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호 2007년 5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3不'이 가리는 관악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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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울대 총장과 교수의 발언을 교육부 장관과 심지어 대통령까지 나서 반박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어 대통령의 말씀을 공무원인 서울대 교수가 재반박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정부의 소위 3不 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을 둘러싸고 대학과 정부 간에 긴장이 팽팽하다. 단순히 회의석상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주고받는 정도가 아니라 기자회견․인터뷰․성명 등을 통한 공개적이고도 공식적인 공방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공무원인 서울대 총장과 교수가 겁도 없이(?) 대통령과 장관에게 대드는 이런 뜻밖의 일이 왜 일어났겠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서울대의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3不 정책 아래에선 서울대가 망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에 총장과 교수들이 나섰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지난 몇 년 사이 서울대가 위축되고 하향코스로 접어든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과거처럼 우리나라 최고의 인재들이 몰려들지도 않거니와 가르칠 학생을 학교가 스스로 선발할 권리도 박탈되었다. 뽑는 학생이 우수한지 아닌지 학교는 알아볼 방법도 없이 학생을 뽑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그래서 점점 다른 대학과 실력 차별이 안 되는 서울대, 나아가 상당한 분야에서 다른 대학보다 못해가는 서울대라는 슬픈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맞아 서울대 총장과 교수가 입을 닫고 있다면 그게 더 큰 일일 것이다. 지금 관악 교정에는 봄꽃이 화려하다. 개나리, 진달래에 이어 매화, 목련, 벚꽃이 피고 지고, 라일락, 철쭉이 어우러졌다. 그러나 우수한 학생이 줄어들고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아무리 꽃이 아름다운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문득 60년대 초 故 李敭河교수님이 영문과 학생들에게 냈다는 숙제 생각이 난다. 꽃이 만발하고 사람들이 들뜨는 화창한 봄날씨에 교수님이 엉뚱하게 `봄날의 우수'라는 글을 써오라는 숙제를 냈다. 아무리 꽃이 아름답게 피더라도 우수가 없을까. 동숭동 그 시절보다 관악에 더 많은 꽃이 피지만 서울대의 위상과 자신감도 그러할까. 다행히 최근 우리 사회에는 3不 정책을 우려하는 광범한 공감대가 마련되고 있다. 서울대는 그 압도적 비중 때문에 의견 표시에 늘 신중했지만 이젠 더 이상 점잔만 빼고 있을 수만은 없다. 서울대 학생은 서울대가 뽑고, 서울대가 가르치고, 서울대가 배출하는 자율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미 총장과 장기발전위원장이 밝힌 의견을 동창회도 적극 지원함은 물론이다. 〈宋鎭赫논설위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