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8호 2008년 11월] 뉴스 본회소식
동문기업 탐방
(주)시뮬레이션테크

지난 10월 17일 모교 관악캠퍼스 총장실에서 공대 `슬로싱실험동' 증축을 위한 약정식이 열렸다. 발전기금 3억원을 쾌척한 주인공은 선박용 기자재 전문업체인 (주)시뮬레이션테크(STI)의 金大奎(조선공학8488)대표.
그는 "우리나라가 조선산업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슬로싱기술은 아직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어 많은 로얄티를 지불하고 있다"며 "작은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술개발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기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증축 예정인 `슬로싱실험동'에서는 LNG선박 제작에 핵심적인 기술인 슬로싱의 해석과 연구를 하게 된다.
金대표는 지난 2001년 후배 한 명과 시뮬레이션테크를 창업해 현재 40여 명의 직원이 있으며 부산과 해외에 지사까지 둔 연간 4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金대표는 회사연구소에 공학박사만 6명을 보유할 정도로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다.
모교 졸업 후 영국 서섹스대에서 인공지능분야를 연구, 공학박사학위를 받은 金대표는 13년간 대우조선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 후 탄탄한 대기업의 연구직을 버리고 벤처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처음에는 선박 관련 기자재를 수입에만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형편이 안타까워 시작하게 됐다"며 "시장규모가 큰 선박 시뮬레이션 관련 업종은 현재 세계시장에서 블루오션과 같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분야이기에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얼마전 시뮬레이션테크는 세계 최소형 선박용 블랙박스를 자체 기술로 개발, 해외 수출까지 성사시켰다. 해상 선박사고 조사에 필수인 선박용 항해기록장치(VDR : Voyage Data Recorder) 40대를 일본, 이탈리아, 싱가포르, 태국 등 4개국 선주회사에 공급, 창업 7년만에 해외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시뮬레이션테크가 개발한 VDR은 1년간 국제해사기구(IMO)산하 인증기관인 MED(유럽)와 USCG(미국)의 까다로운 인증테스트를 모두 통과, 이 같은 결실을 거뒀다. 이 제품은 기능면에서 일본, 덴마크, 스웨덴 등에 뒤지지 않는데다 크기가 가로․세로 60㎝, 높이 36㎝로 상용화된 제품 중 가장 작다. 또 3천t급 중소형 선박에 장착이 가능하며, 가격 역시 대당 1천5백만원대로, 보통 대당 4천만원인 기존제품의 절반가격도 안 된다. 핵심부품과 운용프로그램 모두를 국산화하면서 원가를 대폭 줄인 탓이다.
시뮬레이션테크는 VDR 외에도 선박용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 LNG선용 ESDS(긴급차단장치) 등 다수의 선박용 기자재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모두 고기술 제품으로 기술적 난이도와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 STI가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시뮬레이션테크는 선박기기 개발에 머물지 않고 특수선 조선사업분야에도 진출했다. 지난 6월 수출용 소방선 1척을 수주한 것. 조선경험은 없지만 선주는 회사와 金대표의 능력을 인정해 이 거래가 성사됐다.
金대표는 "협의 중인 추가 선박수주가 마무리되면 명실공히 국내 특수선 제작 전문회사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산업시장을 개척하는 안목을 가진 그는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위해서 후학양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문지식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정보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산업을 책임질 일꾼을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모교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표현했다.
모교에 발전기금을 출연한 金대표는 앞으로도 기회가 되는 대로 후배들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