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호 2009년 4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프로페셔널한 융합전문가 키운다

서울대는 1946년 개교한 이래 많은 학과와 전공을 개설해 훌륭한 인재를 길러내었고 한국 최고의 대학으로서 높은 명성을 세계에 구축했다. 서울대는 짧은 역사 속에서도 꾸준히 개혁과 혁신을 거듭해 다양한 학문을 포용하는 종합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했다.
대학에서의 연구는 대학원이 중심이 되며 최근 대학원들은 새로운 학문과 지식을 창조하기 위해 더욱 전문화, 세분화되는 추세이다.
서울대도 일반대학원 외에 현재 8개의 전문대학원이 있으며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하 융대원)은 2009년 3월에 개원한 새내기이다.
융대원은 나노융합학과, 지능형융합시스템학과, 디지털정보융합학과에 석ㆍ박사과정이 개설돼 있다. 입학정원은 72명이고 전임ㆍ겸무교수 25명이 강의와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융대원은 서울 관악캠퍼스에도 일부 시설이 있으나 주위치는 경기도 수원시 광교테크노밸리이고 매우 훌륭한 교육과 연구시설, 기숙사를 완비하고 있다. 광교에 위치한 차세대융합기술원과는 긴밀한 연구협력을 통해 세계적인 융합 교육연구의 중심지로 발전하고자 한다.
왜 융합인가? 오랜 전통을 가진 성숙된 학문에서는 미시적으로 문제를 해체해 연구하는 경향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이로써 얻는 발견으로서는 신학문이나 신지식이 더 이상 탄생되기 어렵다는 것이 경험으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신지식의 창조 내지 이에 따른 신산업의 탄생을 위해 학문 사이의 폭 넓은 교류 내지 융합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됐다. 특히 최근 공학, 자연과학, 의학, 인문학, 사회과학 등이 융합한 성공사례가 급증하면서 융합이 21세기 지구촌을 달구는 키워드로 각광을 받게 됐다.
융합에 대한 관심은 2001년 미국에서 발간된 보고서에 컨버전트 테크놀로지가 언급되면서 시작됐다. IT, BT, NT, CT 등이 융합하면 거대한 신기술과 산업이 등장할 것으로 예견됐다.
이후 융합은 의약학, 인문학, 경제학으로 범위를 넓혔고 지구의 에너지, 환경 이슈를 해결할 가장 적절한 수단으로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도 융합이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고도성장을 지속할 신성장동력으로 채택됐고 융합 관련 연구 프로그램이 대폭 확충됐다.
융합의 성공은 그러나 탄탄한 융합 기초교육 없이는 매우 어렵다. 융합연구의 특성은 자유로운 마인드, 창의성, 넓은 시야가 기본적으로 요구되며 다른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이해는 필수이다.
특정 분야의 기존 전문가가 융합전문가로 탈바꿈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융합전문 인재를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육성하고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최초의 융합전문 교육기관
으로서 설립된 것이다.
융대원은 석ㆍ박사 재학생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융합전문가 교육을 실시할 것이다. 토론식 교육, 연구와 교육의 병행, 산학협동연구 필수화, 그리고 창의성 개발 프로그램으로 기존의 대학원 교육과 차별화를 이룰 것이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은 프로페셔널한 융합전문가를 키우는 전문대학원이다. `We Innovate'라는 슬로건을 내걸은 서울대의 신설 기관에 동문들의 뜨거운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