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호 2007년 9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로스쿨과 법률서비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출현으로 서울대는 한바탕 변화를 겪게 됐다.
지난 7월 3일 로스쿨 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우리 한국사회의 법조인 양성체제가 큰 변화를 겪게 되었고 우리 서울대가 그 한가운데 서게 된 것이다. 이 법에 따라 2009년부터는 4년제 대학 졸업자들 중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로스쿨이 3년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게 된다. 즉 지금의 사법고시가 없어지고 이 학교 졸업생들이 변호사 시험을 거쳐 변호사, 판사, 검사로 진출하게 된다. 로스쿨을 설치하는 대학의 법과대학이나 법학부는 사라진다. 이는 서울대에서도 서울법대가 문을 닫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서울대로서는 엄청난 손실이다. 지금 서울대가 누리고 있는 명문의 브랜드에서 법대가 차지하는 현실적 비중은 굳이 따질 필요도 없다. 서울법대가 빠진 서울대가 얼마나 허전할까를 생각하니 착잡하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로스쿨의 정원배정 문제다. 만약 지금 정부에서 구상하고 있는 것처럼 한 대학의 로스쿨 정원을 1백50명 이내로 제한한다면, 서울대가 배출할 판사․검사․변호사의 숫자는 현재보다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서울대는 매년 평균 3백50명의 사법고시 합격자를 내고 있고 이는 전체의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정도의 정원과 비율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울대로서는 서울법대도 잃고 정원도 잃는, 부당하기 짝이 없는 손실을 당해야 한다. 만약 정부가 이런 실정을 뻔히 알면서도 서울대에 심히 불리한 조치를 강행한다면 여기에는 분명 저의가 있는 것이며 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태가 될 것이다.
시대변화와 발전에 맞춰 법조인의 다양성과 질을 높이기 위해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혹시 여기에도 `서울대 죽이기' 같은 어떤 음모가 도사린 것은 아닐까? 설마 그렇게까지 옹졸한 지도자나 정부가 있을까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피해의식이 떠오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또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전국의 로스쿨 입학정원을 1천5백명 정도로 구상하고 있다는 것도 현실에 맞지 않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법조인 숫자가 OECD국가 중 최하위라는 통계가 보여 주듯이 우리 국민들은 선진국에 비해 너무나 많은 비용과 불편을 감수하면서 법률 서비스를 받아 온 것이다. 우리 정부가 그만큼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차제에 로스쿨 입학정원을 대폭, 적어도 3천명 이상으로 늘려 국민들의 편익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丘月煥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