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호 2008년 3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상부상조의 정신

지난해 대통령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시절의 이야기다. 지난달 취임한 李明博대통령의 고려대의 경우 사상 첫 동문 대통령을 만들겠다며 단결했다. 지역마다 동창회 중심으로 지지기반 확대에 열을 올렸다. 고대 교우회보의 경우 李明博대통령 선거 유인물이 아니냐는 일부 비난과 함께 일간신문에 이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면 우리 서울대는 어떠했는가. 대통합신당의 鄭東泳후보를 비롯해 무소속의 李會昌후보, 민주당의 李仁濟후보 등이 모두 동문이건만 동문 조직이 동문 대선 후보를 돕는다는 소식은 거의 없었다. 李대통령의 친형인 李相得국회부의장과 한나라당의 姜在涉대표, 그리고 선대위원장이었던 朴熺太의원과 측근 실세로 알려진 鄭斗彦의원과 청와대 柳佑益대통령실장 등 다수의 서울대 동문들은 李明博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다. 李明博대통령을 도운 사람 숫자는 고려대 출신이 많았겠으나 李明博진영의 핵심 참모 다수는 서울대 출신이었다.
물론 인생은 성적 순이 아니다. 일류 고등학교를 안나오고도 사업에 성공해 재벌이 될 수 있는 것이 민주사회이고, 지방의 이름 없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장관이 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이다. 아니 지난 10년처럼 고등학교만 나오고도 대통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아니 온 나라의 영재들이 다 모여든 것이 서울대였기에 서울대 출신은 떼로 몰려다니며 집단을 과시하는 것보다는 조용히 자신의 실력을 닦고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현대사에서 대통령은 金泳三대통령 한 사람만 배출했으나 서울대 출신은 학계․정계․재계․의약계․예술계 등에서 주도적으로 활약하면서 2만 달러 코리아를 만드는 데 어느 대학 출신보다도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의 위상이 흔들린다 한다. 아직 서울대는 국내 최고의 대학이지만 일부 학과의 커트라인은 큰 폭으로 하락해 다른 대학의 도전을 받는다 한다. MBA와 로스쿨 등에서도 연세대와 고려대 등 명문 사립대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한다. 이에 일본 도쿄대처럼 법인화를 통해 자율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 우리 동문들은 어떠한가. 지금처럼 모래알처럼 흩어져 자신의 노력만으로 사회에서 우뚝 설 수 있는가. 물론 우리 동문들이 똘똘 뭉칠 경우 위화감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명문 사립대 등의 도전이 거센 만큼 서로 모자라는 것은 동문끼리 돕는 상부상조의 정신이 필요한 시점은 혹시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