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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호 2008년 10월] 오피니언 동문기고

끝없는 배움은 장수에 이르는 첩경



 1백세 넘도록 장수하신 분들을 만나보면 아직도 자신의 삶에 대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본다.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만난 어떤 1백세인은 자식이 상당한 재력가인데도 불구하고 집안에서 나오는 모든 폐품성 물건들은 모아다가 바구니를 만들고 삼태기를 짜는 등 무엇인가 새롭게 개발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한 어떤 산골 마을에서는 80∼9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나뭇가지 볏짚 등을 이용해 소품으로 지게, 가마니, 삽, 도리깨, 장승 등의 민속품을 만들기도 했으며 더욱 나아가서 노인들 스스로 인터넷을 이용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모습도 보였다.
 1백세가 됐어도 당신들이 즐겨 불러왔던 소리와 시조를 여전히 낭랑하게 읊조리는 모습을 보며 이분들의 지적 능력에 대해서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1백세 장수인들의 삶이 가르쳐준 건강 장수를 위한 가장 중요한 명제는 나이에 상관하지 말고 항상 노력하라는 점과 그리고 머리를 사용하라는 너무도 간단한 진리이다. 이와 같은 명제를 이행하기 위한 실천적 행동 방안은 무엇일까?
 바로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항상 배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이 배움을 회피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되지 않는다.
 지리산 자락 구례에서 만난 1백세 장수 할아버지 한 분은 찾아간 필자에게 수인사를 하자마자 “溫故而知新이 무슨 말인지 아는가”하며 일장 강연을 하셨다. 할아버지는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지금도 책을 읽으시는 晝耕夜讀의 어르신이었다. 바로 이러한 생활패턴이 이분을 백세가 돼도 당당하게 사시도록 해준 것이다.
 사실 노화현상을 연구하면서 노화의 본질적 특성으로 거론되는 비가역성과 불가피성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가져왔다. 늙으면 그만이고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가? 그러나 실제 노인 조사를 하면서 사람마다 늙어가는 속도가 너무 다르고, 같은 사람에서도 장기마다 늙어가는 패턴이 다르다는 점을 통해 노화현상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또한 노화세포가 젊은 세포들보다 환경적 스트레스에 대해 보다 더 저항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통해 노화현상이란,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한 적응현상의 일부임을 밝힌 바 있다.
 어떤 사람은 여든이 넘었는데도 40대 못지 않은 체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90이 됐는데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노화의 이러한 개인 차이를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을 장수인들의 생활패턴에서 귀납할 수 있지 않을까? 시간적으로는 `언제나 계속 쉼 없이'라는 현재 진행형적 요소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강 장수의 충분조건이 되고 있고, 공간적으로는 `머리를 써서 현상에 적응하는 노력을 하라'는 요구가 장수의 필요조건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들을 완벽하게 갖추기 위한 행동 방안으로 가장 중요한 요건은 바로 배워야 한다는 진리이다. 배워야만 주변의 환경의 변화에 대해 능동적으로 적응해 나갈 수 있다. 배우지 않으면 변화되는 세상에서 따돌림 받게 되고 생활 속에서의 즐거움을 찾을 수 없게 된다.
 늙었다는 이유로 무엇을 못한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 다만 뜻을 세워 하지 않는 자신을 탓해야 한다. 나이가 아무리 들었더라도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나 배움의 자세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건강 1백세 장수인에서 이미 보았을 뿐 아니라 바로 이러한 배움의 자세가 노화를 극복하고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원리임을 가르쳐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