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호 2004년 5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서울대 폐지론」에 대처하자
서울대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들어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번에 제기된 서울대 폐지론은 그 기세가 종전과 다르다. 결코 일과성 발언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국․공립대 통합전형과 공동학위제 등을 17대 총선 공약으로 내건 민노당이 원내진출에 성공함으로써 「서울대 폐지」의 공론화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벌써부터 새 국회에서 서울대 폐지문제 등을 다룰 교육개혁특위 구성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국회에서 여당인 우리당과 제3당으로 부상한 민노당 사이에 개혁을 내세운 정책공조의 가능성이 커진 것도 주목할 요인이다. 서울대 폐지론을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될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盧武鉉대통령의 『좋은 학교 나오시고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분…』 같은 발언도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물론 서울대 폐지론과는 무관하게 나온 발언이지만 명문대에 대한 대통령의 특이한 인식을 읽게 한다. 盧武鉉정부의 대학정책도 서울대 폐지론과 맥락을 같이 하는 인상이다.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서도 검토하고 있다는 「국립대 공동학위제」란 사실상 서울대를 폐지하자는 주장과 다름없다. 국립대 재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서 학점을 따고 졸업장에도 학점을 이수한 국립대의 총장이름이 병기되는 이 제도가 실시되면 국립대간 구별이 무의미해지고 서울대 위상이 추락할 건 뻔하다. 무한경쟁시대의 국가경쟁력은 고등교육의 질과 직결돼 있다. 한국 최고라는 서울대는 지금 세계대학 랭킹 1백50위권 밖에 있다. 그런 서울대를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하향평준화의 표적으로 삼다니,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평등사회는 서울대를 끌어내려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좋은 대학을 더 많은 분야에서 보다 많이 육성해 나가는 것이 발전적 해법이다. 서울대는 국가경쟁력의 원천이요 상징이다. 서울대가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는 외침은 서울대인들의 이기적 과장이 아니다. 서울대가 「세계 Top 10 대학」으로 웅비하겠다는 건 서울대의 꿈을 넘어 무한경쟁시대에 한국이 살아남기 위한 국가적 지향이어야 마땅하다. 서울대는 사명감을 갖고 「서울대 죽이기」에 적극 맞서야 한다. 우리 23만 서울대 졸업생들도 그 투쟁의 동반자로 나서야 한다. 모교를 잃지 않으려는 애교심의 차원을 넘어 진정으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애국의 길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