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호 2008년 8월] 오피니언 동문기고
다문화 가족 음악방송

현재 우리나라 농어촌 총각의 41%가 외국 여성과 결혼하고 다문화·다언어 가정이 20만 가구에 달한다. 한국에 이주한 외국인 노동자도 해가 갈수록 급증해 이제 우리나라에 상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이미 1백20만명을 넘어 우리 사회는 명실공히 다문화·다민족 사회에 진입했다.
그러나 많은 상주 외국인들이 단일 민족의 동질성과 민족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유난히 강한 우리 사회에 정착해 살아가면서 겪는 갈등과 어려움이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최근 들어서는 다문화 가정의 어려움과 슬픈 일이 거의 매일같이 우리 언론에 보도돼 우리를 안타깝고 답답하게 하고 있다.
특히 언어 소통의 어려움, 사회·문화적 고립과 편견, 가정폭력, 열악한 자녀교육환경, 취약한 보건의료서비스 등으로 이들이 겪는 사회·문화적 충격과 갈등은 갈수록 심각해져 우리 사회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중대한 과제의 하나로 등장하게 됐다.
2008년 3월 설립된 웅진재단은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주목하면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소외계층이 돼가고 있는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재단의 첫 번째 그리고 우선적 사회문화복지사업으로 외국 이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 가족 음악방송을 추진하게 됐다. 우리나라 건국 60주년이 되는 2008년 8월 15일 첫 전파를 내보낼 이 방송은 외국 이주민들을 문화적으로 따뜻하게 보듬고 이들과 이들의 2세가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는 건강한 공동체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촉매자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 방송은 웅진재단이 디지털 스카이넷과 제휴해 `디지털 라디오 KISS'의 한 채널을 공동 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스카이라이프 오디오 채널 855와 케이블방송 C&M 채널 811로 매일 24시간 방송된다.
웅진재단은 이 방송의 1단계로 올해는 국내 거주 이주민이 많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필리핀 고유언어와 영어 병행), 태국 등 4개 국어, 2단계로 내년 중 일본, 몽골,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아랍권을 위해 4개국 언어 방송을 추가할 예정이다.
해당 8개국 원어민 앵커가 각각 자국 언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진행할 이 방송의 `음악과 교양프로그램'은 그들 나라의 음악, 시, 수필 등을 소개해 다문화 가족의 문화적 정체성과 자긍심을 높이면서 한국의 전통문화 예절도 배울 수 있게 편성된다. `생활정보프로그램'은 임신, 출산, 육아, 보건·의료, 자녀교육, 응급안내, 가정·법률상담, 취업정보 등 한국생활 적응과 자조·자립 의지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구성되며 생활 한국어도 가르칠 계획이다.
원어민 앵커가 해당국 음악과 문화를 소개하는 방송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어려운 사업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본격적인 다문화·다민족·세계화 시대로 진입한 시점이라 오히려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웅진재단은 이 방송이 외국 이주민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고 나아가 우리 국민이 외국인과 외국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는 데 도움을 주고 우리 방송의 세계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문화 가족 음악방송이 앞으로 국내거주 결혼이민자, 이주노동자, 외국인 유학생 등이 겪고 있는 사회·문화적 갈등을 완화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등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을 지향하는 소통자 겸 문화도우미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