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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호 2007년 12월] 기고 감상평

대학동창이 온라인에서 다시 만난다




 "어, 자네 오랜만이야. 지난 10년 동안 어떻게 지냈어. 이렇게 인터넷에서 자네를 다시 만날 줄이야 누가 알았겠나."
 필자가 운영하는 인맥 연결 인터넷 사이트인 링크나우(www.linknow.kr)에서는 회원이 소식이 끊겼던 동창이나 옛 직장 동료를 찾아 반갑게 인사하는 편지를 매일 수백 통씩 주고받고 있다. 링크나우는 회원이 작성한 프로필을 기반으로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 동창생 등을 만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현재 링크나우에는 1천명이 넘는 서울대 출신 회원들이 동창을 만나 재회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서울대 동창회 링크나우 지부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20년 동안 한겨레신문,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인터넷 사업가로 변신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회원들이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격려 편지를 받을 때마다 쌓였던 피로가 눈 녹듯이 녹는다.
 인터넷 공간에서 이처럼 흩어졌던 동창을 다시 만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상대를 스카우트하고, 사업 파트너를 만날 수 있게 하는 인맥 연결 서비스를 영어로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Social Networking Service)라고 한다.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는 야후, 구글의 뒤를 잇는 차세대 인터넷 포털로 요즘 전 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웹2.0컨퍼런스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가 된 것도 바로 SNS였다.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는 불과 5~6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회원의 숫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 현재 미국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3개가 SNS 사이트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2억명의 회원을 가진 마이스페이스, 그리고 요즘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페이스북이다. 마이스페이스는 거의 모든 미국인이 가입해 친구를 사귀는 사이트가 됐다. 2004년 하버드대생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로 출발한 페이스북은 순식간에 미국 전역의 대학으로 확대됐고, 고교, 직장인까지 파고들면서 파죽지세로 성장해 회원이 4천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렇게 해외에서 SNS가 관심을 끌면서 국내에서도 싸이월드를 잇는 `차세대 SNS 서비스'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왜 차세대 SNS일까?
 국내에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로 2천만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싸이월드가 있고, 동창 찾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아이러브 스쿨이 있었다. 
 반면 요즘 등장하는 2세대 서비스는 회원이 자신의 인맥을 관리하고,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취업, 멘토링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링크나우에서는 회원이 프로필에 입력한 회사명, 출신학교, 주소, 산업분야에 따라 다른 사람을 검색해 인맥을 연결할 수 있고, 자동적으로 커뮤니티가 만들어져 소속감 높은 토론을 할 수 있으며 행사를 조직할 수도 있다. 또한 1촌끼리는 상대의 인맥을 공유할 수 있고, 친구의 친구의 친구, 즉 3촌까지 인맥을 검색할 수 있게 해준다.
 사실 인맥을 관리한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인맥 구축이 온라인에서 벌어지면서 게으른 사람도 마당발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단 몇 분의 투자로 많은 사람을 연결하고 친구의 친구를 소개받을 수 있다.
 과거 오프라인 인맥 시대에는 인맥을 독점한 사람이 출세를 했다. 하지만 온라인 시대에는 인맥을 서로 공유하고 개방하는 사람이 더 잘 적응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원하는 사람을 검색해 연결할 수 있는 시대에는 온라인을 잘 이용하는 사람을 오프라인 마당발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만나 무엇이 되겠냐는 반론도 적지 않지만, 링크나우에서는 많은 회원들이 온라인에서 교류하다가 오프라인의 친구가 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 학연, 지연 등의 인맥은 다분히 과거 지향적이지만, 온라인에서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모여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에 의기투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NS의 등장으로 이제 지구촌에서는 수십 억명이 누구라도 만나 인맥을 연결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뀌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