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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호 2004년 4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서울대 출신이 모였다고?

흔히들 하는 얘기로 우리 나라에서 단결력이 가장 센 단체로 세 개를 꼽는다. 첫째로는 모 지역 향우회이고 둘째로 해병대 동지회이고 나머지는 모 대학 동창회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지나치고 넘어 갈 수 없는 것은 모 대학 동창회의 단결력에 대하여는 모두가 공인하고 있고 심지어 부러워하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그 대학 출신은 직장에서고 어느 조직에서고 간에 서로 끌어 주고 밀어 주는 아름다운 전통을 직접 보아 왔지. 선후배간의 의리가 최고야!』라고 감탄을 금치 못한다.
주로 사립대학의 경우이기는 해도 여러 대학교 출신들은 사회 각 분야별로 모임을 만들어 친목과 단결을 도모해 오고 있다. 연말과 연초에 송년회다, 신년회다 하여 끼리끼리 모임을 갖는다는 뉴스가 신문의 인물 동정란을 심심찮게 장식한다. 그리고 「올해의 자랑스런 동문」이라고 하여 시상식도 갖는다. 타 대학 출신도 자기와는 다른 대학이기는 해도 지인이 상을 타면 이들의 수상을 축하해 준다. 심지어 한 직장에서도 각 대학 출신의 모임이 공개적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최고 경영자가 모 대학 출신일 경우 인사철에 최고 경영자와 같은 대학 출신이 승진을 많이 하면 근거가 없더라도 타 대학 출신들이 뒤에서 수군거리는 등 오해를 사는 일도 종종 있다. 그런데 유독 서울대 출신의 경우에는 직장 내에서 모임을 만든다는 것은 하나의 터부처럼 여겨진다. 서울대 동문끼리 퇴근 후에 술자리를 함께 하려고 해도 뭔가 꺼림직 하여 서로 피하려고 한다. 그러니 내놓고 서울대 출신 모임을 조직한다는 것은 무슨 비밀조직이라도 결성하는 것만큼이나 모험적인 일이다. 얼마전 서울대 출신 언론인들이 만시지탄이 있으나 「관악언론인회」를 만들었을 때 외부로부터 눈총을 받았던 것은 우리의 풍토로 보아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더 나아가 어느 외부 단체가 『관악언론인회를 즉각 해체하라』는 성명을 발표했을 때에도 조금도 놀랄 필요가 없었다. 누구의 말처럼 「좋은 대학 나와 성공한 사람들(?)끼리의 모임」을 향한 고언의 표현일 수도 있으니까… 〈본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