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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호 2010년 3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이 옥스퍼드대 졸업식장에 나타났다. 축사를 하려고 단상으로 올라갔다. 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과 학생들, 학부모들이 조용히 처칠에게 시선을 모았다. 그는 졸업생들에게 축하한다는 아무런 말도 없이 대뜸 "Don't give up!"(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Never give up!"(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서 "Don't you ever and ever give up!"(언제라도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 세 마디 말만하고 처칠은 연단에서 내려왔다. 이 짧은 축사에 참석자들은 오랫동안 박수를 그치지 않았다.

 2월 26일 서울대학교는 학위수여식을 통해 4천8백48명의 졸업생(학사 2천7백8명, 석사 1천6백11명, 박사 5백29명)을 배출했다. 명문 서울대 졸업생에게 축하한다는 숱한 찬사 대신에 처칠의 '포기하지 말라'라는 당부의 말을 생각게 하는 것은 졸업생이 바로 부딪치게 될 우리 사회의 험난한 현실 때문이다. 졸업하는 순간 실업자인 백수가 된다고 해 붙인 '졸백'이라는 유행어가 졸업생을 우울하게 만든다. 심지어 취업을 위한 노력 자체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암담한 현실에서 기성세대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포기하지 말라'가 유일하다.

 취업전선에서 힘이 드는 것은 서울대생도 예외는 아니다. 또 많은 기업체들이 학력과 학점보다도 사람 됨됨이, 그리고 창의력을 인재선발의 기준으로 삼는 추세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서울대 졸업생이 취업경쟁에서 유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라고 자부하는 서울대 졸업생들은 이제 세계화의 조류 속에서 더 큰 세계로 나가 국가에 공헌하고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크게 성공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 각계에서 지도자가 돼 사회와 국가와 세계에 무언가 환원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자기의 목표를 향한 노력을 섣불리 포기해서는 안 된다. 실패의 85%는 진짜로 실패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도중에 포기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더욱이 사회에서 서울대인을 향해 이기적이고, 모래알이라고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일부 사람들의 비난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목표를 달성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자세를 끊임없이 가다듬어야 한다. 서울대총동창회는 올해 새로운 가족이 되는 졸업생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느리게 달리고 있지만,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라는 신념을 갖기를 당부한다.
〈李炯均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