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호 2008년 7월] 기고 감상평
서울대 대통령을 꿈꾸며
서울대 대통령을 꿈꾸며
필자는 지난번 李會昌씨가 대선에서 떨어지고 盧武鉉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 이 난을 통해 서울대 출신들의 인간적 풍모의 모자람과 카리스마의 모자람에 대해 논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李明博씨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다시 이 난을 통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충동을 느낀다. 李明博씨는 현대에서 故 鄭周永씨의 눈에 들어 고속출세를 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서울시장 재직시 청계천 물이 다시 흐르게 한 점과 버스 환승제 등이 치적으로 곧잘 언급되고 있다. 그런데 현대에서 일할 때나 서울시장으로 일할 때를 생각해 보면, 그때는 자기가 어떻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고 나면 그 다음엔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뚝심이 빛을 발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그게 아니다. 대통령직은 그렇게 자기가 결정했다고 해서 뚝심으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필자는 이번 쇠고기 파동이 그런 李明博대통령의 기질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지난번 미국을 방문했을 때 盧武鉉대통령 시절에 소원해졌던 한·미관계를 다시 굳건하게 하는 계기로 아마도 부시에게 무언가를 선물했을 것이고, 그게 바로 미국 쇠고기 수입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래서 그런 대통령의 심중이 전해지면서 바로 쇠고기 협상이 급진전되고 미국이 원하던 대로 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문제다. 정말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좀 더 일을 신중하고 주도면밀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런다고 별 문제 있겠어 하고는 밀어붙인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필자는 그런 의미에서 서울대 출신 대통령의 등장을 학수고대한다(金泳三 前대통령은 일단 예외로 하겠다). 아마 지난번 정권 시절에는 공공연히 서울대를 싸잡아 비난하는 말들이 무성했고, 심지어는 서울대를 없애자는 말까지 나왔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필자의 이 말을 듣고 또 분개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인다면 역시 서울대 출신들이 똑똑하다. 어쩔 수 없다. 서울대 출신이 대통령을 한다면 적어도 일을 무턱대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이런저런 일들을 다 세심하고 날카롭게 예상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하면서 일들을 할 것이다.
그리고 서울대 출신 자신들도 반성해야 한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듯, 인간적 체취의 모자람과 카리스마의 모자람도 그렇지만, 서울대 출신 스스로가 지식인이라는 속물적 근성에 사로잡혀 반골로 나가면 진보인양 행세하려 들거나 또는 반대로 체제에 순응하는 관료적 근성에 안주하거나 하는, 구역질나는 행동들을 스스로가 하지 말아야 한다.
어쨌거나 필자는 서울대 출신 대통령을 꿈꾼다. 필자의 이 말에 역겨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박수를 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말은 우리나라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진심에서 우러난 말이라는 것만은 알아줬으면 한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 옥스퍼드나 캠브리지 출신 총리, 미국의 경우 하버드나 예일 출신 대통령 등이 비교적 많다는 사실과 우리나라를 비교해 보면, 서울대 출신들이 얼마나 국민의 신망을 얻지 못하고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한 자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