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8호 2007년 3월] 문화 시
봄의 찬가
봄의 찬가
柳 子 孝(불어교육68-75)
시인.방송인
지난 겨울 큰 눈에
이 숲의 늙은 괴목이 쓰러졌지요
늙은 괴목이 쓰러지면서
나무가 살아온 오랜 세월도 함께 쓰러져
눈 속에 깊이 깊이 파묻혔지요
어느새 이 숲에 새들의 지저귐이 살아날 때쯤
눈은 녹고
개울의 흐름을 보태었지요
물기를 뒤집어쓰고 모습을 드러낸 쓰러진 괴목
아, 거기엔 기적처럼
작은 잎새 하나가 피어 있었죠
그 잎새에 이제 막 당도한 햇살이 밝은 인사를 전하자
숲은 우렁차게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무지개 빛으로 반짝이면서 기지개 켜고
앙상하던 가지들이 몸을 떨면서
긴 겨울을 살아냈음을 축복했지요
그래요
살아 있음은 복된 것이었어요
그 무서운 계절에 굴복하지 않았음은
참으로 장한 일이었어요
죽어 쓰러진 괴목마저도 온전히 죽은 것이 아니었어요
삶을 찬미하는 봄에
이 거룩한 봄에
우리 다시 눈물겨운 출발을 시작했어요

