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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호 2009년 9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취임 3주년 맞은 모교 李長茂총장



 - 취임 3주년을 맞아 소감 한 말씀 해주시죠.

 "지난 3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큰 변화는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이웃을 배려하는 서울대학교라는 국민의 긍정적인 인식과 기대 그리고 국제적인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해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과 기반을 다졌고, 새싹멘토링 장학사업, 동반자사회 프로그램을 펼치는 등 국립대학교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해왔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노력이 과거와는 달리 국민의 많은 기대와 사랑을 받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 대학평가 항목 중 국제화 부분이 취약점이었는데.

 "올해에만 노벨상 수상자인 크루첸 박사를 포함한 해외 석학 등 외국인 교수 60여 명을 초빙 겸임교수로 유치했고, 작년에 풀타임 전임 외국인 교수 1백명을 채용하겠다고 선포한 후 지난 1년간 80여 명의 외국인 교수 채용을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80여 개 국가에서 온 2천여 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모교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세계 유수 대학과 7백여 개의 국제교류 협정을 맺었고 듀크대, 베이징대 등 해외 대학과의 복수학위과정도 13개에 이릅니다. 미시건대, 베를린공대, 도쿄대 등과의 공동화상강의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LA에 SNU America라는 해외사무소를 설치해 국제교류를 위한 다리역할을 하도록 했습니다."


 - 최근 학계의 화두인 학문의 융합 및 복합이 많은 대학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모교도 학과간, 학문간 장벽을 넘는 학문 융ㆍ복합 인프라 구축에서 괄목할만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1천4백억원의 예산으로 준공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9개 산하 연구소와 함께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올해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하거나 설계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개원했지요.

 해외 석학 60여 명이 1년에 3개월 이상 모교의 교육과 연구에 합류하는 세계수준대학(World Class University) 프로그램도 이번 학기부터 학과 및 전공 신설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됩니다. 2백77만㎡에 달하는 평창 그린바이오연구단지, 인천 청라 BT 및 IT 복합연구단지, 금융경제연구원과 아시아연구센터 등 세계적 수준의 융ㆍ복합 연구를 향한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 캠퍼스를 둘러보니 새로운 건물이 많이 들어섰습니다.

 "교내의 시설투자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교육과 연구 여건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법학도서관, 신양인문학술정보관, 롯데국제교육관 등이 새로 문을 열었고, 5만4천2백18㎡의 종합교육연구단지(대학원연구동, 생활과학대학, 보건대학원, 행정대학원), 대림국제관, SPC연구동, 신축 기숙사, 해동도서관 등이 개관을 앞두고 있어요. 인문학 및 자유전공학부를 위한 인문학연구동 신축도 곧 추진될 예정이고요. 이외에도 인천 송도 자유경제지역 건너편의 군자 매립지에는 국제캠퍼스 설치 계획을 경기도와 현재 협의 중에 있습니다."


 -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VISION2025' 모금캠페인을 집중적으로 한 결과 발전기금 모금도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2006년 7월 20일부터 지난 7월 말까지 대학 전체의 총 모금 약정액은 약 2천4백억원으로, 실제 출연 총액은 1천8백5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년간의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죠.

 고무적인 것은 모금액도 과거에 비해 증가했지만, 선진적 모금 기법의 적용과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모금캠페인을 펼친 결과 동문, 교수, 직원, 재학생을 포함한 기부자의 수가 획기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 기부액 비율이 과거 15% 내외에서 2008년에는 50%에 근접하도록 증가했습니다. 거액을 기부한 동문도 있지만 1백억원, 수십 억원을 기부한 비동문 기부자들도 많아져서 기부 문화의 기반을 다졌다고 생각해요.

 다만 아쉬운 부분은 아직도 많은 동문들이 모교 발전을 위한 기부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는 거예요. 대학의 위상은 결국 얼마나 훌륭한 졸업생을 많이 배출했느냐에 달려 있는데, 미국에선 대학을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가 그 대학의 동문 또는 동창회가 모교에 얼마나 재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는가 입니다. 현재 발전기금의 절반 정도가 개인 모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여러 동문들과 국내 유력 기업인 대상의 캠페인 홍보를 강화하고 '기부자 맞춤형 모금 시스템', 체계적인 '기부자 예우 프로그램' 등 전반적인 모금 시스템의 개선으로 기부자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얼마전 2010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을 발표하셨는데,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해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

 "일본 게이오대의 경우 3분의 1은 교장추천으로, 3분의 1은 본고사와 수능성적으로, 나머지 3분의 1은 대학의 부속학교 출신으로 입학생을 뽑고 있습니다. 모교 역시 다양한 잠재력을 지닌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지역균형선발전형, 특기자전형,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 북한이탈주민특별전형의 수시모집과 일반전형, 특수교육대상자특별전형으로 구성된 정시모집으로 내년도 입학생을 뽑을 예정입니다. 입학사정관제는 잠재력이 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폭넓은 시야와 깊이 있는 전문지식을 갖춘 T자형 인재들을 많이 발굴하기 위한 제도를 말합니다. 2011년까지 입학사정관제로 40%의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입니다."





 - 서울대가 국립대 가운데 가장 먼저 법인화 추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1946년 개교이래 국립 서울대는 지역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담당하는 학문의 전당으로 활약해 왔습니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에서 인정받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교육, 연구, 행정 체계를 갖춰야할 때가 됐다고 봐요.

 세계 일류 대학들과의 경쟁에서 생존해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고등교육 체제와 정책, 우리 대학 시스템의 과감한 혁신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대부분의 세계적인 국립 또는 주립대학들이 이미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국립대학법인으로의 '법인화'는 대학 운영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기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틀입니다. 세계적 수준의 인재 유치와 기초 및 중점육성 학문에 대한 지원, 교육과 연구의 국제화 그리고 재정 확충 등과 같이 모교가 역점을 두고 있는 일들을 이 새로운 기반 위에서 더욱 강력히 추진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세계적 수준에 걸맞는 학교 운영 체제와 교수 및 직원 처우의 개선도 기할 수 있게 됩니다."


 - 구체적으로 서울대의 법인화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 마디로 서울대 법인화는 현재 '국립 서울대학교'에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로 변화하는 것을 말하죠. 정부의 지원 하에 우수한 인재가 저렴한 학비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국립대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국립대가 정부조직이라는 경직성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경쟁력 있는 교육과 연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대학의 변화와 개혁을 용이하게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교수와 교직원이 안정적인 공무원 신분을 포기하고 스스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며, 대학을 크게 변화시켜 학문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독립적인 정부지원의 특수법인을 말합니다."


 - 국내에 사례가 없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법인화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 법인화가 되면 사립대처럼 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대학교의 법인은 어디까지나 국립대에 기반한 법인화입니다. 국립대로서의 정체성은 현재와 같이 유지됩니다. 소외계층을 배려하고 기초 및 보호학문 육성 등 국립대의 사회적 학문적 역할도 반드시 지속되고요. 오히려 이런 책무를 지금보다도 더 잘 수행하기 위해서 정부를 비롯한 외부로부터의 예산지원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죠.

 사립대에서 서울대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선 법인화가 되면 이전보다 자율권이 조금 더 확보될 뿐 사립대처럼 인기 있는 분야만 집중 육성하는 등의 자율성은 갖지 못합니다. 모교는 법인화가 되더라도 기초학문을 비롯한 전 분야를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올해 6월 말 패서디나 도시에 위치한 캘리포니아공대(Caltech)에서 열린 환태평양지역 대학연합 연례 총장회의에 참석해 LA 시장 초청으로 만찬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 40여 개 유명대학 총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LA 시장이 짧지만 인상적인 연설을 했습니다. 본인은 히스패닉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희망도 없이 자랐지만, UCLA에서 저렴한 학비로 좋은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의 LA 시장이 됐다며 UCLA 총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더군요. 미국의 명문 주립대학들이 법인으로 출발했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세계적인 대학으로서 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데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 이와는 달리 등록금이 많이 인상될 것이라고 하는데.

 "급격한 등록금 인상은 없습니다. 이 역시 잘못된 오해입니다. 일본 국립대학법인의 경우에도 법인화 이후 등록금이 별로 오르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수업료 표준액을 제시하고 개별 국립대학법인이 표준액의 10%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어요. 도쿄대는 법인화 첫 해인 2004년 수업료가 연간 52만5천8백엔이었는데, 지난해 53만5천8백엔 수준이었습니다. 정부가 법인화된 모교에 기존의 국립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재정 지원을 할 것이므로 학생들의 등록금은 국립대이건 국립대법인이건 관계없이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고 봐요."


 - 성공적으로 법인화를 이룬 도쿄대와 비교한다면.

 "도쿄대와는 다른 독자적인 서울대 법인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도쿄대의 경우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이 내부 구성원으로 돼 있는 폐쇄적인 시스템인 데 반해 모교 이사회는 반 이상이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개방형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학내 구성원들의 의사결정으로만 이뤄진다면 외부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외부의 의견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도쿄대가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유연성이 월등히 높아진 것을 보면 모교가 법인화가 될 경우 도쿄대보다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법인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법인화 추진이 다소 빠르다는 일부 우려가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고, 10여 년간 논의돼온 법인화를 마무리 짓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법인화 논의는 1995년부터 오랫동안 진행해 왔습니다. 2004년 국회와 정부의 법인화 의지 천명 이후 학내에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고요. 2005년에 모교 법인화 태스크포스팀 연구보고서와 교수협의회의 법인화 토론회의 상세한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2006년 7월에도 '대학의 운영체제 개선 연구'라는 제목으로 법인화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고요. 정권 교체 후엔 정부에서 계속 전체 국립대학교의 동시 법인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모교는 서울대의 특성에 맞는 독자적 법인화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독자적 법인화 추진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지난해 8월 서울대의 독자적 법인화 추진 희망을 발표한 이후 정부와 사회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한 달 뒤인 9월에 약 70여 명에 이르는 서울대 구성원이 참여하는 법인화위원회를 구성해 현재까지 법인화 준비를 하고 있어요.

 법인화위원회 발족 이후 학원장 간담회, 교직원 및 학생 대상 설문조사, 학과장과 직원, 학생 대표 등과의 주제별 그룹별 토론회와 동창회 대상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학장회의 심의와 교수협의회 및 평의원회 설명회를 통해서 구성원들과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고 있고요. 이러한 과정들이 최근 마련한 법률안 초안의 주요 내용에 반영됐습니다. 정부와 국회와의 법안 조율이 마무리되면 최종안을 학장회의와 평의원회 총회의 심의 의결을 받게 됩니다. 법인화는 모교가 한 층 도약하기 위한 수단이자 계기입니다."


 - 법인화의 가장 큰 목적은 아무래도 자율성 확보와 재정 확충일텐데.

 "자율성 확보와 더불어 재정 확충은 대학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고등교육 예산 비중은 0.6% 수준으로 OECD 평균인 1.1%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요. 서울대의 재정 중 국고의 비중은 4분의 1 수준인 26%로 국가의 재정 지원이 아주 미흡한 상황입니다. 일본의 도쿄대와 교토대의 2007년도 국고 비중은 각각 50%와 45% 수준이며, 싱가포르 국립대는 48%에 이르고 있어요. 특히 싱가포르 국립대는 법인화 당시 재정을 확대한 바 있죠. 그러므로 우선 법인화하는 국립대부터 열악한 재정을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대학 구성원 모두는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법인화의 길을 선택하는 서울대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는 데 국민과 정부가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굳게 믿고 있습니다. 대학도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을 기해 양여 부동산의 활용, 장학 기금 등 기부금의 확충, 연구비 증대, 수입사업 활성화, 산학협력과 기술 이전 확대 등으로 자체적인 재정 확충 노력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 언제 가능하리라고 보십니까.

 "학내외 논의가 빠르게 진행돼 합의가 이뤄질 경우 10월경 정기 국회에 상정해 올해 안에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금년에 법인화법이 통과되면 내년 1년여 동안 새로운 정관을 만들고 만반의 준비를 해서 빠르면 2011년 신학기 개강과 함께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가 첫발을 내딛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법인화 이후 어떠한 변화가 있나요.

 "가장 먼저 자율적인 대학 행정이 이뤄지고 재정 확보와 운영이 개선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는 학문 발전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새로운 학문 영역이 개척되고 교육 연구 체계도 획기적으로 변화됩니다. 또 해외 석학교수 채용과 능력과 성과에 따른 봉급 지급, 국제적 수준의 교육 연구 환경 조성 등 공무원 조직의 경직성을 탈피한 변화와 개혁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서울대의 법인화는 국립대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공법상의 법인인 국립대학법인이 됨을 의미합니다.

 법인화 후에도 모든 경제적 계층의 우수한 인재들이 차별 받지 않고 양질의 대학교육을 정부로부터 보장받게 하는 국립대학법인으로서의 공적인 책임을 여전히 갖게 됩니다. 학교 운영의 자율성과 함께 사회적 책임, 공공성 등을 유지하는 것은 서울대학교의 당연하고도 변함없는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이와 관련해 동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대학의 발전은 일부 구성원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변화를 향한 새로운 도전인 '서울대학교 법인화'는 학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대학 구성원과 동문들의 의견을 담아 추진돼야 합니다. 법인화를 계기로 모교가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발돋움해 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현재 본회에서도 모교의 명문대학 도약을 위해 개교 원년 찾기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수한 민족과 국가는 늘 자신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탐구하며 뿌리와 근원을 바로 알기 위한 노력들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초일류를 지향하고 도약하는 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근원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노력과 역사,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논의는 대학이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는 데 주요한 바탕이자 토대입니다.

 모교는 1946년 국립 서울대학교 출범을 시작으로 올해 개교 63년을 맞이했습니다. 다양한 배경과 역사적 상황, 지리적 위치 등을 지닌 단과대학들의 연합체로 출발한 탓에 공통의 정체성을 형성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1975년 관악캠퍼스로 옮긴 후 나름의 통일성과 공통점을 찾아나가기 시작해 그 역사가 30여 년에 불과합니다.

 모교가 세계적인 교육 수준과 연구 역량을 갖춰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대학의 뿌리와 근원, 역사에 대한 공론화와 재정립이 필요합니다. 각 단과대학들의 역사와 풍토가 다르기 때문에 '서울대학교 개교 원년'에 대해 동문 여러분들도 다양한 견해를 갖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서울대 법과대학의 전신인 1895년의 법관양성소를 기점으로 한 개교 원년 재정립을 비롯해 '서울대학교의 역사'를 새롭게 구성해 가는 동문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력에 모교도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사진=李五峰논설위원ㆍ정리=表智媛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