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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호 2009년 8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安 相 洙 인천광역시 시장



 - 대단하세요. 2004년 이 맘 때로 기억하는데, 기자협회 회원들이 이 곳에 왔었잖아요.

 “그때 李기자가 협회 회장 할 때죠? '그렇게만 되면 좋겠네요' 했던 기억이 나요. 한 마디로 안 된다는 소리였죠.(웃음)”


 - 당시 계획했던 것을 대부분 실행에 옮기셨어요.

 “그 결과물들을 인천세계도시축전 때 보여주려고요. 안 본 사람들은 아직도 미지근해요. 인천이 우리나라 세 번째 도시(인구 2백75만명)라는 것도 모르고 예전 모습만 생각하죠. 너무 몰라주는 거죠. 떠들기만 하니깐 입만 아파요. 와서 본 사람들은 다르거든요. 그래서 도시축전을 열게 됐어요. 와서 직접 눈으로 보라는 거죠.” 


 - 세계도시축전이 언제 열리죠.

 “8월 7일부터 10월 25일까지 80일간 진행합니다.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도시를 주제로 한 최초의 국제행사입니다. 도시축전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도시'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행사예요. 도시축전은 미래도시의 모습을 체험하고 친환경과 뉴에너지 패러다임을 느끼며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7백만명 이상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비전을, 두근거리는 감동을 주고 싶어요.”


 - 여러 유명 인사들이 오신다고요.

 “이탈리아 대통령이 밀라노디자인시티 기공식에 맞춰 오시고요. 潘基文 UN사무총장이 송도에서 열리는 환경포럼 때 기조연설을 하세요. 세계적인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 일본의 모리 前수상, 남태평양의 투발루 대통령, 환경관련 석학들이 송도를 방문합니다.”

 이번 도시축전기간 중 인천대교 개통을 기념하는 마라톤 대회도 열린다. 9월 20일 오전 8시 송도를 출발해 인천대교를 건너는 코스다.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는 접속도로(8.93km)를 뺀 바다 위의 다리 길이만 12.34km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1백51층 인천타워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저기 보이는 인천대교가 시장님 역작 아닌가요.

 “그렇죠. 제일 중요한 일이었죠. 저 다리가 안됐으면 아무 것도 하지 못했을 거예요. 아시안게임 유치도 그 덕분이었죠.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면서 인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고요. 사실 우리가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죠. 인도의 뉴델리가 거의 확정돼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아시안게임 주최측에서 뉴델리만 나오면 그 도시에 너무 끌려갈 것 같아 대항마로 인천을 끌어들였던 건데 덜컥 우리가 선정됐어요. 우리정부도 부산에서 한 지 얼마 안된 터라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우리는 달랐죠. 적극적으로 달려들었어요.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위원들을 맨투맨으로 만났어요. 그들이 실사보고서를 만들 때 인천대교가 하나의 보증수표가 됐죠. 3년 전 만해도 제대로 보여 줄만한 게 없잖아요. 그런데 다리는 뭔가 모양을 갖춰가고 있고 한국의 건설기술은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는 보고서를 좋게 쓴 것 같아요. 이후 이곳에 투자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로비활동을 시작했죠.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면 당신들 사업도 무조건 성공하는 거다' 이들이 아주 적극적으로 뛰어서 결국 우리가 선정됐죠. 사업가의 외교력이 정치인들보다 낫잖아요.”


 - 키를 아신거네요.

 “또 막판에 새로운 조건을 하나 걸었던 게 주효하지 않았나 싶어요. 펀드레이징을 해서 모든 아시아 국가가 메달을 따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했어요. '드림 2014'란 표어를 내걸고 2천만 달러를 기부해 각 나라 꿈나무들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는 것이었죠. 복싱, 양궁, 육상 등. 그렇게 되면 금메달은 아니더라도 은메달, 동메달을 따는 나라들은 많아질 겁니다. 지금 올림픽이든 아시안게임이든 스포츠 강국 몇 개국을 제외하곤 대부분 들러리잖아요. 그럴 게 아니라 각 나라에 메달을 따는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했죠. 지금까지 메달 하나 못 딴 나라들은 동메달이든 뭐든 그게 얼마나 큰 기쁨이고 희망이 되겠어요. 우리도 과거에 그랬잖아요.”





 - 아시안게임 도시로 선정되면서 투자 유치에도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그럼요. 사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송도ㆍ청라ㆍ영종 등 IFEZ에 대규모 투자자들을 유치할 수 있을까 회의적인 사람도 많았어요. 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선택과 집중을 합니다. 미래 비전이 확실한 곳을 찾는 거죠. 인천은 세계에서 미래 비전이 확실한 곳 중 하나로 투자자들 사이에 인정을 받았어요. 경기침체가 또 어떤 이점이 있냐면 저렴한 가격에 원자재를 구하기 쉽고 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호경기 때는 자재를 제때 구할 수 없어 공사 현장이 서 있을 때가 많거든요. 여기는 멈춘 적이 거의 없어요.”

 IFEZ는 安相洙시장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安시장은 동북아 최고의 비즈니스 중심도시를 목표로 이 사업에 지난 7년간 모든 힘을 쏟아 부었다. 송도는 ITㆍBT 등 지식기반산업과 교육 중심의 글로벌 시티, 영종은 국제항공물류 및 관광도시, 청라는 국제금융도시를 지향한다. 그는 “IFEZ가 유비쿼터스, 친환경, 에너지 절약도시 개념을 적용해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두바이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도시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 IFEZ에 들어서는 시설 가운데 관심이 많은 게 병원시설이 아닌가 싶어요.

 “존스홉킨스-서울대병원이 영종지구에 들어옵니다. 존스홉킨스를 설득하는 데 3년이 걸렸어요. 처음 책임자를 만났을 때 '지난 5년 동안 여러 한국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지금도 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하더군요. 주변 사람들을 총동원했어요. 지난해 4월 다시 만났죠. 당시 서울대 의대 교수도 동행해 사업에 대해 자세한 프리젠테이션도 했어요. 그랬더니 PT에 대한 질문은 없고 '당신 임기가 언제까지고 현재 대통령과 관계는 어떠냐' 그 두 가지를 묻더군요. 임기는 2년 남았지만 당신이 OK를 하면 재선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요.(웃음) 또 대통령과는 같은 당 소속이고 과거 국회의원도 같이하고 서울시장 때 인천시장으로 일을 해 관계는 괜찮은 편이라고 했죠. 그랬더니 OK 사인을 보내더군요. 오는 2013년이면 개원할 것 같아요.”


 - 송도 국제학교가 곧 문을 열죠? 스토니브룩 등 해외 유명대학도 많이 들어온다고 들었는데.

 “9월 개교예정이었으나 조금 늦춰질 것 같아요. 외국학생과 한국학생 비율을 7 대 3으로 하자고 했지만, 외국인들이 아직은 많지 않아 우선 한국학생 30%를 받아 개원할 계획입니다. 국내 최초로 유치원부터 초ㆍ중ㆍ고교 과정까지 외국 유명 교육재단에서 직접 운영해 관심이 매우 높죠. 영종지구와 청라지구에도 국제학교가 들어섭니다.

 글로벌캠퍼스는 연세대 송도캠퍼스와 멀지 않은 송도지구 7공구에 들어섭니다. 국내 유학생은 물론 아시아 학생들의 발길까지 돌려 '동북아 교육 허브'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죠. 2012년 7월 전체가 완공되면 최대 1만2천명의 학생이 공부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학생 비율은 40%가 될 겁니다. 현재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미주리대, 델라웨어대, 조지아공대, 이탈리아 파비대 등과 MOU를 체결했고 이 중 스토니브룩과 노스캐롤라이나와는 캠퍼스 설립준비 자금 지원협약까지 체결한 상황입니다. 이공계 분야가 잘 되면 문과계통과 로스쿨도 유치하려고요. 경제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로스쿨 유치가 참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安시장은 이 대목에서 해외대학 유치를 비롯해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를 주문했다.

 “중앙정부에 돈을 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달라고 해서 주지도 않겠지만 그거 기다리다 보면 몇 십 년 해도 안 될 거예요. 대신 규제 해제만 해달라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학교나 병원 모두 이익금에 대한 송금 문제 등이 전향적으로 검토가 돼야 해요. 또 이곳은 서민을 위한 주택단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외국인을 상대로 외국인이 자주 왕래하는 곳이기 때문에 무엇을 만들더라도 고급스럽게 해야 돼요. 그런데 그런 건물에 분양가 상한제 등을 적용하면 안 되잖아요. 여기는 외국 사람을 상대로 달러를 벌자고 만든 곳이니까 다른 도시와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되죠. 우리 경쟁지는 홍콩, 상하이, 두바이, 싱가포르입니다. 그곳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제도가 뒤따라야 합니다. 

 우리 목표는 외국인 2천만명이 방문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3백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을 유치해보자 이거예요. 상주 외국인은 10만명. 이런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고용이 유연해야 합니다. 호텔이나 컨벤션센터에서 영어 사용이 능통한 사람을 구해야 하는데, 저임금 인력 중에는 필리핀 등 동남아 사람들 밖에 없어요.

 보스톤컨설팅그룹에서 카지노 재벌인 샌드사(회장 아델슨)의 요청을 받고 영종도 카지노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했는데 마카오보다 좋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인천에 카지노가 생기면 어떡하겠느냐는 질문에 동북아 사람들은 마카오보다 인천을 가겠다고 선택했대요. 마카오가 교통도 안 좋고 시설, 주변 환경이 영종지구에 비해 열악하죠. 카지노를 유치해 1천 달러 이상 들고 오는 중국인은 무비자를 허용해야 합니다. 결국 이런 규제 완화로 우리의 역량이 커지고 우리나라  전체 산업에 역동성을 줄 겁니다. 물론 한꺼번에 풀자는 것은 아니에요. 차근차근, 하나하나 풀어 가야죠. 쉬운 일은 아니겠죠.”

 그의 이야기는 다시 대학과 연계된 사이언스빌리지로 이어졌다. 

 “사이언스빌리지는 미래를 위한 준비예요. 송도에 국내 유수 대학뿐 아니라 해외 유명대학들이 들어오잖아요? 그러다 보면 세계적인 석학들이 많이 오게 될 거예요. 실리콘밸리의 축소판을 인천에 꾸밀 생각입니다.

 지난해 4월 존스홉킨스 일 때문에 메릴랜드에 갔었는데 마침 미국과학자협회 회의가 있어 참석을 했어요. 거기서 미국에서 활동하는 우수한 한국인 과학자들을 많이 만났어요. 인천 비전을 설명해줬더니 그분들이 보수가 낮더라도 한국에 와서 일할 용의가 있다는 겁니다. 

 이들을 포함해 우리나라 학생 10만명, 아시아 학생 10만명, 우수한 교수진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거예요. 그 안에서 과학 비즈니스가 창출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인천이 아시아 기술의 허브, 아시아 기술의 코디네이터가 되는 겁니다. 아시안게임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다녀보니 아시아 사람들이 일본은 미워하고 중국은 두려워하지만 한국은 만만해 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정서가 있더라고요. 많은 아시아인들이 과학, 공학을 공부하러 올 거라 믿어요.”


 - 홍보관에서 이야기를 들으니 이탈리아 밀라노와 함께 컨벤션시티를 만드는 것 같던데 그 안에 세계 유명 박물관, 음악원 등이 들어오면 굳이 파리, 로마에 안 가도 되겠던데요.

 “맞아요. 밀라노디자인시티(영종전시복합단지)는 굉장한 작품입니다. 전체 규모가 20만㎡이니 여의도보다 훨씬 큰 땅이죠. 영종지구 스카이72 골프장 옆이에요. 코엑스 규모 4배의 전시관이 들어오고 명품 스트리트부터 베르디음악원, 라스칼라 오페라하우스, 디자인 스쿨 등이 들어옵니다. 아시아 부호들이 쇼핑을 오는 소위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사업의 중심이 될 겁니다. 

 처음 아이디어를 준 사람은 명지대 金錫澈(건축62 - 66)석좌교수예요. 비행기가 지나다녀 고도제한이 있는 맹지에 뭘 해야 하나 고민을 했죠. 金교수가 이탈리아 한 대학의 교환교수라서  피에라밀라노 전시사업을 이야기하더라고요. 밀라노를 방문했죠. 존스홉킨스병원을 유치할 때처럼 여기도 처음엔 책임자조차 만나지 못했어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주변 사람을 만났어요. 그러다 이탈리아 수상과 피에라밀라노 회장이 시장개척단과 함께 상하이에 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여기도 잠깐 들렀다 가라'고 부탁을 했어요. 헬리콥터를 타고 보여줬어요. 피에라밀라노 회장이 뭔가 가능성이 있구나 호기심을 갖게 됐죠. 마침 밀라노 여시장도 그 즈음에 몽골에 간다는 정보를 듣고 그분도 이곳으로 모시고 와 마찬가지로 헬리콥터를 타고 IFEZ를 보여줬어요. 지금은 그들이 더 적극적이에요. 연초에 韓昇洙총리가 다보스포럼에 참석했잖아요? 밀라노 시장도 참석했는데 그분이 韓총리를 찾아와서 밀라노디자인시티에 대해서 설명까지 했대요. 총리는 내용을 모르고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니깐 좋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 거예요. 한국에 오자마자 국무조정실장에게 지시해서 더 빨리 진행되고 있어요. 첫 행사로 트리엔날레가 이번 도시축전 기간 중에 해요. 그때 이탈리아 대통령이 국빈방문차 오셔서 밀라노디자인시티 착공식도 가질 예정입니다.”





 - 어디서 그런 구상이 척척 나옵니까.

 “글쎄요. 많은 분들을 만나 이야기도 듣고, 도시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요. 보고서까지 하면 일주일에 한 3천 페이지는 읽는 것 같아요. 국내 신문, 주간지, 월간지도 대부분 읽는 편이니까 시간만 나면 읽어요. 아내가 병원에 있고 자식이 없다보니 집에서도 차에서도 읽는 게 일이에요. 정독은 못하고 난독에 가깝지만.”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주제는 개인사로 이어졌다. 安시장의 아내는 결혼 1년 만인 1980년 초 뇌출혈로 쓰러진 후 몸이 허약해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아내는 교수를 꿈꾸며 일본에서 의류직물학 박사과정을 마쳤지만 1999년 다시 쓰러져 의식불명이 됐다.


 - 사모님 이야기를 해 주실 수 있으세요.

 “아이, 뭐…, 아직도 병원에 있어요. 많이 좋아져서 지금은 전화통화도 하고 그래요.”


 - 아, 다행이시네요.

 “제가 36살에 결혼했는데 아내가 29살이었어요. 결혼을 빨리 할 겨를이 없었죠. 단칸방이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어유? 그럼 고생했다는 말도 안 하지.”


 - 이제 충청도 말이 나오네요.(웃음)

 “어머니도 말년에 의식불명(식물인간)으로 5년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어요. 그때 돌보던 노하우가 있어서 지금 아내에게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아요.”


 - 충남 태안에서는 언제 올라오셨어요.

 “초등학교 4학년 말에 올라왔어요. 인천중학교를 나와 경기고에 입학했죠. 고등학교 다닐 때 정말 동가식 서가숙 하면서 살았는데, 제가 잔 집이 15군데가 넘어요. 가방, 교복, 담요 들고 친구 집을 전전했죠. 가정교사해서 번 돈으로는 동생들 보조해 주고 살았죠. 그 당시에는 다들 고생 많이 하고 살았으니까.”

 이 대목에서 安시장은 고생에 대한 평소 지론을 펼쳤다.

 “난 정치인들이 고생 많이 했다는 말은 이제 안 해야 될 것 같아요. 물론 고생을 해야 서민들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죠.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희망을 보여주고 실천해 가는 일이에요. '내가 옛날에 고생 많이 해서 당신들 마음을 잘 안다'며 울고불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정말 능력이 있는 장수가 돼 적장의 목을 베어오느냐 이게 중요한 거죠. 인도주의가 어떻고 해서 적장을 베야 되냐 말아야 되냐 이걸 고민하면 곤란하죠. 국제질서는 냉정하니까.”


 - 대학생활이 많이 늦었죠.

 “아주 늦었죠. 사회적 현상에 분기탱천해서 징역도 갔다오고 그랬어요. 대학은 5∼6년 후배들이랑 다녔어요. 모교 대학원(경영전공)도 학비문제로 20년 만에 졸업했죠.”


 - 오늘 나오시면서 무슨 생각하셨어요.

 “현대그룹 故 鄭周永회장이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출근하며 오늘 무슨 일을 할까 생각하면 피가 튄다' 저도 그래요. 일에 대한 즐거움으로 가슴 벅차서 나옵니다.”


 - 최고 장점이라면. 또 스트레스 해소는.

 “참을성이 많아요. 바둑에서 지지 않는 바둑이란 게 있잖아요. 저는 지지 않아요. 그러기 위해선 잘 참아야 해요. 이기는 것은 좋은 승부가 아니죠. 스트레스는 국선도로 풉니다.”


 -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이런 이야기하면 오해가 될 수도 있는데, 북한을, 우리 동포인데 같이 잘 살아야 하지 않겠나 싶어요. 불쌍하잖아요. 그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나? 2007년 12월에 김양곤 북한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인천에 온 적이 있어요. 그때 강화를 통해 개성에 다리를 놓아 개성에서 나오는 제품을 인천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수출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말을 전했어요. 금방 알아듣더라고요. 북한은 항만이나 공항을 쉽게 만들 수 없고 어차피 항로가 개설 안 되면 소용없으니까. 어떻게 접근할지는 고민을 해봐야 할 문제이지만 인천이 기여할 부분이 있을 거예요. 

 또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을 조직했는데 이 기구가 시간이 지나 유엔기구가 되면 북한을 참여시키는 거죠. 직접적으로 하면 서로 부담스러우니까….”
〈사진ㆍ정리=金南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