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호 2008년 3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서울대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관악캠퍼스에 훈기가 돈다. 우수를 건넌 봄 소식이 가까이 와서만이 아니다. 봄을 더욱 봄답게 하는 졸업식과 입학식이 온기를 뿜고, 꽃보다 더 아름다운 `선배들의 후배 사랑'이 장학금으로 피어 그 열기가 캠퍼스를 더욱 훈훈하게 덥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6일 졸업식이 열렸다. 이날 졸업생 5천여 명은 총동창회의 새 가족이 됐다. 3월 3일 입학식이 열렸다. 이날의 신입생 3천여 명은 또 동창회 예비 가족이 됐다. 이에 앞서 2월 19일에는 2008년 1학기 장학금 수여식이 열렸다. 총동창회가 재학생 1백7명에게 장학금 2억8천8백16만원을 지급했다. 이로써 그동안 4천60명에게 59억원이 지급됐다. 이렇듯 분주한 드나듦의 축복과 사랑 나눔으로 관악캠퍼스엔 따뜻한 봄이 열리고 있다.
장학금은 아름다운 투자다. 교육에 대한 투자이고 인간에 대한 투자다. 교육투자, 인간투자만큼 값지고 보람 있는 투자도 없다. 장학금은 미래와 국가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 사회와 국가적 과제가 돼 있는 양극화와 가난 대물림을 해소하는데도 교육투자만큼 확실한 대안도 없다. 결국은 나에 대한 투자다. 나와 나의 후손에게 혜택이 되돌아온다.
그런데도 장학금 모금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이름 없는 기탁자와 전 재산 쾌척자 등 장학금 기부 분위기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수요에 비해 모금액은 아직 어림도 없다. 적어도 영재들의 집합체인 서울대에서만은 학비 사정 때문에 향학열을 꺾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된다. 서울대생이 학비 탓으로 학업포기나 휴학한다는 것은 나라가 부끄러운 일이다.
미국에서는 전체 대학생이 받는 장학금은 한 해에 3백억 달러(29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좋은 대학일수록 장학금 모금액이 많다. 좋은 대학은 장학금 부자대학으로 통한다.
서울대는 재학생 대부분이 장학금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총동창회가 앞장서고 있다. 혼신을 다하고 있는 장학빌딩 건립도 그러한 선각적 노력의 하나다.
서울대를 다닌 것만으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짐을 졌다 할 수 있다. 그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의 첫 걸음으로 장학금 모금운동에 동참했으면 한다. 장학금 릴레이 운동이 벌어졌으면 한다.
〈金鎭銅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