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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호 2004년 4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사제 화가 金寅中동문

전시회 수익금 소외계층에 기증 "화폭에 변치 않은 진리 담고파"
『「VERITAS LUX MEA - 진리는 나의 빛」 이 말은 모교의 창학정신이자 우리 수도원의 가르침입니다. 진리는 영원히 변치 않는 것처럼 저는 그림을 통해 변치 않는 진리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에서 진리를 찾고 있는 재불 화가이자 신부인 金寅中(63년 美大卒)동문이 화가 인생 30년을 맞아 올해 전 세계 8개국에서 9차례의 전시회를 개최한다. 지난 1월초부터 시작된 파리 전시회에 이어 벨기에, 한국, 일본, 폴란드, 스위스, 콜롬비아, 이탈리아 등지를 돌며 전시회를 갖는다.
그 일환으로 3월 10일부터 21일까지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金동문의 종교에 대한 진리와 미의 추구가 담긴 작품전이 열려 세인들에게 그의 유화 세계를 선보였다. 밝으면서도 동양화처럼 여백이 많고 마치 수채화와도 같은 그의 작품들은 빨강·노랑·파랑 등 강렬한 3원색을 써서 밝고 환한 빛의 느낌을 안겨다 주는 추상화들이다. 전시회 수익금 전액인 8천5백여 만원은 「우리이웃 네트워크」에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용해달라고 기증했으며 지난 2000년, 2002년에도 국내 전시회를 통해 1억2천만원, 7천만원을 기탁하는 등 고국애를 발휘해왔다. 사제이자 화가로서 독특한 길을 걷고 있는 金동문은 1969년 유학을 떠나 스위스 프리부르그대에서 막노동 등의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하면서 어렵게 미술사학을 공부했다. 사실 미술 공부보다는 신학 수업을 더 열심히 듣던 그는 한 신부와의 만남을 통해서 사제 서품을 받고 1975년 파리 성 도미니크 수도원에 들어가 현재까지 수사신부로 활동하고 있다. 5남3녀의 장남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가졌던 그가 미술을 전공한 것부터 집안의 큰 반대에 부딪쳐야만 했는데 또 사제의 길을 걷고 있으니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지금까지도 완전한 이해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金동문은 많은 사람들이 고정관념이란 틀에 얽매어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 같다며 자신의 그림 세계가 쉽지만은 않았던 결과의 산물임을 암시했다. 현재 그의 작품들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를 장식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프랑스 에비리대성당 등에 설치돼 있다. 또 직접 디자인한 미사 제의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金동문은 동문들에게 『영재란 세상을 이끌 책임이 있죠. 그 책임을 다할 줄 아는 사람들이 돼야합니다. 진정 우리에게는 출세 지향의 사고가 아닌 영혼에 대한 사랑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그는 또 『흔히 진리의 상아탑이 대학이라고들 하는데, 대학에서뿐만 아니라 생의 마지막까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여기면서 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