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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호 2008년 7월] 기고 감상평

`생명공학연구동' 건립에 참여를 …


특별기고

`생명공학연구동' 건립에 참여를 …


최근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광우병의 위험성 논란이 뜨거운 이슈이며, 이보다 더 무섭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닭·오리의 질병인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 Avian Influenza) 또한 우리 사회의 큰 관심거리입니다. 두 질병 모두 동물 유래 질병으로서 사람에게도 전파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이른바 `인수공통질병(Zoonosis)'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인수공통질병은 전 세계적으로 1백80여 종 이상이 알려져 있으며, 이들 중에는 AI, 광견병(Rabies)과 같은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 브루셀라, 대장균 O-157 등 세균에 의한 질병 및 곰팡이, 기생충성 질병을 비롯해 병원체의 침입이 아닌 정상 단백질이 어떤 요인에 의해 비정상적인 단백질로 변형이 일어남으로써 질병을 일으키는 광우병과 같이 매우 다양한 질병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수공통질병을 차단하고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의학을 중심으로 인체 및 동물의 질병 역학, 면역학, 미생물학, 분자생물학, 신속한 진단을 위한 마이크로칩 등의 공학, 생산성과 관련된 농생명과학, 치료 예방약 개발을 위한 약학 등 모든 생명공학 관련 학문들의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체계 확립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이미 서울대에서는 수의학, 의학, 치의학, 약학, 자연과학, 공학, 농생명과학 및 경영학까지 참여하는 생명공학공동연구원(BioMAX Institute)을 발족해 융합학문의 긴밀한 협조 체제 구축을 통한 공동 연구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최근에 주요한 사회적 이슈로 자주 등장하는 인수공통질병연구의 한 복판에 서 있는 수의학은 전반적인 모든 학문을 한데 어우러 공론에 대한 핵심적인 결론과 대책을 함께 제공해 나가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비단 인수공통질병뿐 아니라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기초연구 결과를 도출하고 그 가능성을 파악한 후 사람에게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필수적 사전연구 단계에서의 수의학의 역할이 돋보이게 하는 `성체줄기세포 연구', 우리 사회에 인류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반려동물(개, 고양이, 말 등)이나 맹인 안내견,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마약 탐지견, 폭발물 탐지견 등의 `동물 복제 연구'도 미래 수의학을 중심으로 한 융합학문 연구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과제입니다. 이는 마치 커다란 선박을 만들어 내는 조선소와 같이 수많은 분야가 어우러지는 기술의 종합과 융합의 산물과도 흡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물론 우리 대학도 이러한 생명공학 분야를 총망라하는 생명공학 공동연구의 공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나 우리 대학의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입니다.

과연 20년 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니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어 갈 분야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한 가지 분야에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특색과 전문성을 한데 모은 융합학문을 중심으로 미래를 대비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비전과 미래를 대비한 연구는 단지 학계뿐 아니라 산업계 및 연구소 등이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옆에 흉물스럽게 건설이 중단된 채 자리잡고 있는 소위 `황우석연구동'을 질곡의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상징인 `생명공학연구동'으로 탈바꿈해 미래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미 이를 인식한 식품안전 연구(food safety) 및 줄기세포 상용화 연구(stem cell research)와 관련 산업체 연구기관들이 투자와 공동연구를 제안해 생명공학연구동 추진을 진행 중에 있으며(이미 약 2백억원 모금 완료) 이는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전문 생명과학 분야가 함께 모여 미래의 재앙을 대비하는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서는 광우병, AI 등 다양한 인수공통질병을 연구할 수 있는 안전한 특수 시설(생물안전 3등급 시설·BioSafety Level 3 facility)의 설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 시설을 생명공학연구동 내에 신설해 연구와 기술개발의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생명과학 융합학문과 기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결실의 꽃을 피우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의 기술! 융합학문에 의한 신기술 개발! 생명공학연구의 총체적 집합! 이는 우리나라의 수의학과 생명과학을 한 차원 높게 이끌고 갈 수 있는 커다란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서울대 생명공학연구동 재건축에 참여하실 동문, 독지가, 기업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서울대 생명공학연구동 재건축추진위원회 877-2691·880-1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