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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호 2009년 5월] 오피니언 동문기고

서울대 법인화 어떻게 갈 것인가?




 서울대는 1946년에 개교했으므로 올해로 개교 63주년을 맞게 됐다. 돌이켜보면 모교는 개교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학문과 지성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해 왔고, 인재양성과 지식창조에 매진해 우리나라의 눈부신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 서울대는 학문적 역량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 9일 영국의 더 타임스(The Times)와 대학평가기관 QS가 실시한 '2008년 세계대학평가'에서 서울대가 세계 50위를 기록하는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권에서 서울대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은 대학은 7개 대학으로 도쿄대(19위), 교토대(25위), 홍콩대(26위), 싱가포르 국립대(30위) 등이 있어서, 아시아권에서도 서울대는 최고수준에 올라 있지 못하다.

 서울대는 2025년까지 세계 10위권 대학이 되겠다는 장기발전 비전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 세계 10위권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학문연구와 교육역량이 탁월해야 하며, 아시아권에서는 최고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그러나 과거 반세기 동안 서울대의 성공을 가져온 국립대로서의 조직과 제도는 21세기 정보지식사회와 국제화 사회의 개방성, 유연성, 수월성 추구의 노력에 걸림돌이 돼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44개 국립대가 있으며, 이들에 대한 정부의 일괄적인 규제와 지원은 그 경직성으로 인해 각 대학의 특성화와 수월성 추구에도 어려움이 따르며, 국립대 운영에서도 그 효율성을 상실해 가고 있다.

 오늘날 세계 대학들이 당면한 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며, 대학은 이에 적합한 전략을 수립해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대학의 '자율성'은 매우 중요하며 서울대의 법인화가 이러한 관점에서 필요하다. '자율과 책임'의 원칙 아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서울대의 자주적 역량이 결합된다면 세계적 수월성과 인류를 향한 책임성을 모두 갖춘 우리나라의 자랑거리가 될 '세계의 대학'인 서울대를 구축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대학은 학문연구, 인재양성, 지식창출을 통해 국가에 기여하며, 대학의 경쟁력은 국가의 경쟁력의 밑바탕이 된다. 정부에 의한 대학의 직접적인 운영은 재정, 인사, 시설, 교육 연구 등의 전반적인 사항이 획일적인 규정과 기준에 적용을 받아 급변하는 상황에 맞는 탄력적인 운영이 불가능하게 되고, 대학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동기 유발이 약하기 마련이다. 대학은 대학이 책임지고 경영할 수 있을 때 대학 발전을 위한 최적의 방안이 마련 될 수 있고, 이것이 결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자율화와 경쟁력 강화는 상호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이다.

 발전적인 법인화를 위해 서울대는 지속적인 개혁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서울대의 국가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공익성이 강조돼야 하며,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지원,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우수 인재의 창의적 발굴 등의 국립대로서의 역할이 계속 지속돼야 한다. 법인화 이후의 서울대의 이름을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라고 잠정적으로 붙인 것도 이러한 맥락에 근거를 두고 있다.

 서울대의 법인화 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점도 산적해 있다. 세계적인 대학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투자를 위한 재정확보,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배구조의 문제, 기초학문과 응용학문의 균형적 발전 방안, 교수와 직원의 비공무원화에 따르는 제반 문제, 국유재산 양여 및 처분권 문제, 등록금 인상 문제 등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모든 관련자들이 지혜를 모아 현명하게 풀어나가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