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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호 2009년 1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녹색 철학과 토건 시책



1월 20일 취임할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組閣은 여러모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대선 경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과 빌 리처드슨을 각각 국무장관과 상무장관으로 내각에 전면 배치한 包容인사, 당ㆍ정권ㆍ지역을 불문한 蕩平인사 등.

 환경ㆍ에너지팀 조각은 더욱 돋보인다. `온실가스 감축과 녹색성장'이라는 화두에 걸맞게 경륜과 실전 경험을 갖춘 이들로 맞춤형 라인업을 구성했다.

 먼저 노벨상 수상자인 스티브 추 박사를 에너지장관에 발탁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한 적극적 온실가스 감축 의지의 소산이다. 내각의 환경ㆍ에너지 정책을 통합 조율할 이른바 `환경ㆍ에너지 차르(황제)'를 백악관에 신설하고, 최장수 환경보호청장 출신의 캐롤 브라우너를 앉힌 것은 오바마 정권에서 환경문제에 어느 정도 비중을 둘 것인지 짐작케 하는 인사다. 이들은 `그린 잡스 프로그램'으로 명명된 오바마 정권의 경기부양책을 주도할 세력이다.

 이에 따르면 대체에너지 개발 등 저탄소 녹색성장 부문에 매년 1백50억달러를 투입, 향후 10년 동안 5백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그린 뉴딜'이다.

 이 구상은 댐, 도로, 다리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는 고전적 경기부양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기 상황에는 절대로 채택해선 안 될 정책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고 있다. 대안으로 농업을 비롯, 제조업ㆍ정보기술(IT)ㆍ생명공학ㆍ금융 등 非土建 분야를 중심으로 경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논지다.

 우리 정부는 최근 14조원이 투입되는 4대강 정비사업을 비롯, 총 45조원 규모의 대대적 토건사업 시책을 확정했다. 1백층이 넘는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도 승인했다. 4대강 정비사업은 전문가들이 재앙 위험성과 경제성 없음을 경고한 대운하 사업의 선행 프로젝트 냄새를 폴폴 풍기면서, 첨예한 논란의 제2라운드를 향하고 있다. 그 선봉에 청와대 경제수석과 환경부 장관,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이 서 있다. 

 작년 8월 15일 건국 60주년 기념사에서 李明博대통령이 천명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철학은 실종된 지 이미 오래다.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그린 뉴딜'만 해도 그렇다. 새해에 2조8천억원을 들여 4만3천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 이 시책은 `무늬만 뉴딜'일뿐 진정한 의미의 녹색성장과는 거리가 있다. 단적으로 말해 미국 시책에서 이름만 빌려온 `짝퉁'이다. `녹색 철학'에 `토건 시책'이 용호상박하는 形容矛盾이라니!

 탄소 배출 9위 국가로 `발리 로드맵'이 적용되는 2013년부터는 싫어도 탄소저감 시책을 펴지 않을 수 없는 게 우리 입장이다. `그린 뉴딜'까지는 못 가더라도 녹색 철학을 무색케 하는 시도는 없어야겠다. 환경ㆍ에너지팀의 라인업 조정, 무엇보다 李明博대통령이 토건 마인드에서 한시바삐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녹색성장의 시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