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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호 2009년 1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관악춘추

이 나라에 태어난 것만도 특권


새해가 밝았지만 경제위기로 우리의 미래는 불안정하기만하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에서 희망을 찾을 것인가?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 기적 같은 성취를 이룬 우리의 저력을 느끼며 희망을 가져야 한다. 반세기만에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를 이뤄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 우리의 참 모습이다. 기술개발과 시장개혁으로 세계 10대 교역국이 됐는가하면 첨단기술의 총아인 반도체 휴대폰은 물론 조선업에서 세계 1위에 올랐고 종합기계공업의 산물인 자동차도 빅5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 국민은 커다란 목표에 ‘올인’하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특히 스포츠에서 돋보인다. 수영과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양궁은 물론 골프에서도 우리의 재능은 세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명문팀 유니폼에는 우리 기업의 로고가 경쟁적으로 부착돼 세계인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런 저력으로 우리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선진스포츠의 근간인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도 준비 중이다.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문화에도 선진화 바람이 불고 있다.

영화, 뮤지컬, 오페라, 연극까지 고정관객이 넘쳐흐르고 미술전시 ‘샤갈’전에는 50만 인파가 넘치는 풍요로운 문화의 장을 볼 수 있다.

한류의 문화적 역동성은 연예, 디자인, 패션, 공예,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발휘되고 있다. 미래학자 ‘짐 데이토’는 한국을 드림소사이어티(꿈과 이미지를 파는 경제)에 진입한 세계 1호로 한류이미지를 평가했다. 월드스타 ‘비’는 노래도 잘하고 안무도 현란하지만 그의 성공은 뛰어난 마케팅기술을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세계를 매혹시키는 문화적 한류의 브랜드는 우리들의 영혼과 꿈이 묻어있다. 그런가하면 우리들의 감성을 흔들어주는 훈훈한 메시지들이 희망을 보여준다. 불우이웃돕기 ARS 모금전화가 불이 나는 것도, 청소년 야구선수가 프로입단 계약금을 떼어 모교에 기부하거나, 남몰래 숨어서 자선을 베푼 여배우의 선행에서 우리는 달라지는 젊은 세대의 기부문화에 큰 감동을 받는다.

지금 위기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우리의 기술력과 문화적 역동성은 다시 비상하는 역전드라마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 미국인의 추앙을 받는 토크쇼 MC ‘오프라 윈프리’가 어두운 과거를 떨치고 새 인생으로 탄생한 것이나, 미국의 새 대통령 ‘오바마’가 청소년 시절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고 일어선 일화들을 기억해보라.

새해에는 모든 희망이 성취를 이뤄 우리가 이 나라에 태어난 것을 특권으로 여길만큼 착각을 해보면 어떨까? <林炯斗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