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호 2008년 10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불황을 이기는 법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뒤이은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의 줄도산으로 분위기가 참 흉흉합니다. 전 세계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2002∼2006년까지의 호황기를 지나 본격적인 조정기에 들어선 와중에 미국발 금융쇼크가 터지면서 체감고통이 더욱 큰 것 같습니다.
국내 역시 부동산값이 2∼3배씩 뛰어올라 자다가도 웃음이 나오고 중국펀드에 투자했던 한 아파트 아줌마들이 6개월 만에 1백% 수익을 얻어 단체로 홋카이도 여행을 다녀왔다는 얘기가 나왔던 게 멀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단군이래 5천년 만에 최대 호황이었다는 해설까지 나왔을까요.
하지만 열매가 달았던 만큼 그 뒤의 고통은 만만치 않습니다. 주식·펀드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60% 이상 손해를 본 채 냉가슴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월급쟁이 남편보다 짬짬이 펀드 투자로 목돈을 벌어 큰소리 탕탕쳤던 아줌마들이 최근에는 남편 눈치만 보며 가정경제의 주도권을 잃어버렸다지요.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2006년말 끝무렵에 몇억씩 대출 받아 뒤늦게 아파트 장만을 했던 제 대학동창은 뚝뚝 떨어지는 아파트 시세를 확인할 때마다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간다고 하소연합니다. 매달 올라가기만 하는 대출이자 때문에 두 아들놈 학원도 끊었다지요. 요즘 누구를 만나든 신세타령이고 한숨 소리만 큽니다.
하기야 경제기자 생활 18년째입니다만 `경제가 너무너무 호황'이라거나 `돈이 쌓여서 죽겠다'거나 `사업이 너무 잘돼서 기절할 지경'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호황은 소리소문 없이, 부지불식간에 지납니다. 호황때는 호황인 줄 모르고 지나갔는데 느닷없이, 천둥같이 불황이 닥쳐오면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지난 97년의 외환위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위기가 기회'라는 것이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기회는 뒷모습만 보입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그때가 기회였다는 푸념들을 늘어놓지요.
기회의 앞머리를 낚아채는 기술은 없을까요? 제가 부동산 분야를 취재하다 보니 부동산에서는 무조건 `발품'이 최우선이더군요. 주식에서는 `공부'입니다. 발품 부지런히 팔고 공부 열심히 하십시오. 툭툭 떨어지는 가을 밤송이처럼 기회가 널려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