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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호 2008년 5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서울대가 원내 1당'


' 이제 서울대가 원내 제1당이다.'


 총선이 끝난 직후 열린 동문 모임에서 원로선배가 던진 농담이다. 동문인 국회의원 당선자 수는 모두 1백57명으로 집계됐다. 학부 출신만 1백10명에 대학원(특수대학원 포함) 13명과 특별과정 34명을 합친 숫자다. 18대 국회가 개원하면 원내 제1당이 될 한나라당의 의석보다 4석 더 많다. 이를 염두에 둔 재치문답형 발언이다.
 동문 당선자 중 처음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발을 딛게 될 초선 당선자들은 특히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4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나라와 지역을 위해 의정활동을 하게 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울지도 모른다. 選數에 상관없이 당선확정 순간의 짜릿한 느낌은 1백57명 모두의 가슴에 생생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누구나 국회의원이 처음 됐을 때의 初心은 비슷하다. "오로지 나라와 국민에게만 충성하겠다."  "당론과 국익이 대립하면 언제든지 국익을 따르겠다."   "부패를 물리치고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  "유권자를 섬기며 발품을 파는 현장정치를 하겠다."
 그러나 이런 초심을 4년 내내 지키기는 결코 쉽지 않다. 4년 전 출범한 17대 국회에선 3김 정치의 적폐인 낙점 공천이 사라져 초선의원(1백88명)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초심을 지킨 사람보다는 거수기 노릇을 한 `무소신 정치인'과 말만 요란한 `빈 수레 정치인'들이 훨씬 많았다.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이긴 하지만 국회의원이 잘못된 당론을 거부하거나 유혹을 뿌리치고 제 역할을 똑바로 하기가 말처럼 그리 쉽지는 않다. 그래도 18대 국회가 열리면 동문 국회의원들부터 일그러진 국회의 위상을 바로잡는 데 앞장을 섰으면 한다.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곰곰 씹어보면 볼수록 깊은 뜻이 담긴 말이다. 이런 인연과 저런 제약 때문에 한두 번쯤 야합을 하는 것이 불가피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살다보면 타성에 빠져 어느덧 야합을 합리화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준열한 경고인 셈이다.
 동문 당선자들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더 있다. 서울대가 28개 국립대학교 중 하나로 취급받아선 안된다. `서울대 이기주의'에 빠지자는 것이 아니다. 서울대의 도약과 발전은 나라의 경쟁력을 높이는 원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동문 당선자들의 관심과 지원이 모교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빈다.
 `취임사는 꿈으로 쓰지만,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 동문 당선자들은 지난 4월 9일 밤 당선확정 직후 꿈을 담아 당선소감을 썼다. 지금부터는 언제 읽게 될지는 모르지만 한 줄 한 줄 발자취로 써나갈 퇴임사를 준비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