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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호 2009년 3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졸업생 제군! 愚公을 배우라



 대학 강의실은 4학년 2학기 때 큰 변화를 보인다. 사회 진출을 앞둔 대학생들의 고뇌와 방황으로 강의실 분위기가 어수선해진다. 이윽고 2월말의 학위수여식을 끝으로 젊은이들은 세상 밖으로 나가 모진 세파와 맞선다.

 금년은 2월 26일에 서울대학교 학위수여식이 있었다.

 식전은 졸업생 5천여 명이 입장할 때 80인조의 관악합주단이 에드워드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을 연주하면서 막을 열었다. 그 당당한 서주부는 졸업생 제군의 전도를 축하해 희망과 영광을 표현했다. 뒤따라 테너 朴賢宰교수가 `쾌활하게' 부르는 玄濟明의 `희망의 나라로' 역시 기대와 희망을 고무했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희망의 언덕을 찾아서 사회로 나가는 젊은이들에게 너무 엄혹하다. 경제 한파로 고용의 문이 꽉 닫혀있는 형편은 숨이 막힌다.

 우리는 젊은 관악인들이 지혜와 용기로 이런 시련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서 이겨내기를 당부하고자 한다.

 어리석은 90살 노인이 산을 옮겼다는 `愚公移山'의 우화는 刻苦하고 勉勵하는 인내와 작업의 정신을 표현한다. 우공은 가족을 모아놓고 집 앞을 가로막고 있는 두 개의 큰 산을 옮기기로 결의한다. 그는 이렇게 믿었다.

 `내 비록 얼마 못살고 죽지만 내겐 아들이 있다. 아들이 죽으면 또 손자가 있다. 우리 가족은 갈수록 점점 많아 질 터이고 산상의 돌은 갈수록 적어 질 터이니, 단지 결심만 세운다면 반드시 산을 옮길 수 있노라.' 일가는 고난과 辛苦를 두려워하지 않고 매일 쉬지 않고 산을 파니 상제가 감복해 산을 옮겨줬다는 얘기다.

 이 우화는 두 가지 교훈을 담고 있다. 하나는 각고면려의 정신이다. 또 하나는 끊임없이 이어가는 새 세대의 힘이다.

 졸업생 제군, 우공을 배우기 바란다.
                                                                                                                         〈安炳璨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