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2호 2010년 1월] 오피니언 동문기고
인류 위해 봉사하는 국제기구 IVI

백신은 질병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편이다. 백신은 마마로 알려진 천연두를 지구상에서 박멸했고,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는 소아마비를 거의 퇴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저개발국에서는 수많은 어린 생명이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희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요한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서 만은 아니다.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10억명 이상의 개도국 주민들에게 기존의 백신은 너무 비싸다. 선진국 여행자들이 주로 쓰는 콜레라 백신의 경우 방글라데시에서 20달러에 달한다. 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1천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국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또 풍토성 질병이 발생하는 지역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미비한 경우도 많아서, 기존의 예방약과 치료약들은 개발도상국을 여행하는 선진국 여행자들이 주로 사용할 뿐이다. 제약회사들은 이윤을 기대하기 어려운 저렴한 개발도상국용 백신보다는 선진국 국민들을 위한 고가의 백신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안전한 물과 음식의 공급, 공중위생시설 설비, 교육을 통한 개인과 집단의 위생 개선 등이 이러한 전염병들을 예방하는 근본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남미 등지의 최빈국들은 다양한 정치, 경제적 이유로 이러한 대책들은 단기적으로 충분히 시행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국제백신연구소(IVI)는 주로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의 주요 사망 원인이 되고 있는 설사병, 수막염, 폐렴, 일본뇌염, 뎅기열 등의 질병에 대한 백신의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IVI는 우리 정부가 유치한 최초의 국제기구로서 그 본부는 서울대 연구공원 내에 두고 있다. IVI는 2004년 실험실 시설을 갖춘 지 불과 5년 내에 2종의 장티푸스 백신과 1종의 저렴한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개발 완료했다. 콜레라 백신은 1회 접종분당 1달러의 초저가로 인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IVI는 백신의 임상시험, 전염병학 연구, 경제와 정책 분석을 포함한 현장 연구를 수행해 각국 정책결정자들이 자국에 새로운 백신들을 도입하는 데 필수적인 과학적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주사기 감염으로 인한 에이즈 등 다른 질병의 감염위험 없이 누구나 손쉽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종법, 동일한 양의 백신 원료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종할 수 있도록 하는 면역보강제 등도 개발 중에 있다.
이러한 성과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와 자선단체, 기업 및 개인 등 여러 후원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IVI 본부건물과 연간 운영비 일부를 제공함으로써 1억3천만달러 이상을 후원한 빌 앤 멜린다 게이츠재단과 더불어 IVI의 발전을 이끌었다. 과거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고, 인류를 위해 백신을 개발 보급하는 인도적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신종플루(H1N1)의 위협 가운데 우리는 최근 백신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백신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수단으로 부자 나라나 가난한 나라 아이들 할 것 없이 모두가 누려야할 기본적인 인권이다. 더구나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인류는 과거에는 개발이 어려웠던 백신의 개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대에 살고 있다.
IVI의 백신 개발사업은 부국과 빈국의 보건 분야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인류 평화와 공영에 기여하고, 신종플루 등 전 인류를 위협하는 각종 질병과 빈곤 퇴치에 도움이 된다. 또한 유치국인 대한민국의 생명공학과 백신산업의 발전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인류를 위한 백신개발 사업에 각계각층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