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호 2004년 5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인사 취재, 괴롭고도 괴로운…
鄭燦龍 청와대 인사수석이 필자와의 전화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남 기자, 거 며칠 빨리 안다는 게 도대체 우리 사회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된다요』 인사내용을 물어보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옳은 말이다. 발표한 뒤 쓰면 그만이다. 오보의 위험도 없다.
그러나 취재기자는 그 몇 시간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몇 시간 빨리 쓴 타사의 인사특종기사에 한없는 절망감에 사로잡히고, 몇 시간 빨리 쓴 내 기사에 홀로 화장실에서 웃는다.
鄭수석의 말을 십분 인정해도, 적어도 기자 중에서는 인사취재가 취재의 백미라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대통령의 힘은 인사에서 나온다. 대통령이 장관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것도 인사 때문이다. 모 장관이 개각대상에 올랐다면 그 장관이 있는 부처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거나 뭔가 다른 숨겨진 일이 있다는 얘기다. 정확한 인사취재는 그러한 「숨겨진」 내막에 좀 더 접근했다는 방증인 셈이다. 하지만 기자들에게, 인사취재는 괴롭고도 괴롭다. 친한 취재원들도 인사문제 만큼은 입을 닫기 일쑤고, 정보는 늘 부족하다. 필자는 2003년 대통령직 인수위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청와대에 국민일보 2진으로 출입했다. 주요 인사철이 돌아오면 기자실에서는 한숨이 터져 나온다. 언제 「물」먹을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부터, 인사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일찍 집에 들어가기는 다 틀렸다는 괴로움까지 겹친 한숨이다. 기자들은 농담 삼아 인사취재를 「짝맞추기」 「스무고개」 「숨은 그림 찾기」에 비유한다. 인사철이 돌아오면 기자들은 『자 다시 짝맞추기 시작해야지』라며 서로를 격려한다. 참여정부 첫 조각 때의 일이다. 대부분 장관의 윤곽이 드러났지만, 교육부총리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었다. 결국 첫 조각발표에서 교육부총리는 빠졌다. 첫 조각발표일 오후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모 취재원으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당시 교육부총리 후보로 全聖恩․尹德弘․吳 明 등이 거론되던 때다. 취재원은 『연대 총장을 주시하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필자는 후속기사에서 「김우식 연세대 총장 교육부총리 유력 거론」이라고 썼다. 당시에는 맞는 기사였다. 하지만 그 기사는 결국 오보로 판명됐다. 필자는 金雨植 후보론을 치고 나갔지만, 막판에 「전성은 김우식 경합」 「전성은 유력」으로 방향을 잡았다가 尹德弘교육부총리가 임명됨으로써 대형 오보를 날린 셈이 됐다. 유력 취재원의 「워딩」을 확대 해석한 참담한 결과였다. 연세대 金雨植총장이 다시 필자의 기사에 등장한 것은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후였다. 文喜相비서실장의 사퇴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기자들의 관심은 후임 비서실장에 집중됐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숱한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朴世逸․金秉準․尹聖植․李憲宰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짝맞추기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신뢰할만한 취재원으로부터 金雨植총장의 이름을 다시 들었다. 저간에 얽힌 뒷이야기와 함께였다. 문제는 기사화였다.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몇 곳의 취재원들로부터 「가능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金雨植총장과도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金총장은 부인했다. 金총장의 부인과도 통화했지만, 역시 부인했다. 본인이 부인하는 사실을 확정적으로 쓸 수는 없었다. 결국 「김우식 비서실장 거론」으로 박스기사가 나갔고, 일주일 뒤 金총장의 비서실장 내정사실이 알려졌다. 또다시 인사철이 돌아오고 있다. 지금쯤 숱한 기자들이 짝맞추기와 숨은 그림 찾기에 돌입했을 것이다. 기자들만 바빠진 것은 아닐 것이다. 장관을 꿈꾸는 수많은 후보자도 물밑 작업에 들어갔을 것이고, 장관과 수석과 공기업 사장을 골라야 할 청와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실에서도 막후 작업이 한창일 터이다. 당연히 이들은 입을 닫을 것이고, 그 이면을 들여다봐야 할 기자들은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몇 년간의 인사취재를 통해, 어떤 자리에 있는 사람은 그만한 자격이 있다는 믿음이 생겨나고 있다. 「국회의원 되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나야 한다」는 얘기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시간이 흐를수록 깨닫는다. 그러한 자격을 골라내는 능력, 그런 자격을 만들어내는 능력, 그런 자격을 엿볼 수 있는 취재가 어우러지면 우리는 이번 인사에서 좋은 인사권자, 훌륭한 내정자, 훌륭한 기자를 볼 수 있을 듯하다. 그 모든 이들에게 마음으로부터의 박수를 보낸다.
鄭수석의 말을 십분 인정해도, 적어도 기자 중에서는 인사취재가 취재의 백미라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대통령의 힘은 인사에서 나온다. 대통령이 장관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것도 인사 때문이다. 모 장관이 개각대상에 올랐다면 그 장관이 있는 부처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거나 뭔가 다른 숨겨진 일이 있다는 얘기다. 정확한 인사취재는 그러한 「숨겨진」 내막에 좀 더 접근했다는 방증인 셈이다. 하지만 기자들에게, 인사취재는 괴롭고도 괴롭다. 친한 취재원들도 인사문제 만큼은 입을 닫기 일쑤고, 정보는 늘 부족하다. 필자는 2003년 대통령직 인수위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청와대에 국민일보 2진으로 출입했다. 주요 인사철이 돌아오면 기자실에서는 한숨이 터져 나온다. 언제 「물」먹을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부터, 인사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일찍 집에 들어가기는 다 틀렸다는 괴로움까지 겹친 한숨이다. 기자들은 농담 삼아 인사취재를 「짝맞추기」 「스무고개」 「숨은 그림 찾기」에 비유한다. 인사철이 돌아오면 기자들은 『자 다시 짝맞추기 시작해야지』라며 서로를 격려한다. 참여정부 첫 조각 때의 일이다. 대부분 장관의 윤곽이 드러났지만, 교육부총리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었다. 결국 첫 조각발표에서 교육부총리는 빠졌다. 첫 조각발표일 오후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모 취재원으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당시 교육부총리 후보로 全聖恩․尹德弘․吳 明 등이 거론되던 때다. 취재원은 『연대 총장을 주시하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필자는 후속기사에서 「김우식 연세대 총장 교육부총리 유력 거론」이라고 썼다. 당시에는 맞는 기사였다. 하지만 그 기사는 결국 오보로 판명됐다. 필자는 金雨植 후보론을 치고 나갔지만, 막판에 「전성은 김우식 경합」 「전성은 유력」으로 방향을 잡았다가 尹德弘교육부총리가 임명됨으로써 대형 오보를 날린 셈이 됐다. 유력 취재원의 「워딩」을 확대 해석한 참담한 결과였다. 연세대 金雨植총장이 다시 필자의 기사에 등장한 것은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후였다. 文喜相비서실장의 사퇴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기자들의 관심은 후임 비서실장에 집중됐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숱한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朴世逸․金秉準․尹聖植․李憲宰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짝맞추기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신뢰할만한 취재원으로부터 金雨植총장의 이름을 다시 들었다. 저간에 얽힌 뒷이야기와 함께였다. 문제는 기사화였다.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몇 곳의 취재원들로부터 「가능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金雨植총장과도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金총장은 부인했다. 金총장의 부인과도 통화했지만, 역시 부인했다. 본인이 부인하는 사실을 확정적으로 쓸 수는 없었다. 결국 「김우식 비서실장 거론」으로 박스기사가 나갔고, 일주일 뒤 金총장의 비서실장 내정사실이 알려졌다. 또다시 인사철이 돌아오고 있다. 지금쯤 숱한 기자들이 짝맞추기와 숨은 그림 찾기에 돌입했을 것이다. 기자들만 바빠진 것은 아닐 것이다. 장관을 꿈꾸는 수많은 후보자도 물밑 작업에 들어갔을 것이고, 장관과 수석과 공기업 사장을 골라야 할 청와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실에서도 막후 작업이 한창일 터이다. 당연히 이들은 입을 닫을 것이고, 그 이면을 들여다봐야 할 기자들은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몇 년간의 인사취재를 통해, 어떤 자리에 있는 사람은 그만한 자격이 있다는 믿음이 생겨나고 있다. 「국회의원 되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나야 한다」는 얘기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시간이 흐를수록 깨닫는다. 그러한 자격을 골라내는 능력, 그런 자격을 만들어내는 능력, 그런 자격을 엿볼 수 있는 취재가 어우러지면 우리는 이번 인사에서 좋은 인사권자, 훌륭한 내정자, 훌륭한 기자를 볼 수 있을 듯하다. 그 모든 이들에게 마음으로부터의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