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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호 2004년 1월] 뉴스 본회소식

정치 관련 특집(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대표 인터뷰)


"정치 개혁·정치 선진화, 우리동문에게 달렸다"


 2004년 정치권의 관심사는 4월 15일에 개최될 국회의원 선거이다. 본보는 甲申年 새해 특집으로 동문인 한나라당 崔秉烈(64년 法大卒)대표, 새천년민주당 趙舜衡(64년 法大卒)대표, 열린우리당 金槿泰(72년 商大卒)원내대표에게 서면 질의를 통해 각 당의 총선 전략, 바람직한 전국운용 방안, 정치개혁 등에 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의석 수에 따라 답변 게재함〉



 - 4월 총선 전략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崔秉烈대표=지금 우리 정치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여야가 지난 대선에서 사용한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대통령 측근 비리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끗이 매듭짓고 나서야 국민에게 표를 달래도 달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거듭 말씀드리지만 한나라당은 있는 그대로 다 털어놓을 것입니다. 벌거벗고 국민 앞에 나아가 매 맞을 것 맞고, 처벌받을 것 처벌받을 것입니다. 감추려고 해야 감출 수도 없고, 피할 길도 없습니다. 정면돌파 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는 것이 우리의 분명한 입장입니다.
 정말 뼈저린 반성과 참회 위에서 거듭 태어나겠습니다. 깨끗한 정치, 돈 안 쓰는 선거에 앞장서겠습니다. 그런 다음에 국민이 정말 원하는 그런 후보를 만들어 총선에 나설 것입니다.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고 다시 태어나 국민이 원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그런 후보를 내놓아 국민에게 심판받을 것입니다.
 趙舜衡대표=우선 당 조직복원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헌정사상 여당 국회의원의 집단탈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는데 이는 당원에 대한 배신 이전에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봅니다. 국가와 사회의 도덕률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도 내년 총선에서의 압승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 능력과 도덕성이 검증된 인사의 영입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고 판단한다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리라 자신합니다.
 金槿泰원내대표=이번 4․15총선은 신뢰의 위기에 빠진 정치권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우리당은 부패정치청산과 지역주의 극복의 창당정신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국민과 함께 승리하는 제3의 정치혁명, 즉 「의회권력 교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당은 이번 총선을 낡은 정치에 맞선 「새 정치」로, 기득권 유지 세력에 맞선 「개혁」으로, 지역분열주의에 맞선 「국민통합」으로, 수구냉전에 맞선 「평화와 통일 지향」 정책으로 임할 것입니다.
 
 - 새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새 인물 공천 즉, 물갈이論에 대해 어떤 구상을 갖고 계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崔대표=정치는 결국 국민의 뜻에 그 바탕을 두어야 합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어느 당이건 사람을 대폭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우리 당내에서도 대대적인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점에 이의가 전혀 없습니다. 참신하고 역량 있는 신인을 내놓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趙대표=앞서 밝힌 데로 사회 제분야에서 능력과 도덕성이 검증된 인사들을 중심으로 신망받는 인사들의 영입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金대표=지난 대선에서 상향식 후보선출의 모범을 창출했던 우리당은 이미 당헌․당규 상에 상향식 공천을 제도화함으로써 후보선출의 권리를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드렸습니다. 또한 공천심사위원 2분의 1을 외부위원으로 임명함으로써 공천심사의 투명화를 이뤄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잘 운용해 나간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새로운 인물, 참신한 인물은 자연스럽게 부각될 것입니다.

 - 정치개혁의 최우선 과제는 두말할 것 없이 돈 안 쓰는 선거입니다. 이번 총선부터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대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崔대표=지금 이 시대 정치개혁의 핵심은 정치를 돈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당이 추진하는 정치개혁의 방향도 이번 기회에 지난 50년 간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는 돈 안 드는 선거, 깨끗한 정치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구당과 후원회를 폐지하고, 정당연설회나 합동연설회 등도 없애 돈이 들어갈 곳을 원천적으로 없앨 것입니다. 정치자금의 흐름도 완전히 투명하게 만들어 어디서 돈이 들어오고 어디로 나가는지를 누구나 알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입니다.
 우리가 지구당을 없앤다든지, 후원회 제도를 완전히 없애겠다든지, 그리고 다른 몇 가지 추진하려는 정치개혁은 우리 나름대로는 정치가 도저히 이래서는 안 되겠다, 벽에 부딪쳤다, 이걸 어떻게 어물어물 할 수 있느냐, 정면으로 죽어서 산다는 각오로 나가자 하는 이런 절박한, 애절한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趙대표=국회의원의 경우 의정활동이 주업무가 되어야 하나, 우리 정치현실은 당내 정치에 큰 비중이 두어져 왔습니다. 다선이 되면 당직도 가져야 하고 계보관리도 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 큰 돈이 들 이유가 없으며 따라서 정치자금의 투명성은 자연스럽게 확보되리라 봅니다.
 金대표=저 개인적으로 2002년 3월 3일 양심고백을 하면서 모진 정치적 시련을 겪었던 터라 이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그 누구보다 각오가 남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당은 선관위와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에서 내놓은 정치자금투명화 방안들을 전적으로 수용했습니다. 또한 우리당 자체적으로도 외부 회계법인과 계약을 체결하여 정기 회계감사를 받고 이를 공표하도록 함으로써 자발적인 정당회계의 투명화를 실현하였고 원내운영과 관련해서도 교섭단체 등록이후 모든 수입지출 내역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공개했습니다.
 저는 이미 과거의 불합리한 정치자금 관행에 대한 해법으로 만델라식 해법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만델라 모델은 돈 안들고 2004년 대한민국을 새로운 희망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만델라 방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조사하고 수사한 것에 대해 특검이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며 특검수사 후 처리문제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방식의 해결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총선이후 어느 당도 과반수를 차지 못했을 경우, 어떻게 정치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崔대표=정치는 대화와 타협, 조정을 통해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누가 원내 제1당이냐, 어느 당이 과반수를 넘었느냐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수당이든 다수당이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그 당이 실질적인 힘을 갖고 국정을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국민의 선택에 따라 형성된 다수당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나라가 어지럽고 혼란스러워진 데에는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의해 뽑힌 국회를 무시한데에도 원인이 있는 만큼 이제 더 이상 네 편, 내 편 가르는 분열과 대립의 정치가 아니라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대화와 통합의 정치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趙대표=지금 당장 급한 것이 민생문제와 경제문제입니다. 특히 청년실업의 해결은 매우 시급한 문제입니다. 정치권은 형식적인 활동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치권은 경제와 민생을 중시하는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치권이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의 안정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金대표=현재 제1야당인 한나라당이 의회의 과반 의석을 훨씬 넘게 점유하고 있는데 정치는 매우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정치안정은 「의석 수」에 의해 좌우되기보다는 어떤 정치세력이 의회에 다수 진출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의회가 정부와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오직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몰두한다면 국정은 심각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회가 정정당당하게 정부정책이 맞으면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면서 한편으로 비판과 견제기능을 충실히 한다면 다소간의 정부와 의회의 이견은 오히려 국정의 윤활유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당정이 분리되고 입법부와 행정부가 독립해서 균형과 견제를 이루는 시대에는 정통민주세력이 의회권력을 획득해야 정치의 변화와 21세기 선진 대한민국 건설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수평적 정권교체, 정권재창출에 이은 제3의 정치혁명으로 「의회권력의 교체」를 이뤄서 국회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정치안정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입니다.
 
 - 개헌론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십니까?
 崔대표=정치는 항상 그때 그때의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가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제한한다든가, 돈 안 쓰는 정치를 실현한다든가 하는 점에서 요즘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대통령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싸움을 하게 되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선거에 이기려 하고, 그래서 돈이 많이 쓰여지고 그것이 부패와 연결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저 역시 공감하는 바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방안이라도 상황과 시기가 맞아야 합니다.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지금 이 시점에서 개헌을 논의한다는 것은 정략적 계산이나 정치적 술수라는 오해나 비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국민의 동의도 얻기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총선을 치르고 나서 대통령제든, 내각제든, 또 요즘 많이 거론되는 분권형 대통령제든 어떤 제도가 우리 현실에 적합한지 진지하게 논의해 그 결과를 놓고 국민의 뜻을 묻는 방안을 검토해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趙대표=책임총리제와 분권형 대통령제는 지난 16대 대통령 선거의 공약이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부분을 기본정책으로 추인한 만큼 총선공약으로 확실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그러나 분권형 대통령제는 개헌을 필요로 하는 사항이므로 간단한 문제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또 책임총리제는 신중한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金대표=야당에 의한 현행 대통령제에 대한 개헌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나 항상 국민적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원집정부제와 내각제 개헌론이 그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지금 다시 분권형 대통령제나 책임총리제가 야당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데 국민들은 별다른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현행 대통령제는 3권분립 정신이 충분히 반영돼 있다는 생각입니다.
 권력구조 개편은 대통령의 권한뿐만 아니라 의회와 사법부의 3권분립 원칙하에서 진지하고 차분하게 검토될 문제이지 당리당략적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닙니다. 국익적 관점이 절대적으로 요청됨은 물론 국민적 총의가 전제될 사안이지 정치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두고자 합니다.
 

 - 민생을 위한 경제부양 방안이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崔대표=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경제는 2%대의 성장률에 그쳐 IMF 시절 보다 더 어렵다는 최악의 침체 국면에 빠져 있습니다. 오죽하면 「오륙도」(56세까지 남아 있으면 도둑놈), 「사오정」(45세 정년), 「삼팔선」(38세 조기퇴직)도 부족해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라는 말까지 나왔겠습니까.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은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데 있습니다. 기업이 투자를 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생겨야 소비가 늘어나고, 그래야 나라가 잘 살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경제는 투자심리가 완전히 죽어버렸습니다. 기업의 투자 분위기를 만드는데 힘써야할 정부는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투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과 노사 안정, 각종 규제의 철폐가 있어야 하는데, 정부는 뚜렷한 원칙도, 정책 목표나 방향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경제를 살릴 의지가 찾아보기 힘듭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대통령의 잘못된 리더십입니다. 이 모든 위기의 일차적이며 궁극적인 책임 그리고 그것을 타개하고 극복해야 할 책임 역시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추스르며 산적한 당면 현안을 챙기는 가운데 장기적인 국가비전을 제시하고 추진하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오늘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그것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나 노력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대통령이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대통령 한 사람이 바로 서면 다른 것은 저절로 된다』는 金壽煥추기경의 말씀을 깊이 되새겨야 합니다.
 金대표=금년도 국내 경제는 세계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사스파동, 북핵위기, 태풍매미 피해, 환율․유가충격 등 예상치 못한 연이은 악재들로 인해 경기회복이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취업자수도 작년에 비해 감소하는 등 고용상황도 경기침체를 반영하여 부진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수출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두 자리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이고 각종 경기지수들 또한 상승세로 반전하면서 경기회복의 조심스런 낙관적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체감경기는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국면입니다. 결국은 내수부진이 현 경기침체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통상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이 제시되고 있는데, 현재 금리는 충분히 낮은 수준으로 추가 인하시 시중부동자금의 부동산투기로 이동 및 유동성 함정에 빠질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따라서 대책은 금융정책보다는 재정의 역할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2004년 예산을 적극재정으로 편성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의 역할 강화조치로 우리당은 당초예산안에서 3조원 정도 증액 편성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당과 저는 국정을 공동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경기회복을 위해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 및 적극재정 편성에 우선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한나라당의 예산삭감을 통한 경제 발목잡기에 맞서서는 예산을 조기 집행함으로써 내수촉진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입니다.

 - 현재와 같이 정치가 불신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정치적 리더십이 바로 설 수 없습니다. 정치에 대한 신뢰 회복도 정치개혁의 중요한 방향이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崔대표=현재와 같은 정치적 불신은 정치권에 만연한 부정부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불법적인 선거자금을 사용하거나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 주변의 측근들이 부정과 비리에 개입한다든가 하는 것에서 나온 것이지요. 따라서 깨끗한 정치를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이제 이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꿔야 합니다. 과거와 같은 정치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총선이야말로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치, 깨끗한 정치를 실천해야 합니다.
 趙대표=정치에 대한 신뢰 회복의 요체는 깨끗한 정치입니다. 정당법이나 선거법 등 기존의 정치관련 법을 보면 거의 완벽한 수준입니다. 문제는 법이 아니라 명문화된 법을 어떻게 실천하느냐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유념한다면 정치에 대한 신뢰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金대표=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도를 넘어 이제는 환멸에 이르고 있습니다. 은밀한 지하주차장에서 쇼핑백으로, 어둠 깔린 고속도로에서 차떼기로, 백주에 채권 책포장으로 수백억의 불법자금을 강탈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고서도 그 누구 단 한 사람도 진실한 반성이나 양심고백을 하지 않고서 신뢰를 받기 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불신의 정치를 이대로 두고서 경쟁력을 갖춘 21세기를 열어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12위권이지만 부패지수는 세계 50위권입니다. 그러다보니 경쟁력 지수 또한 25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치가 깨끗해지지 않으면 우리 나라의 경쟁력은 향상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사고의 열린 리더십이 절실합니다. 그런데 열린 리더십은 신뢰성과 투명성이 전제되지 않고는 구축될 수가 없습니다. 정치인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정치, 새 정치를 펼쳐나가는 것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습니다. 열린우리당은 그러한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창당을 했습니다. 이미 외부회계법인과 계약을 체결하여 당 재정운영의 투명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고, 교섭단체 등록이후 수입지출 내역을 하나 빠트림 없이 국민 앞에 공개했습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이러한 하나하나의 노력들이 모아져 결국은 기존정당과 차별되는 신뢰받는 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 동창회와 동문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십시오.
 崔대표=새로운 한 해를 맞아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야 할 이 때에 우리 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참으로 무겁습니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입니다. 지금 우리 정치가 검은 돈, 부정한 정치자금의 수렁에 빠져 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를 실현할 수만 있다면, 오늘의 이 아픔과 고통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산고로 기록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동문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趙대표=새해에는 바른 정치, 희망과 변화의 정치를 이루도록 힘쓰겠습니다.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맑은 물처럼 저와 민주당은 우리 사회의 청정수가 되어 정치개혁과 사회개력에 앞장서겠습니다. 동문들께서도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金대표=저는 우리 동문 여러분들이 사회 곳곳에서 항상 시대정신을 대변해 왔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간혹 주변에서 「서울대 망국론」, 「서울대 폐교론」 등 극단적인 비판이 들려 올 때마다 대한민국의 주요 지도층으로 자리 잡고 있는 서울대학교 동문들이 국가에 대한 신성한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자성도 하게 됩니다. 새해에는 우리 서울대학교 동문들이 이러한 자기반성을 통해 21세기 지구촌의 중심인 동북아시아의 중심으로써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나가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