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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호 2008년 6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광우병,이질 같은 식이성 질병의 일종"


“광우병, 이질 같은 식이성 질병의 일종”
“미국에 수입국으로서 권리 주장 바람직”

무엇보다 먹는 것 조심해야
공기·키스·흙 통해선 전염 안돼
광우병 요인 99%는 SRM에 존재
소 연령보다 뇌·척수·내장이 문제

세계적 감소는 철저한 방역 덕
국내 유통·검역 관리 강화해야
30개월 이상 소 전수검사 요구
위험 가능성 인정·대책 내놔야

대 담 : 본보 朴聖姬논설위원(한국경제신문 수석논설위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광우병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안전하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온갖 소문이 떠도는 가운데 불안한 청소년과 시민의 촛불시위가 계속되는 등 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시중에 무성한 소문의 진위를 알아보고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에 관한 보다 정확한 내용을 파악, 전달하기 위해 광우병 전문가인 모교 禹希宗(수의학77­81)교수를 만났다.
 禹교수는 10여 년간 변형 프리온(prion)에 관해 연구, 수의학 분야에선 국내 최고의 광우병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학자다. 미국 쇠고기 수입 및 광우병 발생 가능성에 대해 다소 우려하는 입장인 禹교수는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 “광우병은 이질과 같은 식이성 질병인 만큼 먹는 걸 통해서만 전염된다”며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잘만 익혀먹으면 두려워할 게 없듯 광우병도 선례가 있는 나라에서 배워 주의할 것 주의하면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다. “알려진 과학적 지식대로 처리하면 충분히 예방하고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禹교수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광우병, 이질 같은 식이성 질병의 일종”
“미국에 수입국으로서 권리 주장 바람직”

무엇보다 먹는 것 조심해야
공기·키스·흙 통해선 전염 안돼
광우병 요인 99%는 SRM에 존재
소 연령보다 뇌·척수·내장이 문제

세계적 감소는 철저한 방역 덕
국내 유통·검역 관리 강화해야
30개월 이상 소 전수검사 요구
위험 가능성 인정·대책 내놔야

대 담 : 본보 朴聖姬논설위원(한국경제신문 수석논설위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광우병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안전하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온갖 소문이 떠도는 가운데 불안한 청소년과 시민의 촛불시위가 계속되는 등 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시중에 무성한 소문의 진위를 알아보고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에 관한 보다 정확한 내용을 파악, 전달하기 위해 광우병 전문가인 모교 禹希宗(수의학77­81)교수를 만났다.
 禹교수는 10여 년간 변형 프리온(prion)에 관해 연구, 수의학 분야에선 국내 최고의 광우병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학자다. 미국 쇠고기 수입 및 광우병 발생 가능성에 대해 다소 우려하는 입장인 禹교수는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 “광우병은 이질과 같은 식이성 질병인 만큼 먹는 걸 통해서만 전염된다”며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잘만 익혀먹으면 두려워할 게 없듯 광우병도 선례가 있는 나라에서 배워 주의할 것 주의하면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다. “알려진 과학적 지식대로 처리하면 충분히 예방하고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禹교수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광우병(B SE : Bovine Spongiform Encephalo pathy)은 전염병인가요.
 “네, 단백질에 의한 전염병입니다. 우리나라 `가축전염병예방법'에도 규정돼 있고, OIE(국제수역사무국) 기준에도 전염병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 어떤 경로를 통해서 전염되나요.
 “기본적으로 먹는 걸 통해 전염됩니다. O­157이라는 대장균과 똑같이 생각하면 됩니다. 다만 광우병은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고 사망률이 높다는 것만 다르죠.”
 - 시중에 떠도는 괴소문, 그러니까 공기로도 전염이 된다는 게 사실인가요.
 “아닙니다. 광우병은 이질과 같은 식이성 질병입니다. 공기로는 전염된 사례가 없습니다.”
 - 키스로도 전염된다고들 하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양과 사슴의 경우엔 타액으로 감염된 경우가 보고돼 있지만 소와 사람의 경우는 없습니다.”
 - 광우병이 걸린 소를 묻었을 때 그 흙에서 자란 야채를 통해서도 감염된다는 설은.
 “그런 경우도 없습니다.”
 - 광우병을 일으키는 프리온은 섭씨 6백도에서도 파괴되지 않는다는데.
 “그렇지 않지만 일반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이는 조건에선 안 없어집니다. 섭씨 1백34도, 고압 그리고 양잿물이라는 수산화나트륨(NaOH)이 있는 상황에서 5시간 정도 멸균하면 감염력은 떨어지는 걸로 돼 있습니다. 2백도 이상 고온에서도 감염력이 감소하는 걸로 나와 있고요.”
 - 광우병 관련 특정위험부위인 S R M이나 광우병에 걸린 소를 묻으면 하천이 오염된다는 대목은 어떤가요.
 “도시의 하수상태에서는 22일 정도면 감염력이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축장 폐수도 한달이면 1백분의 1 정도로 떨어진다고 돼 있고요. 누가 의도적으로 변형 프리온을 수돗물에 넣는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감소되죠.”
 -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썬 칼로 조리한 채소를 먹어도 감염이 된다는데.
 “그럴 수도 있습니다. 칼날에 묻었던 위험물질이 들어간 요리를 먹었을 경우죠. 이질균이나 대장균이 묻은 칼을 만진 손으로 다른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걸리는 것과 같습니다. 특별한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에이즈도 전염병이지만 가벼운 키스나 공기로는 전염이 안되잖아요. 광우병도 똑같습니다. 단, 광우병을 일으키는 프리온은 소량으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도축할 때 위험물질을 다룬 칼날 등은 다른 곳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 프리온은 어떤 물질인가요.
 “프리온은 원래 우리 몸에 많이 있는 단백질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떤 원인에 의해 변형이 일어나면 병원성 프리온이 됩니다. 그것이 몸 속 정상 프리온과 만나면 모두 병원성 프리온으로 변화시켜 버리죠. 그러다 어느 정도 양이 되면 뇌에 침착돼 뇌세포를 죽이는 겁니다. 그러니까 프리온은 특별한 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 병원성 프리온이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해선 규명이 돼 있나요.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선 보통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길 때 나옵니다. 원래는 같은 종 안에서 생기는 종(種)내의 전염병이었죠. 양에겐 흔했는데 소나 양의 내장 등을 사용한 육골분을 사료로 쓰다보니 소들이 걸리고 그런 오염된 쇠고기를 사람이 먹음으로써 발생하게 된 거죠. 종간 장벽을 뛰어넘은 전염병인 셈입니다.”
 - 양에서 많이 발생하는 건 왜 그런가요.
 “애초에 왜 그랬는지는 잘 모릅니다. 1730년에 처음 보고됐습니다. 아마 수평감염이기 때문일 겁니다. 사슴에도 퍼져 있습니다. 때문에 녹용 같은 건 아직 위험하다고 할 수 있죠.”
 - 광우병이 위험하다는 쪽 주장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론 감소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전체 소의 0.1%만 조사를 실시하는데 실은 광우병 소 한 마리가 5만5천 마리를 감염시킬 수 있다. 그러니까 연간 도축소 가운데 4∼7마리가 광우병 가능성이 있으면 실제론 20만 마리 이상이 감염가능성이 있다. 이게 사실인가요.
 “그렇게 따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나기엔 그 밑에 깔려있는, 즉 임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과학자들이 염려하는 건 이겁니다. 영국에서 전수검사를 실시했더니 건강한 소 1백만 마리당 25마리 꼴로 광우병이 걸렸고, 광우병이라고 생각되는 집단에서는 5백50마리 정도가 나왔습니다. 건강해 보이는데 광우병에 걸리는 소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한 해 3천5백만 마리를 도축하는 미국에서 0.1%만 검사한 결과로 서너 마리밖에 없다는 것을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예방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전에 주의하는 게 좋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입장이죠. 미국이 전수검사를 한다면 문제는 없어요. 현재는 0.1%만 검사하고 또 건강한 소에서도 광우병이 나타나는 일이 있다는 점 때문에 주의를 요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 광우병은 영국에서 처음 확인됐고 지금까지 실제 발병한 것도 대부분 영국이잖아요. 인간광우병(vCJ D·변형 크로이츠펠트 야곱병)이 발생한 곳도 대부분 영국이고요. 지금 문제되는 건 미국 소인데요.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발생한 2백10마리 정도 가운데 1백60∼1백70마리는 영국에서 나왔죠. 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있습니다. 광우병 통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SRM입니다. 유럽에선 SRM에 대한 규정이 굉장히 엄격해요. 모든 연령에서 창자까지 SRM으로 보고 뇌, 머리, 척수, 두개골 등도 12개월 이상이면 다 SRM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유럽에선 광우병이 많이 발생했고 미국에선 덜 발생했으니 기준이 다른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병에 걸린 소의 어느 부위가 위험부위냐 하는 겁니다.





 병이 유행한 지역이나 그렇지 않은 곳에서나 위험부위는 같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은 창자까지 먹는데 30개월 미만에서 창자 중 일부만 떼고 나머지는 모두 들여온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죠. 그래서 EU나 OIE에서의 SRM 규정은 각 나라의 상황이나 사회구조, 문화를 고려해서 정하게 돼 있습니다. OIE의 규정은 나라 간 교역을 하기 위해서 이것만은 지켜야 된다,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것만은 지켜달라는 최소한의 규정입니다.
 거기에 나라별 특성이 반영돼야 되는데 지금은 미국 것을 당연하다고 전제한 채 논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논란이 이는 것이죠. 우리는 지금 미국에서 무상 원조를 받는 게 아니라 돈 주고 수입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전제한다면 단지 파는 측의 논리가 맞느냐 틀리느냐가 아니라 안전한 것이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 질병에 대해 알려진 기준이 있다면 그것에서 출발해야 되는데 지금 출발점이 잘못돼 있어요. 최소한의 규정인 OIE 규정을 권위있는 것이라고 얘기하다 따져보니 미국도 이것보다 더 안전한 규정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는 그동안 안전한 국제기준이라 안바꾼다던 OIE 기준과 다르게 바꾸는 상황이 되고 있죠. 그러니 국민의 불신이 생긴 거예요. 저는 안전성 문제를 접근하는 데 있어 미국 기준에만 의존하지 말고 유럽 기준도 함께 검토해야 된다고 봐요.”
 - 지금까지 발병한 인간광우병 환자 2백7명 중 1백66명이 영국인이었죠. 99년 이후엔 29명이었고요.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건데요.
 “물론 광우병과 인간광우병 모두 감소 추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만큼 방역에 신경을 썼기 때문이에요. 우리처럼 안전하다는 입장을 취한 게 아니라 위험하니까 적극적으로 방역을 하자는 분위기 아래 영국의 경우 1백만 마리 이상의 소를 죽인 결과 이렇게 된 거죠. 따라서 방역을 잘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빼놓고 말하면 곤란해요. 숫자는 적지만 인간광우병의 경우 젊은층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긴 어렵고요.”
 - 한미 FTA 체결의 중요성에 비춰 웬만하면 미국산 쇠고기를 받아들여야 된다, 미국사람들도 다 먹는데 별일 없지 않느냐는 주장도 많은데요.
 “앞서 말씀드렸듯 무상원조를 받는 게 아니라 돈 주고 수입하는 거잖아요. 게다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장을 비롯해 이것저것 막 먹으니까요. 또 우리나라의 경우 축산사업 관리가 잘 안되고 있어요. 체제가 잘 잡혀 있으면 미국에서 위험한 게 들어와도 방어할 수 있는데, 지금처럼 유통과 검역 관리 등이 잘 안되고 있는 상태에선 위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위험성은 수치로 말하면 미미한 것입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 막을 수 있는 조건이 있는데도 막지 못해 들어왔을 경우 우리쪽 관리가 너무 허술하니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죠.”
 - S R M은 뇌에 66.7%, 척수에 25.6%, 그 다음 소장 끄트머리에 3.3%가 들었다고 돼 있던데요. 뇌를 들여오는 경우도 있나요.
 “우리 협상조건을 보면 30개월 미만은 뇌, 척수 다 들어오게 돼 있습니다. 뇌나 척수는 부드럽기 때문에 저가 햄버거 등에 많이 쓰이죠. 내장은 소시지 같은 데 많이 들어가고요. EU 기준으론 12개월 이상이면 뇌, 척수, 눈, 두개골 다 SRM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선 창자도 십이지장에서 직장까지 SRM이에요. 때문에 과학자 입장에선 30개월 이상 소보다 30개월 미만 소의 SRM이 더 문제라고 봐요. 광우병의 감염 요소는 살코기가 아니라 99% SRM에 들어있거든요.
 물론 30개월 미만 소에서 광우병이 발병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있긴 있습니다. OIE에서도 전 세계 광우병 통계를 낼 때 24개월령 이상부터 통계를 잡아요.”
 - 광우병과 인간광우병 모두 곧 없어질 거라는 의견도 있는데요.
 “글쎄요. 각국 학자들에게 문의했더니 일본에선 광우병이 발생한 이래 20년 이상 지났지만 아직 청정국가로 간 사례는 없다는 답이 왔어요. 미국의 텔링 박사는 서양인에 많은 MV형이나 VV형은 잠복기가 길어 장차 10년 이상 기다려봐야 하는 만큼 몇 년 안에 청정국가가 되긴 어렵다는 답을 보내왔어요.”
 - 미국에 알츠하이머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광우병 탓이라는 얘기가 있는데요.
 “아니요. 전혀 다른 질병이에요. 사회의 노령화와 보험 발달에 따라 검출율이 높아지는 것이지 둘 사이에 상관관계는 거의 없다고 봐요.”
 - 동물성 사료는 모두 금지 조치가 된 거죠.
 “영국 등 유럽에선 확실히 그렇습니다. CJD환자 수술 후 생겨난 오염된 외과 기구를 모두 소독하는 기준을 2억 파운드를 들여 만들었고요. 그런 노력들이 있어서 지금 이렇게 된 겁니다. 그런데 미국은 그 기준이 완전하지 않습니다. 창자 같은 SRM을 소에게 직접 먹이진 않지만 닭이나 돼지에겐 먹일 수 있게 돼 있어요. 게다가 이런 걸 먹은 돼지나 닭을 소에게 먹이는 것도 허용돼 있어요. 교차오염이나 교차감염을 걱정하는 이유죠.”
 - 미국에선 왜 그런 건가요.
 “경제적인 이유가 크겠죠. 통계를 보면 미국에서 작은 창자를 수출하지 못해 연간 9천6백만 달러의 손해를 보는 걸로 나와 있어요. 그러니 육류협회에서는 되도록 팔고 싶어하죠.”
 - 일본은 어떻게 해서 20개월 미만만 수입하게 된 건가요.
 “일본은 일찌감치 전수조사를 실시해 위험 사례를 제시했어요. 그 결과 20개월 미만만 수입하고 의심사례가 있으면 자기네가 가서 검사하고 중지시킬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 거죠. 우리도 그랬어야 했는데 못한 이유는 정부에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우리나라는 안전하다. 광우병 발병 사례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체제를 갖추기 어려웠던 거죠.”
 - 우리의 식생활 습성이 서양사람과 다른데다 유통이나 관리가 허술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한미 FTA 체결의 중요성을 감안해 현 시점에서 수입을 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한다면 사후 조치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틀을 바꾸는 겁니다. 정부가 솔직하게 유럽 등의 기준으로 보면 `위험할 수 있다, 문제가 크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해야죠. 그래야 대비책을 내놓을 수 있어요. 또 재협상을 할 순 없어도 조건은 달 수 있어요. `30개월 이상 중 수출용은 전수검사를 해다오. 거기에 이상이 있으면 우리가 가서 중지시킬 권리를 다오'라는. 미국에서도 업자들이 하겠다고 그러니까요. 그러면 우리가 위험하다고 말할 필요가 없거든요.”
 - 관리나 유통이 허술한 점은 어떤 대비책을 세울 수 있을까요.
 “축산업자나 유통업자들이 제대로 하도록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관리해야죠. 어떻게 해야 된다는 건 다 이미 나와 있어요. 축산업자들은 사료나 도축 시 관리를 잘해야 하고, 유통업자들 또한 유통기한을 비롯한 기준을 잘 지켜야 해요.”
 - 방송에서 다우너(downer) 소를 광우병 소라고 내보내서 문제가 됐는데요. 다우너 소가 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면서요. 광우병과 다우너 소의 연관성은.
 “칼슘이나 칼륨이 부족할 때도 다우너가 되고 추워도 그렇습니다. 다우너 소가 다 광우병 소는 아니지만 광우병 소엔 모두 다우너 증상이 옵니다. 그러니 예방 차원에서 다우너인 경우는 일단 광우병 검사를 해야죠. 다우너 소가 무조건 광우병 소라고 말하는 건 잘못된 겁니다.”
 - 광우병이나 인간광우병이 사라질 확률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는지요.
 “어느 기간 안에요? 천년, 아니면 10년? 홍역 빼고는 아직 사라진 병이 없어요. 다만 이 질병도 한 사이클이 끝나면 감을 잡을 순 있습니다. 소나 사람 모두 우리가 예상하는 프리온 질병의 최장 잠복기를 완전히 돌지는 않았어요. 사람을 잡아먹은 식인종에게서 50년 만에 광우병이 나타난 사례가 있었으니까 최장 50년까지 보지만 저는 30년 정도 봅니다. 앞으로 10년 이상 지켜봐야죠.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라는 겁니다. 건수로 보면 줄지만 그렇다고 안심하다가는 어느 날 다시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봅니다.”
 - 현실적으로 훨씬 더 걸리기 쉽고, 파급효과가 더 클 수도 있는 건 AI라고들 하는데요.
 “동감입니다. AI로 죽은 사람은 66억 인구 중 2백40여 명입니다. 우리나라에도 AI로 죽은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도 세계보건기구(WHO)에선 몇 십억 달러를 들여 방어하고 우리도 방역하거든요. 왜 그러냐. 종간 장벽을 넘는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에이즈가 그렇거든요. 에이즈도 원숭이한테서 왔어요. 원숭이에서는 증상이 굉장히 가벼운데 사람에겐 치명적이거든요. 원숭이에게서 온지 30년이 채 안지났는데 지금까지 사망자가 3천5백만명 이상이고 매년 5백만명이 감염돼요.
 AI도 그래서 어느 순간 폭발하게 되면 무서울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광우병에 대해서도 동일한 관점을 적용해야 된다고 봐요. 다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AI 두려워 할 것 없다, 잘 익혀먹으면 된다. 광우병도 선례가 있는 나라에서 배워 주의할 것 주의하면 문제 안된다. 먹는 것만 차단하면 된다.' 다시 말해 결론은 이렇습니다. `너무 두려워할 것도 없고 너무 안전하다고도 하지 말자. 알려진 과학적 지식대로 처리하면 충분히 예방하고 막을 수 있다'라고요.”
 -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죠. 현재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와 그 전망은.
 “민감한 프리온 검출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혈액이나 식품 등에서처럼 저농도로 발현되는 검사법을 확립함으로써 앞으로는 살아있는 동물에서 직접 광우병 검사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어요. 또 갈렉틴(galectin)이라는 생체 물질이 지닌 면역 활성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 쇠고기 문제로 시위를 벌이는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어린 사람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해줘야 하는 기성세대로서 그렇게 하지 못한 입장이기에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이런 문제는 어른들이 풀어야 하는 것이니 만큼 거리 시위는 삼갔으면 합니다. 다만 차제에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기계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나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우기를 바랍니다.”

 <&24716>禹希宗교수는
 1981년 모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1982∼1987년 일본 동경대에서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약학부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부터 모교 수의면역학교실 교수로 재직하면서 의대 종양학 협동과정과 사회과학대 여성학 협동과정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대한면역학회 이사, SCIE 학회지 부편집장,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포럼기획위원, 법무부 청소년보호 지도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李五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