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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호 2009년 9월] 기고 감상평

국어기본법 合憲性에 문제 많다




 지난 2005년 1월 27일자로 제정 공포된 국어기본법은 우리 민족이 2천년 동안 써온 漢字를 외국문자로 규정하고 지금까지 공문서에 적용해오던 한글전용도 국어의 전 영역으로 확대하는 등 한자배척과 한글전용을 전보다도 더욱 강화해 우리 국어의 장래를 더욱 어둡게 했다.

 왜냐하면 이 법은 제3조에서 '한글은 국어를 표기하는 우리의 고유문자를 말한다'라고 했을 뿐 한자에 대하여는 국어표기문자로 규정하지 않았으며, 이 법 제14조 제1항은 비록 공문서 작성에 관한 규정이지만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춰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문자를 쓸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한자에 대해 다른 외국문자와 똑같은 문자로 규정하고 한자를 특별한 경우에 한해 괄호 안에 써넣을 수 있도록 규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입법자가 한국어의 문화적 요소와 구조적인 특성을 무시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문자는 없이 말(言)만 있던 시대에 한자를 가져와 吏讀문자의 형식으로 우리말 표기를 시작한 것이 우리 문화에서의 한자가 갖는 특수성이다.

 그런 중에도 우리 선조는 중국의 한자를 갖다 쓰되 그대로 쓰지 않고 우리 고유의 音과 訓을 붙여 사용해 우리 고유의 한자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이 한자로 우리말과 역사, 제도, 성명, 지명 등을 표기했음은 물론이다. 이 한자는 훈민정음창제 이전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의 國字였다. 한자로 된 말(漢字語)이 우리 국어 어휘 중에서 70%나 된다는 것은 이 한자가 외국문자가 아니라는 또 하나의 증거이다.

 따라서 외국문자가 아닌 한자를 외국문자라고 해 국어를 한글로 표기하면 그 풍부한 한자어들은 읽어봐도 뜻을 알 수 없는 暗號가 돼버리므로 우리 국어는 어휘의 貧困과 疏通力의 退化라는 큰 災殃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글은 세상이 인정하는 위대한 문자이지만 우리 국어의 어휘에는 한자어가 절대적으로 많고 또 한글로는 한자의 表意性, 視覺性, 造語力, 凝縮力, 應用力을 대신할 수 없으므로 한글전용정책은 우리 국어의 파행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자가 우리 문화의 핵이면서 한자문화권의 핵이기 때문에 이른바 漢字威力時代로 접근해 갈수록 한자문맹을 양산한 한글전용정책은 바로 국익을 해하는 어문정책이라는 사실은 더욱 명백해질 것이다.

 법적으로는 우리나라 헌법이 국한혼용문으로 제정된 것 자체가 헌법이 국어에 관한 근본규범을 선언한 것이라고 보아야 함으로 국어기본법이 한자를 외국문자라 하거나 국한혼용문은 국어가 아니라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헌법이 선언한 국어의 근본규범을 위배한 것이라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 문화와 일체화된 한자를 배척함은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해야 한다'는 헌법 규정에도 반하고, 한글전용을 강요하고 한자노출을 금지함은 국민이 누려오던 문자선택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의 불법부당한 제한인 것은 분명하다.

 聖賢의 말씀(辭達而已矣)처럼 언어의 생명은 말뜻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라면 한글전용을 하기 위해 국어의 생명인 疏通力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국어의 근본을 파괴하고 아울러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유산인 한글의 우수성마저 훼손해버리기 때문이다.

 一言以蔽之하고, 우리나라가 전통문화와 민족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한자문화권의 일원으로서 활기찬 미래를 열어가려면 국어기본법이 폐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