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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호 2004년 4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한국, 중국 변방의 약소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


세계경제연구원 司空壹이사장
- 대담 : 동아일보 경제부 金光賢(90년 社會大卒)기자
 

중국의 부상을 긍정적 시각에서 활용해야
안정된 정치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자
「정부 조직개편해 경제정책 기획·조정 강화」

세계경제연구원 司空壹(64년 商大卒)이사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이름이 더 잘 알려진 경제학자다.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을 읽고 한국 경제에 주는 함의를 짚어줄 최적임자로 꼽힌다.
司空이사장은 잦은 해외 세미나, 정책 자문, 연구생활로 재무부 장관 재직 때보다 더 바쁘면서도 『도대체 「한국경제 호(號)」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할 지를 짚어달라』는 동문들의 요청에 기꺼이 시간을 할애해 주었다.
특히 중국의 급부상이 한국의 운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격정적인 목소리로, 통찰력있는 견해를 제시해 주었다.
이 인터뷰는 3월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빌딩 25층 세계경제연구원에서 이뤄졌다.

- 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 귀국하시자마자 피로하실 텐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근황을 말씀해주십시오.
『중요한 국제회의 사회나 연설에 초청받는 기회가 많습니다. 가끔 정부 정책 자문에도 응하고 있으며 고려대학교 석좌교수도 맡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방콕에서 열린 ASEM 경제협력 태스크포스 회의에 갔다 오는 길입니다. 유럽과 아시아의 비중 있는 사람들이 참석했는데 이런 회의에 참석하는 일이 많습니다. 다음 이 회의는 프랑크푸르트, 동경, 바르셀로나에서 열립니다.
그전에도 ASEM 비전그룹, 국제금융체제개혁그룹 등의 의장으로 보고서 작성하느라 바빴습니다만, 앞으로도 많은 국제회의 일정이 계속 잡혀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도 계속해야하고 항상 바쁘게 지냅니다』

경제학자 가운데 미국 워싱턴 정가나 뉴욕 월 가를 포함해 해외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분이십니다. 최근 해외 석학이나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국 경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한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긴 안목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그러나 워싱턴 정책 서클이나 IMF 등 국제기구의 긍정적인 평가는 우리가 그것을 잘 새겨들어야합니다. 그 사람들이 잘한다는 것은 개발도상국 혹은 이머징마켓경제 치고는 잘한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인도네시아나 태국 혹은 아르헨티나보다는 잘한다는 뜻이지요. 한국은 다른 환란을 겪은 많은 나라에 비해 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요. 또한 한국은 환란이후 일본이 아직 못하고 있는 것도 해냈으니까요.
이런 칭찬에 우리는 만족할 수 없지요. 개도국 수준에 맞춰 잘한다는 것은 OECD 회원국인 우리로서는 불만스러운 것 아닙니까』

- 이사장님은 일전에 한국이 다시 중국의 변방이 될지 모른다는 내용의 칼럼을 쓰신 적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대단히 의미있고 시의적절한 지적이라고 보입니다. 또 누군가 해야 할 말입니다. 중국 경제의 저력과 최근 움직임, 그리고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 등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한마디로 중국의 급성장을 보며 한국의 지도층을 비롯한 우리 국민 모두가 단단히 정신차려야합니다. 한국은 적어도 지난 2천여 년 동안 중국의 변방 소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역사상 처음으로 경제적으로 중국보다 앞서 있습니다. 현재 중국 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불과하지만 중국 경제는 1820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경제 전체 GDP의 33%에 달하는 경제 초강대국이었습니다. 현재 미국 GDP가 차지하는 비중보다 더 컸던 것이지요. 이렇게 중국은 저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앞으로도 매년 7% 이상 성장하면 매 10년 이내에 GDP가 두 배씩 늘어납니다. 2020년이면 2010년의 2배 이상, 2030년이면 또 그것의 2배 이상이 됩니다. 2030년이면 미국경제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추정됩니다』

- 중국 경제에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과연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부상할 잠재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물론 중국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국영기업들의 비능률과 국영은행의 부실채권, 지역간의 소득격차, 시장경제체제와 사회주의체제간의 모순 등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상당기간 경제는 잘 되어 갈 것으로 봅니다. 그 이유는 중국 사람들, 적어도 지도자들은 중국이 세계를 군림했던 영광을 되찾아야한다는 굳은 심지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그것으로 잘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중국이 세계 특히 이 지역에서의 정치, 외교, 국방,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 자명합니다. 우리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또 다시 우리는 중국 변방의 일개 약소국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중국 발전의 원동력을 보면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매우 큽니다. 수출의 50%이상이 외국인 투자기업에서 이뤄집니다. 세계 5백대 기업이 중국에 거의 다 들어가 있습니다. 한국도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다 들어가 있지 않습니까. 전체 평균은 한국에 뒤처져 있지만 머지않아 분야별로 한국보다 앞서는 분야가 많이 생겨날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 한국은 중국 변수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겠습니까.
『중국은 우리에게 큰 도전인 반면 큰 기회입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서울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 반 거리입니다. 중국 내에서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2시간 반 만에 못가는 곳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렇게 보면 서울은 중국의 중심부에 있는 것 같은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아직은 제도적인 면에서나 인적자원 면에서 중국이 제공할 수 없는 많은 여건을 한국은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하기 좋은 여타 여건만 만들어주면 중국을 겨냥한 외국 투자자들이 얼마든지 한국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금융, 서비스, 물류, R&D, 교육, 의료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이 현명하다면 중국의 이웃효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부상을 부정적인 시각이 아니라 긍정적인 시각에서 활용해야합니다』

「기업 투자여건 개선·성숙된 시민의식 절실」
세계적 석학 초청강연으로 국제 흐름 전파
20여년 골프·등산·단전호흡으로 건강유지

- 이왕 말씀 하신 김에 한국의 통일에 대한 견해도 말씀해주십시오.
『6자 회담을 역사적인 시각에서 한번 봅시다.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가 모두 당사자인 남한 북한과 함께 앉아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것 아닙니까. 통일의 기회가 오더라도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야 합니다. 빌리 브란트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한 달 전인 1989년 9월 한국에 와서 통독이 언제 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마 한국이 통일되기 전까지는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주변 강대국 반대가 한국보다 더 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독일은 해냈습니다. 독일 역사는 콜 수상을 대단한 사람으로 평가할 것입니다. 콜 수상은 미국과 외교를 잘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통독을 적극 지지했고, 프랑스와 영국이 강하게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보십시오. 강한 통일한국을 중국이 원하겠습니까? 일본이 원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의 통일을 도와줄 나라는 미국밖에 누가 있겠습니까. 실리적으로 생각해야합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를 풍미하고 있는 무조건적인 반미 감정은 이러한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우려할 측면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처한 역사적인, 지정학적인 입장을 잘 알아야합니다. 또 중국이 어떻게 변하는 지 알아야합니다』

- 최근 세계의 흐름을 보건데 어떻게 하면 한국 경제, 나아가 한국이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들은 총론에서는 찬성하다가 각론에 들어가면 각자의 이해관계를 내세워 반대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지 않습니까.
『국정의 우선순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지난 번 대통령 선거 때에도 교육대통령을 뽑자고 주장했습니다. 교육에 국정의 우선순위를 두는 국가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지식이 모든 경제활동과 국가의 전략적 자원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은 역사상 이렇게 유리한 고지에 있어본 적이 없습니다. 농경화 시대에 땅이 넓지도 비옥하지도 못했습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자본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늘 우리는 가진 것은 사람밖에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 사람이 가장 큰 자산인 때가 왔으니 말입니다. 지식은 사람에게 체화된 것이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유능하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지식을 갈구하는 강도는 세계에서 최고입니다. 그래서 교육은 초과수요가 문제 되는 나라입니다. 법으로 공부 못하도록 막는 나라, 교육을 위해 이민을 가는 나라입니다.
지식기반경제시대에 맞는 창의력 있고 「남과 살 줄 아는 지혜」를 갖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개혁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 국가발전의 전략에 대해 구체적인 수단이 있다면 무엇이 있겠습니까.
『우리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만 알면 해답이 다 나옵니다. 오늘날 우리는 크게 보아 두 가지 물결, 즉 세계화와 지식기반경제시대의 큰 흐름 속에 살고 있습니다. 세계화는 지구촌화로 번역하면 금방 이해가 됩니다. 이것은 경제에 관한한 국경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일하기 좋은 곳이 있으면 그곳으로 기업이 몰리고, 그 결과 일자리가 몰리게 됩니다. 그렇지 못하면 일자리가 떠나게 되는 것이지요. 경제정책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입니까. 국민의 복지향상 아닙니까. 따라서 일할 능력과 의욕이 있는 모든 국민들이 생산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나라를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면 우선 안보, 정치가 안정되고 법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노사관계가 개선돼야 합니다. 물론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하고 세율도 상대적으로 낮아야 하지만 이런 것들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 새 정부 들어 정책의 일관성이 없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정부의 조직개편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해오셨는데 내용을 소개해 주십시오.
『지금이라도 빨리 정부 조직개편을 해야 합니다.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금감위를 합쳐서 2개 부처로 만들어야합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정책의 기획조정기능입니다. 경제전체를 보고 기획, 조정하는 부서에 예산이 가야합니다. 지금 부총리제가 있지만 제도적으로 힘이 실려 있지 않습니다. 과거 5개년 개발계획식이 아니라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전체를 보는 안목에서 정책을 기획, 조정하는 기능이 반드시 강화돼야합니다.
정부는 조직을 통해서 일합니다. 조직은 목수가 집을 짓는데 비유하면 연장입니다. 아무리 좋은 설계와 좋은 목수가 있어도 연장이 좋아야합니다』

- 지난해 한국 경제는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인을 찾는다면 무엇이 있겠습니까? 하실 말씀이 많을 것 같습니다.
『우선 환란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부터 한번 살펴보십시다. 성장률은 98년 -6.7%, 99년 10.9%, 2000년 9.3%, 2001년 3.1%, 2002년 6.3%, 2003년은 3%내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크게 보아 환란직후 우리는 해외여건의 호전으로 수출이 잘 되었고 경기 회복도 빨랐지요. 그 이후 세계 경기의 침체와 함께 내수 특히 민간소비 조장을 위한 신용카드 시책 등 각종 시책을 펴왔습니다.
그 결과 가계부채가 사상 유례 없이 늘어왔습니다. 이에 힘입어 우리 GDP의 거의 60%에 달하는 민간소비가 급속히 늘어났고, 너무 크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문제가 되기 시작했지요. 그래서 2002년 하반기부터 정부가 가계대출에 대한 브레이크를 걸게 됐고 지나친 가계부채 때문에 민간소비가 줄어들게 된 것이지요.
그 결과 작년 2·4분기부터 가계소비가 계속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아직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기업의 설비투자마저도 작년 2·4분기 이후 계속 줄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출이 잘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기업투자여건을 개선해 기업투자를 늘이는 것입니다』

- 탄핵이다, 총선이다 해서 나라가 온통 시끄럽습니다. 이 변수들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입니까.
『탄핵자체보다 국론분열이 더 문제입니다. 장기화되면 경제를 어렵게 만들겠지요. 기업입장에서 볼 때 이것은 가장 투자에 불리한 여건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CNN 등에는 한국의 각종 격렬한 노사관계 시위 장면만이 자주 비치는데 이제 국론분열에 따른 정치적 시위 등으로 나라가 어수선하게 되면 투자가 늘어날 수 없지요.
반면에 이번의 탄핵정국도 국민들이 성숙된 시민의식의 발휘로 잘 대처해 민주헌정제도가 작동되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언론에서 차분하게 다뤄줬으면 좋겠습니다』

- 최근의 경제상황을 골프에 비유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한국의 현 위치는 골퍼에 비유하면 핸디캡 18정도 즉, 보기 플레이어 수준입니다. 그게 바로 신흥공업국의 선두주자이면서 막 OECD에 가입한 한국경제의 현주소입니다. OECD 수준인 싱글 핸디캡 플레이어가 되려면 계속해서 피땀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만년 보기 플레이어나 거꾸로 갈 수도 있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상황을 잘 나가다가 헤저드나 러프에 들어간 형국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흥분하지 말고 기본을 지켜 정도로 가야 합니다. 흥분하여 무리하면 골프 게임 전체를 망칠 수 있습니다』

- 최근에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시는데 건강은 어떠신지요? 산에 가시는 것을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건강비결이 있다면 동문들에게 소개를 해주십시오.
『건강은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운동을 많이 합니다. 주말이면 골프하고, 청계산에도 자주 갑니다. 옛골로 매봉까지 2시간 반이나 3시간 걸립니다. 국선도 즉 단전호흡을 오래했습니다. 재무부장관 재직시에 시작했으니 근 20년 정도 되어가는 군요. 10년 정도 도장에 나갔는데 요즘은 도장에는 나가지 않고 집에서 합니다. 준비운동 10~15분한 뒤 호흡은 조금만 하고 정리운동 10~15분 정도 합니다. 골프 핸디캡은 14입니다만 요즘은 85~90 사이 치면 만족합니다』

- 지금 몸담고 계시는 세계경제연구원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주십시오. 국제적인 행사를 많이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달에도 중요한 행사가 많이 잡혀 있지요.
『장관을 그만두고 나니 정부 산하기관이나 국책연구기관 등을 맡지 않겠느냐, 정치를 하지 않겠느냐 등 여러 가지 권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학계와 정부경험을 살려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생각해 세계경제연구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때만해도 세계화(Globalization)란 말이 널리 사용되지 않던 시기입니다. 이 세계화의 흐름을 국내에서 정책하는 사람들, 기업의 톱매니지먼트들 그리고 우리 국민모두에게 알리고 제대로 대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습니다. 제가 신문에 글쓰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인 석학, 정계, 업계, 언론계의 리더들을 초청해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그것이 한국에 어떤 함축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특별 강연회와 국제 세미나 등을 열고 있습니다.
작년에 10주년 기념행사를 했습니다. 4월 7일에는 북한 경제에 대해 최근에 또다른 책을 출간한 마크 놀란드 박사가 연설하게 돼 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세계적 석학이며 前IMF부총재 스탠리 피셔가 5월 13일 조찬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 몸담고 계시는 세계경제연구원은 비영리 기구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비영리기관으로 정부나 기업의 용역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첫째는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고, 둘째는 후배들에게 신세지기 싫어서입니다. 세계 유명 회사들이 자문해달라는 주문도 많이 있지만 영리목적의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법인회원이 1년에 3백만원, 개인회원이 20만원입니다. 강연회를 하면 대기업 임원들과 주요 금융기관에서 많이 참석합니다. 외환위기 이후 법인회원 수가 줄어들고 있어 재정이 많이 어렵습니다』

- 가깝게 지내는 상대 동기가 있다면 누구신지요? 쟁쟁한 58학번이시지요.
『최근 정년퇴임한 서강대 金秉柱(62년卒)교수, 숭실대 柳東吉(64년卒)교수 등과는 청계산에 자주 다니며, 학계에는 서울대 洪元卓(62년卒)교수, 고려대 朴英哲(63년卒)교수 등과 자주 만납니다. 그리고 격의 없이 자주 만나는 친구로는 徐榮澤(62년卒)前건교부 장관, 徐泰植(63년卒)삼일회계법인 명예회장, 石學鎭(64년卒)前코오롱 부회장 등이 있습니다. 李揆成(63년卒)前재무부장관, 崔洙秉(63년卒)前서울시 정무부시장, 朴燦鍾(65년卒)前국회의원 등이 모두 상대 58학번 동기입니다』

- 늦장가를 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녀분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딸만 둘입니다. 둘 다 이화여대에 보냈습니다. 큰 딸은 영문학과를 나와 결혼해 같은 아파트에 삽니다. 다섯 달 전에 첫 손녀를 봤습니다. 둘째는 이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했는데 이제 결혼시켜야 합니다』

- 동문들에게 그리고 후배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서울대를 없애야한다는 말도 가끔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 이야기하려면 길어집니다. 서울대인으로서 자긍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지나친 엘리트의식이나 자만에 빠지지 말고 겸손해야 합니다. 서울대 출신은 우리사회의 극소수 아닙니까.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될 겸손하고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요』

- 바쁘신데 오랜 시간동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