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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호 2007년 12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대선이 보내는 경고



이번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특징들은 우리 사회에 보내는 경고음을 담고 있다. 오늘의 한국이 파키스탄이나 미얀마 수준을 넘어섰지만 그리 건강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분명해 보인다. 이번 선거는 후보등록일에 임박해서까지도 등장선수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으면서 `한방의 추억'이 근저에 깔려 있었던 첫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이는 정치인의 충원에 아직 치유하지 못한 근본적 잘못이 있다는 뜻이다. 또 정치 과정에 승복하지 못하는 기류가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경제만 살려준다면 사람이 너저분해도 상관없다”라는 흐름이 자리잡은 점은 우려스럽다. “점잖지 못하고 가벼운 현재의 정치인이 싫다”는 혐오감에서 비롯됐겠지만 지도자에게 필요한 여러 속성 가운데 한 면만을 강조하는 평가는 건강할 수 없다. 결국 마음에 드는 후보를 택하기보다는 `덜 싫은' 후보에게 표를 주는 대선으로 기록될 것이다.
 `북풍의 기억'이 사라진 점은 특기할 만하지만 우리와 숙명으로 얽히는 북한에 대한 관심도 함께 사라졌다. 다행이면서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캠프로 몰려간 지식인 군상은 건강할 수 없는 특징이었다. 언론계의 경우 화려한 전직과 잘 나가는 현역들이 캠프로 몰려간 첫 선거였다. “너 같은 사람도 출세했는데 나도 한 번 줄 서보자”는 흐름이 분명하다.
 여론조사는 큰 걱정거리이다. 지난 대선 후보 단일화를 주도했던 여론조사가 `민심과 시대의 흐름'이란 해석을 업고 당내와 당 사이의 모든 단계를 지배할 태세다. 근거 없는 해석도 걱정이고 더 큰 우려는 이 숫자 마술이 한나라당 당심에 관한 예측에서 보여줬듯이 실제 결과와 너무나 어긋난다는 데 있다.
 현재 금과옥조로 해석되는 여론조사에서는 처음부터 잘못이 배태되고 있다. 응답자 중 특정 연령층이나 가정주부의 비중이 너무 높다. 거기다가 모른다는 부동층뿐 아니라 응답을 거절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응답 성공률'이 30% 미만일 경우 폐기하라는 학문적 지침이 있을 정도로 중대한 문제이다. 전화번호부에 올린 사람이 반 정도에 그치고 핸드폰이 늘어나 모집단에서부터 에러를 담고 있다. 작년 가을 북한 핵실험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 정치적 내지는 인간적 에러가 들어있지 않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언론은 계속 불신과 부정확을 증폭하고 양산하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clear and present danger)이 드러나 극장에서 `불이야'라고 소리칠 수 있는 단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대선을 정리하면서 경고음에 응답하고 건강을 점검할 만한 얘기들이 나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