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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호 2004년 6월] 기고 감상평

교수활동 등 「모교 소식」 늘렸으면

裵 顯 起 (88년 社會大卒) 하나경제연구소 이사대우
 동창회로부터 갑작스런 원고청탁을 받고 왜 내가 낙점되었을까 놀라기도 했지만, 선택되었다는 기쁜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기꺼이 원고를 쓰겠다고 했는데,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니 무엇을 써야할지 막막했다. 집으로 배달된 동창회보를 아내(역시 동문이다)와 같이 보면서, 의견을 나누다보니 조금씩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런 저런 단상들을 적어보았는데, 「기다려지고 읽혀지는 동창회보」라는 취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선 그동안 동창회보를 받아보면서 솔직히 좀 촌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종이의 질이 떨어지고 편집도 다소 엉성했는데, 컬러가 도입된 5월호부터는 상당히 세련되어진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받아보는 일간지와 비교해보면 아직도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딱히 원인을 찾을 수는 없지만, 동창회보의 외형이나 구성은 계속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 다음으로는 동창회보의 내용인데, 우리가 동창회보에 기대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우선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을 포함해서 우리 동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궁금하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업무 연관성이 있거나 운동을 같이 하는 동문들과 자주 접하게 되는데, 동창회보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게 해준다. 그래서 동창회 소식에서부터 동문들의 동정과 서울대 가족, 동창회비 납부 명단에 실린 이름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주의 깊게 읽고 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좀 더 다양한 동문들을 「발굴」해서 소개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남들이 걷지 않은 길을 걸었던 이색 동문들이라든지, 도전하는 젊은(?) 동문들의 모습을 소개해 준다면 좀 더 「읽혀지는 동창회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다른 학교 출신이 바라본 서울대생이라는 코너도 있었으면 좋겠다. 좋은 얘기도 나쁜 얘기도 있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동문들 다음으로는 학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궁금하다. 나의 경우 모교에서 매달 열리는 세미나가 있어서 비교적 자주 학교에 가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못할 것이다. 전에는 휑하기까지 했던 교정에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는 변화에서부터 YB들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선생님들의 근황이나 연구활동 등을 포함해 모교 소식은 좀 더 늘려도 좋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독후감」을 쓰기 위해 전보다 더 꼼꼼히 동창회보를 읽다보니 광고가 꽤 많이 실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컨텐츠가 부족해서 그런 것일까? 아마도 실어야 할 내용은 많지만 모자란 발간 비용에 충당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우리 동문들이 회비를 열심히 낸다면 광고에 대한 의존도는 줄어들고, 대신 우리가 궁금해하는 소식들은 늘어날 것이다. 자연스럽게 내가 올해 회비를 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회비 내러 가야겠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서울대 폐지론」을 제기한다고 한다. 그 배경이나 내용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자신이 졸업한 학교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할 동문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도 그러한 주장에 심정적으로 반감부터 갖게 된다.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서울대의 존재 자체가 학교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거나 서울대 졸업생들이 사회에 기여한 것뿐만 아니라 폐를 끼친 측면이 조금이라도 있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지금까지 서울대를 나왔다는 것만으로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게 훨씬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그만큼 사회에 봉사했는가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요즘 같은 세상에 나쁜 짓만 하지 않아도 훌륭한 시민이고 국민일 수 있다. 각자 맡은 일만 잘 해도 세상은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경우 개인의 열심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까지 우리 동문들은 훌륭한 개인적 업적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이만큼 발전했다. 동창회보를 읽을 때마다 동창의 울타리를 넘어서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