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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호 2008년 7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鄭址雄 모교 농경제사회학부 명예교수


서울대가족

鄭址雄 모교 농경제사회학부 명예교수

부인·형·장남·처제 내외 등 10명이 동문
여름 가족캠프 계획 … “작은 일에 감사하며 살아요”


1973년 필리핀에선 어느 동양인 부부에 대한 작은 기사가 신문에 게재됐다. 국립필리핀대에서 지역사회개발전공 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鄭址雄(교육행정58­62 모교 농경제사회학부 명예교수)·金智子(교육학59­63 서울교대 초등교육과 명예교수)동문 부부에 대한 내용이었다.
 
“제가 농촌 사회교육 및 개발학자로서 농촌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아내 역시 사회교육분야에서 여성 및 평생교육에 관심이 많아 비슷한 분야를 전공한 교육자로서 늘 함께 연구하고 공부하게 됐어요. 1991년엔 부부가 함께 오클라호마대 계속교육연구소에서 자기주도학습법을 연구해 이를 국내에 전파하기도 했죠.”
 
이렇듯 鄭址雄동문 부부는 1974년부터 현재까지 거의 모든 국내외 학회를 비롯해 농촌·사회교육과 관련된 학술저널에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아시아농촌인간자원개발협의회, 한국지역사회발전학회, 한국평생교육협의회 등을 창립해 지역사회개발분야에 기여해 왔다.
 
특히 부인 金智子동문은 동아방송에서 국내 최초의 여성 방송기자로 맹활약했으며 한국걸스카우트 서울연맹장, 한국여성사회교육회 초대 회장, 제1회 미국 전국여성대회 한국대표 등을 지냈다. 이 부부가 서로의 분야를 뒷받침해주며 멋진 콤비를 이룰 수밖에 없었던 또다른 이유가 있다. 다름 아닌 鄭址雄동문의 시력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부인 金智子동문은 “남편은 아이디어가 풍부한 사람이에요. 어떤 이론을 생각해 내면 계속해서 거기에다 살을 붙여 다른 이론들과 접목을 잘 시키죠. 시력이 좋지 않다 보니 머리 속에 차곡차곡 담아뒀다가 그것을 저에게 풀어내면 제가 받아서 잘 정리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채워주다보니 자연스레 모든 일을 함께 해온 거죠.
 
또 천상 교육자에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제자들에게 아낌없이 쏟는 사람이고, 아들과 두 딸에게도 자상한 아버지죠. 지금도 과일을 먹거나 누가 약 먹을 시간이 되면 먼저 와서 챙겨주고, 제가 운전을 하면 아이들에게 전화하는 건 남편 몫이죠. 아이들이 어릴 땐 제가 출장갈 일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남편이 아이들을 불러놓고 엄마가 왜 집을 비워야 되는지 설명하고 저 대신 아이들과 자곤 했죠.”
 
鄭址雄동문의 형 鄭址賢(농학53­57 前농림부 근무·前반도실크 사장)동문과 장남 鄭光鎬(분자생물86­90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동문이 모교를 졸업했다.
 
또 2남6녀 중 3녀인 부인 金智子동문 가족 중에는 처형 金美子(수학교육56­60 前불암중 교장)동문, 처제 金喜子(독어교육67­71 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전공 교수)·金仁子(성악71­75)동문을 비롯해 다섯째 동서 洪允杓(국문60­64 前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동문과 막내 동서 故 姜英培(수의학67­71 前수의과학연구소 근무)동문 그리고 처조카딸 姜恩珠(대학원05입)동문이 모두 서울대인이다.
 
金智子동문은 “선친께서 초등학교 교장을 지내셔서 형제 대부분이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어요. 동문은 아니지만 첫째 언니(蓮子)는 현재 안양에 있는 노인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고 제 바로 아래 동생(德子)은 초등학교 교사로 퇴임한 후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둘째 언니(美子)는 리더십이 뛰어나 길을 잘 닦아주면 동생들은 그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됐어요. 둘째 동생(喜子)은 사람을 잘 다룰 줄 알고 어떤 이야기든 그렇게 재미있게 풀어나갈 수가 없어요. 막내 동생(仁子)은 교회에서 음악봉사활동에 열심인데, 조카딸(姜恩珠)도 남편과 함께 아카펠라 모임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고요. 恩珠 역시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교육에 관심을 갖게 돼 모교에서 영어교육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鄭址雄동문 부부처럼 같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처제 金喜子동문과 남편 洪允杓동문은 현재 연변대 교환교수로 있다. 洪允杓동문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모교 교수시절 절친했던 동료교수의 친구가 다름 아닌 洪允杓동문이었어요. 동료교수와 합동작전을 펼쳐 처제를 소개시켜줬죠. 특히 洪동문은 23회 세종문화상(학술부문)을 수상한 한글학자로서 국어문화 및 정보화 발전에 앞장서 평생을 국어연구에 바쳤습니다. 가족간 대화가 많은 편이라서 동서끼리 모이면 저마다 재미난 일화들을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여기에 장남 光鎬와 두 사위가 모두 동갑이라 이들 셋이서 허물없는 분위기로 대화에 참여하다보면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죠.”
 
鄭址雄동문 가족은 8월 1일부터 3일까지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주관하는 가족캠프에 참가할 계획이다.
 
“가족 모두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보니 자녀들에게 특별히 당부하는 것이 없어요. 아이들이 주일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다보면 그 속에서 좋은 친구와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좋은 말씀을 듣게 되니 그게 교육이죠. 우리 부부는 스스로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발견하게 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옆에서 분위기만 만들어주면 된다고 봐요. 아내 이름이 `지자'잖아요. 본인도 그래요. 이기는데 연연하지 말고 져주는 마음으로 작은 일에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자고요.
 
벌써 여름이네요. 주변에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참 많아요. 손자들과 함께 올해 여름도 신나게 보내볼까 합니다.” 〈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