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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호 2007년 10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언론의 '부정주의'




 신정아 씨와 변양균 前청와대 정책실장이 연관된 사건이나 정윤재 前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관련된 사건은 청와대 이름이 걸려있어 `권력형 비리'로 관심을 모았다. 두 사건은 한국사회의 복합적인 모순들을 밖으로 끌어냈다.
 먼저 법원과 검찰 사이에 일어난 갈등이다. 법원은 도주의 우려가 없다, 검찰의 소명이 미흡하다는 요지의 사유를 들어 신정아 씨와 정윤재 씨의 구속영장을 잇달아 기각했었다. 검찰총장은 이에 항의해 구속영장항고제나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말했다. 
 세간에는 이 지경이 된 것은 검찰의 부실한 수사가 부른 자업자득 때문이라는 비판도 있고, 반대로 판사들의 힘이 지나치게 세져서 벌어진 일이라는 비판도 있다. 생각해보면 사법 권력이 비대해지면서 드러난 증세 같다.
 특히 이번 사건은 언론의 역할을 둘러싼 논쟁을 불렀다. 두 사건이 모두 `권력형 비리'라는 혐의 때문에 언론의 표적이 되기에 충분했다. 뉴스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의 하나는 언론의 `경쟁심'이다. 뉴스를 둘러싼 취재경쟁이 심해지면 과장과 선정이 끼어 든다.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 씨의 `누드사진' 파문은 선정보도의 결과라고 볼 것이다.
 그런데 일각에서 언론 보도가 `신정아 벗기기'와 `권력의혹 부풀리기'로 일관한다는 공격적인 캠페인이 나오는 것이 수상하다. 일부의 선정적 보도가 선을 넘었다는 점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번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역할이 모두 부정적인 것처럼 본말을 뒤집으려는 의도가 읽혀진다는 말이다.
 뉴스의 `부정적인 관점'은 중요한 결정인자다. `부정주의'는 언론의 의사 이데올로기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연구자는 저널리스트가 부정적인 뉴스에 집착하는 것은 언론과 정부 사이의 `대립적 관계'에 연유하며, 탐사기법의 정착으로 부정주의가 더욱 강화됐다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언론은 감시견처럼 정치권력을 견제하고 사냥견처럼 권력비리 의혹을 파헤치는 역할을 따를 수밖에 없다. 언론인이 그런 감시견․사냥견의 임무를 젖혀두고 정치권력이 좋아하는 밝은 뉴스, 협조 기능적 뉴스에 치중한다면 당장 어용 언론이 되고 말 것이 자명하다. 언론은 `부정주의' 신봉자가 돼야 한다. `냄새가 풍기는 권력형 비리' 의혹을 사냥하는 것은 언론에 주어진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