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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호 2009년 6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항공계 `노벨상' 받은 아시아나항공 尹永斗사장




 아시아나항공 尹永斗(기상71-78)사장은 지난 상반기에 시상식 참석이 주요 업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상을 받았다. 2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미국 항공 전문지 ATW로부터 `올해의 항공사'에 선정된 데 이어 국내에서 `고객만족경영 대상', `노사협력부문 대상', `서비스혁신 대상' 등 기업 부문 각종 상을 휩쓸었다.

 이 가운데 `올해의 항공사(Airline of the Year)' 상은 `항공업계의 노벨상'이라 불릴 만큼 값진 상이다. 1974년 제정된 이래 아시아권에서 이 상을 받은 업체는 싱가포르항공, ANA, JAL, 캐세이패시픽항공 등 4개사에 불과하다. 尹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항공사 반열에 올랐음을 인정받게 돼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ATW가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이 안전운항 경력으로, 아시아나항공은 동양권 항공사 중 정시운항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시운항률은 안전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죠. 지난해부터는 안전운항을 위해 `안전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선진국 항공사 못지 않은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노사협력 대상' 등 상복 터져


 서비스, 재무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스카이트랙스사가 선정한 5성 항공사다. 5성급 호텔과 같은 의미로 현재 5성 항공사에 해당하는 업체는 전 세계에 5개사에 불과하다. 2006년 5월부터 7천만 달러를 들여 기내 환경을 업그레이드했다. 비디오ㆍ오디오 시스템은 물론 장시간 비행에도 쾌적함을 유지하는 좌석을 만들고 보습마스크 서비스 등을 시행했다.

 재무 분야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작년 12월부터 비상경영실행위원회를 설치, 상시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해 지난해 세계적인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2위 항공사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노선의 규제가 많았고 마일리지 제도가 약점이었다.

기상학과 출신 대기업 CEO


 최근 오픈스카이가 속속 도입되면서 아시아나항공에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尹永斗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은 한ㆍ중ㆍ일 골든 트라이앵글 노선에 강점이 있는데, 이 노선을 더욱 강화해 3국을 당일 비즈니스 스케줄로 엮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일본 노선을 더 확충하고 항공기 3대 도입과 2011년 준공을 목표로 인천공항에 새로운 격납고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만든 `마일리지클럽본부'의 기능을 더욱 강화해 마일리지로 렌터카, 리조트, 택배 서비스 등을 편리하게 받도록 할 예정이다.

 지금의 아시아나항공은 각 사업장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한 모든 아시아나인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尹永斗사장은 말한다.

 “우리 회사의 모토는 `아름다운 기업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아름다운 사람들의 속뜻은 저마다 주어진 자기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지칭합니다. 모두 자기가 맡고 있는 업무를 긍정적인 사고로 최선을 다했기에 지금의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기에 尹사장의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긍정적 마인드가 큰 힘이 됐다. 노조를 회사발전의 동반자라 인정하고 경영설명회 등을 개최해 몇몇 임원뿐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회사의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수여하는 노사협력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尹사장은 “협력적 노사관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간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은 `易地思之'의 자세로 노조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어떠한 시련이 닥쳐도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층 더 성숙한 노사관계 전통을 구축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5백년 영속기업으로서 새 장을 열어나가기 위해 힘찬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尹사장은 `고객만족 경영을 통한 세계 선도 항공사'를 경영비전으로 제시해 경영활동의 최종 목표를 `고객만족'에 두고 있다.

 “고객만족은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경영 목표 그 자체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과 서비스는 물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건실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尹永斗사장은 기상학을 전공한 후 금호실업에 입사해 1987년부터 2005년까지는 금호타이어의 해외파트 임원으로 활동해 왔다. 이후 관리본부장(부사장)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들어와 지난해 12월 사장 자리에 올랐다. 북미과장, 미국법인 부장, 구주 본부장ㆍ상무 등으로 해외에서 생활이 길었던 그가 아시아나항공 발령 4년만에 사장 자리에 올랐던 비결은 뭘까.

 “딱히 어떤 강점이 있어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원시절부터 지금까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또 열정을 갖고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왔던 점을 인정해 주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 해외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글로벌 마인드가 세계를 누비는 항공업의 특성상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런 기회를 준 게 아닌가 싶어요.”

`盡人事待天命' 생활신조


 인문 분야보다는 수학 성적이 우수해 자연과학 분야를 지원하게 됐다는 尹사장은 기상학이 CEO로서 생활에 큰 도움을 줬다고.

 “기상학은 철저한 조사 및 연구를 통해 기상현상을 충분히 이해하고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는 데 중점을 두는 학문인데, 이러한 것이 회사생활에서 분석 능력과 경영 현황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모교에서 특강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꿈은 이뤄진다는 `긍정적 마인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그는 盡人事待天命을 생활ㆍ경영신조로 삼아 늘 노력하는 CEO로 각인 되기를 바란다고 마지막으로 전했다.

 尹동문은 등산을 즐기며 6남1녀의 형제 중 큰형이 법대 동문이다. 〈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