. 이는 현행선거법의 해석에 따른 것이지 선관위가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에요. 그런데 이러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마치 선관위가 선거에 관한 국민의 자유 의사표현을 제한하는 것으로 잘못 비쳐지고 있어 이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트위터에 대한 안내자료를 웹사이트에 게시했습니다. 이번 선거가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가운데 불법행위가 없는 공명선거가 될 수 있도록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선관위 공식계정(nec3939)을 개설했습니다."
- 인터넷 투표는 앞으로 이뤄질까요.
"직접투표는 투표의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투표는 투표자가 과연 직접 투표한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는 게 결정적인 흠이라 할 수 있죠. 지금 우편투표도 그 문제 때문에 일반적인 실시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진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작년에 네팔에 갔다가 수상을 역임하신 한 분을 만났는데 '한국은 선거가 많은 나라인데 참 잘하고 있는 나라'라고 칭찬을 해요. 우리나라의 선거관리제도를 아시아에 수출해도 될 것 같습니다만.
"작년 8월에는 네팔, 방글라데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독일, 스웨덴 등과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세계 각국에 우리나라 선거제도를 전파하며 국가 브랜드를 제고시키고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선관위 안에 선거연수원이라고 있습니다. 국내 사람도 많이 교육시키지만 외국에서 온 사람도 숙식까지 하면서 교육을 받고 갑니다. 1996년 설치된 이후 선거ㆍ정당관계자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간부, 교사, 학생에 이르기까지 민주시민교육을 꾸준히 실시해 왔습니다."
- 공정 선거문화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보시는지.
"영국 경제ㆍ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의 산하 연구기관인 EIU(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는 2006년에 이어 '민주주의 지표 2008'에서 한국의 선거과정을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했습니다. 이 연구는 전 세계 1백65개 국가와 2개 자치령의 민주주의 발전정도를 평가한 것으로 특히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의 국가들과 같은 수준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2008년 아시아선거관리기관협의회(AAEA) 부회장국으로 선출돼 내년도 총회에서는 회장국으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2006년 이후 민주콩고, 이라크, 캄보디아 등 29개국을 대상으로 선거관계자 연수를 실시하기도 했고요."
- 얼마 전 대법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14명에서 24명으로 늘리는 방안이 논의됐는데, 적정한 수는 몇 명이라고 생각하세요. 또 일명 '묻지마 항소'에 대해선.
"우리 헌법과 법률에 의하면 대법원은 법령 해석의 통일이라는 기능을 수행하는 정책기관입니다. 대법원의 심리는 대법관 전원으로 구성된 재판부에서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 그렇다면 대법관의 수는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기에 적합하고 효율적인 수가 돼야겠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이와 같은 기능과는 달리 단지 개별적인 하급심 판결을 다시 한 번 심사해 달라는 이른 바 권리구제형 상고가 너무나 많아요. 이 중 상고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극히 적은데도요. 원론적으로 볼 때 이러한 현실은 상고심의 기능을 왜곡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힘든 것은 이러한 오래된 관행이나 고정관념이 이미 만연해 있다는 거예요.
근본적으로는 3심 재판에 대한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봐요. 재판은 3판2승제로 승부를 가리는 운동경기가 절대로 아니에요. 재판은 하나의 절차에서 모든 주장과 증거를 동원해 진지한 심리에 의해 양쪽 주장의 진위를 가리는 절차이기 때문에 그 한 번의 절차에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항소 또는 상고는 그 재판에 특별한 하자가 있을 때에 허용되는 예외적인 절차일 뿐이고요. 서구식 재판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3심 재판의 의미가 잘못 인식돼 마치 재판은 본래 세 번 거듭할 수 있도록 보장돼 있다는 고정관념이 형성된 것이죠."
- 재판과정에서 중요시하는 점이 있다면.
"개인적인 생각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관은 힘들고 지루해도 법정에서 당사자의 말을 인내심 있게 잘 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영어에서 심리를 'hearing'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 법관이 되신 동기는 무엇입니까.
"자기의 소신을 간섭 없이 펼칠 수 있다는 직업적인 속성에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사실 법관의 길은 매우 외롭습니다. 개인의 처신이 당사자의 신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함부로 운신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그러나 법관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어떤 권위를 가지고 외부에 표현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 후배 법관에게는 무엇을 강조하세요.
"저 보다도 한 층 뛰어난 소양과 감각을 갖고 있는데 제가 더 가르칠 게 있을지…. 다만 저의 젊은 판사시절을 회상하면 그때는 너무나 자신만만한 나머지 재판 당사자를 이해하고 자신이 그 당사자에게 어떤 모습으로 투영될까 하는 배려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법관이 국민의 위임을 받아 재판하는 것이라면, 항상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생각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 I M F시절엔 파산수석부장으로 맹활약하신 바 있는데.
"파산수석부장을 맡았을 당시 회사정리사건이 폭주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노하우가 부족해 힘들었죠. 그러나 회생가능성이 없는 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키고, 법정관리기업을 맡고 있는 관리인에게 책임소재를 분명히 함으로써 법정관리제도의 새로운 모델을 세울 수 있었어요. 10년이 지난 일이라 많은 부분 잊어버렸지만, 기아자동차 M&A를 성공시켜 정상기업으로 회복시킨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 최근 사법부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한 말씀 해주시죠.
"법관의 심정을 선배로서 대변하는 입장에서 말씀드리고 싶네요. 법관들은 정말 고생과 노력을 많이 합니다. 밀려드는 사건에, 또 사건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고요. 그러한 고충에 대해서 이해해주는 사람은 적은 반면 어쩌다 보이는 부정적인 측면을 전체라고 보고 심하게 비난하는 데 대해 다들 의기소침해 있는 상태입니다.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은 주관이 강해서 자기 생각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승복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판결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법원에서 판결을 내리면 그게 하나의 출발점이 돼서 과거의 분쟁이 종식되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돼야 하는데 우리는 계속 분쟁으로 이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오늘 출근길에는 무슨 생각을 하셨어요.
"李위원님 오시면 뭘 물어 보실까(웃음)."
- 그럼 주말엔 무엇을 하셨어요.
"산에서 1박2일 야영을 하고 왔습니다. 요즘 한강기맥이라고 남한강과 북한강을 둘로 가르는 산맥이 있습니다. 오대산에서 양수리까지 이어지는 1백60km 정도 되는 산맥인데, 구간을 나눠서 종주하고 있습니다."
- 주말마다 산에 가시나요.
"주말마다는 못 가도 기회가 되면 산에 가려고 합니다."
- 만해상 심사위원은 어떻게 맡게 되셨어요.
"저는 기독교인입니다만 아주 독실하진 않고요(웃음). 90년대 초에 설악산 등산을 갔다가 우연히 백담사 회주로 계시는 오현 스님과 조우해 그 분과 깊이 교류하게 됐어요. 마침 오현 스님께서 만해사업을 펼치고 계셔서 만해상 심사위원을 맡아달라고 부탁하시기에 청을 마다할 수 없었죠."
-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추천할 만한 책이 있다면.
"앙드레 모르와가 지은 '미국사'와 박석순 교수 등 일본 전공 교수 네 분이 지은 '일본사'를 최근 읽었습니다. 그 책을 보면서 '그간 미국의 건국정신과 그 철학에 대해 별로 알지 못하고 있었구나, 참으로 일본역사에 대해 무식했구나' 하고 느꼈어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나라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 가훈이 있으십니까.
"특별히 가훈이라고 해서 물려받은 것은 없고, 선친께선 누구에게 일을 맡겨놓고 옆에서 가만히 쳐다보는 성격이 아니셨어요. 그런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제가 좀 물려받지 않았나 싶어요."
- 퇴직 후에는 무엇을 제일 먼저 하고 싶으세요.
"제가 산을 좀 좋아하는데, 공직에 있으면서 산에 가는 시간을 내기가 어렵잖아요. 15년 전 이야기인데 학교 다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몽블랑을 가자고 자꾸 그래요. 저도 참 가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보름이 걸린다고 해요. 도저히 보름이라는 말미를 낼 수 없어서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어요. 이제 퇴직하면 그런 트레킹을 하고 싶어요."
- 마지막 질문입니다. 법관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볼 때 세계에서 법관이 제일 존경받는 나라는 영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법관이기 때문에 당연히 존경받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영국에 가 보고 그게 아닌걸 알게 됐죠. 그 사람은 법관이 되기 전에 이미 그 사회에서 존경받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법관이 된 겁니다. 모두가 존경하는 사람이 재판을 하니까 그 법관의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법관이 사법연수원을 나와 바로 법관이 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틈이 없습니다. 국민의 법원에 대한 신뢰는 법관에 대한 존경과 신뢰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영미에서 사법만족도가 높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에요.
저는 후배들에게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법에 관해 실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재판관계자로부터 '저 사람에게는 재판을 받을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요. 자신이 존경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언동 하나 하나에 조심하고 겸허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젊을 때는 인식을 잘 못했어요. 나이 드니까 그때 제 생각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고요."
〈정리 = 表智媛기자ㆍ사진 = 金南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