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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호 2009년 10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이제는 동문들이 나설 때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宋鶴麟동문은 "어려웠던 대학시절 지도교수였던 故 黃山德교수님의 도움으로 등록금을 해결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며 "어려운 처지에 있는 후배들에게 이 기금이 돌아가기를 바란다"면서 '黃山德 장학기금'을 설립해 1억원을 출연했다.

 모교 車相均교수는 공학 분야를 세계수준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제어계측공학과를 개설하고 자동화시스템 공동연구소를 설립, 초대 소장을 지낸 高明三교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3억원을 기부했다.

 故 金亨奎교수의 기부로 시작된 '해암 학술기금'은 장남 金鍾悟동문 등 모두 동문인 아들 오형제가 1억5천만원을 추가로 출연해 국어학 연구에 헌신한 신진학자를 계속 발굴할 수 있게 됐다.

 이런 훈훈한 사연들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동문들의 기부릴레이 실제 사례들이다.

 50개 분야에서 세계 10위권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걸고 2006년 국내 대학 최초로 시작한 모교 발전기금 모금캠페인은 지금까지 5천6백여 명의 기부자로부터 2천4백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총 2천7백여 억원의 발전기금을 보유하게 됐다.

 물론 하버드대 40조원, 예일대 27조원, 싱가포르대 1조1천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단기간에 목표액 80%의 성과를 올린 것은 우리도 비전을 가지고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번 캠페인이 일회성 기부에서 벗어나 외국의 명문대학과 같이 안정적인 기부 문화로 정착되려면 개인 기부자의 확대, 특히 동문들의 적극적인 기부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프린스턴대 61%, 예일대 45%, 하버드대 44% 등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평균 30% 이상의 졸업생들이 모교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 데에 비해 모교의 경우 졸업 동문 수 30만으로 추산해서 동문기부참여율 5% 수준에 머물고 있다.

 모교 발전기금은 내년 7월까지 'VISION2025 모금캠페인 동문 참여 기간'으로 설정해 30만 동문 모두가 모교 발전과 도약에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한다.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사랑과 지원은 금액의 다과에 관계없이 참여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동문들의 정성으로 모인 기금은 후배들을 세계적인 인재로 길러내고 모교를 2025년 세계 10위권 글로벌 대학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모교에 대한 기부는 돈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살아 숨쉬게 하는 것"이라며 2백억원을 꾸준히 기부해 오고 있는 鄭晳圭동문, "인재 육성의 밑거름이 되고 씨알이 돼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라"고 1백억원 상당의 건물을 기부한 사업가 李龍熙씨의 평범한 얘기가 새삼 크게 들린다. 〈安國正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